[스페셜경제=선다혜 기자]국내 이동통신사에게 광고비와 AS까지 떠넘긴 애플이 이번에는 아이폰 전용 운용체계(iOS)를 지원하는 별도의 개통 시스템 구축을 요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KT, SK텔레콤, LG유플러스 등 이통3사에 iOS용 개통 시스템을 구축하라고 요청했다. 이에 따라서 이통사는 광고비도 모자라 애플 전용 개통 시스템 구축에 필요한 비용과 시간 부담을 지게 됐다.


이통3사는 개통 전산 시스템에 윈도OS를 적용하고 있다. 애플은 iOS를 지원하는 별도의 개통 시스템을 구축해 기존 개통 시스템과 호환이 되도록 해 달라고 요구한 상태다. 애플의 iOS 개통 시스템 구축 요구는 데스크탑PC 없이 아이패드만으로 휴대폰 개통 전 과정을 진행하겠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통사는 iOS용 개통 시스템을 구축하고 기존 시스템과 상호 호환성을 등을 검증해야 한다. 구축은 둘째 치더라도 호환성 확보 역시 쉽지 않은 작업이다. 특히 본인 인증과 개인 정보를 다루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높은 정밀도가 요구된다.


만약 이통사가 개통시스템을 구축하더라도 조기에 호환성을 확보하지 못하면 개통 오류가 일어날 확률 역시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애플 측은 이통3사가 운용하고 있는 태블릿PC용 개통 프로그램에 iOS 사용자환경(UI)를 적용해 달라고 했다. 휴대폰 대리점에서 고객에게 휴대폰이나 요금제를 보여주는 화면이 이통3사가 모두 동일해야 한다고 요구한 것이다. 이에 관해 드는 비용 역시 이통3사가 부담해야 한다.


iOS 개통 시스템 구축에는 이통사별로 수십억원에 달하는 비용이 들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더욱이 애플이 애플스토어를 오픈한 후에는 직접 개통에까지 나선다고 한 만큼 이통사에게 남은 시간은 얼마 되지 않는다.


또한 애플은 개통 시스템 요구 사항에 정부와의 협의가 필요하다는 내용도 제안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전산 구축 작업에는 오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업계 관계자는 “애플의 요구가 도를 넘어서고 있다”며 “국내 제조사가 마땅히 책임지고 있는 부분까지 이통3사에게 떠넘기고 있다. 문제는 애플의 충성 고객들 때문이라도 이통사가 이 같은 요구를 무시할 수 없다는 데 있다. 또한 이러한 요구를 계속해서 들어주면서까지 제품을 판매해야하는지 의문마저 든다”고 토로했다.


<사진제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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