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선다혜 기자]애플이 국내에 애플스토어 1호점을 열고 통신 개통업무까지 수행한다고 밝히면서 이동통신사 시장에서 갈등이 예상되고 있다. 애플이 아이폰 판매뿐만 아니라 개통까지 하겠다고 나서면서 중소 대리점 및 판매점에 위기에 닥쳤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이르면 12월 중으로 서울 신사동에 애플스토어를 개장하고 통신 개통업무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서 애플은 SK텔레콤을 포함한 통신3사와 협력해 개통업무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에 애플이 아이폰 유통에까지 직접적으로 나선다면, 이통사로서는 경쟁력이 하락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아이폰X처럼 인기 상품의 물량이 부족할 때, 애플스토어로 몰아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당연히 소비자 입장에서는 애플스토어를 찾을 수밖에 없는 구조가 만들어지는 셈이다.


이와 관련해 통신비 인하 추진 시민연대 등은 애플이 단말기 개통까지 나서는 것은 중소 대리점의 경영악화까지 야기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민연대는 애플이 자신의 스토어를 통해서 개통 서비스를 하게 되면 아이폰 공급력을 바탕으로 이통사를 압박해 일반 중소 대리점이나 판매점보다 더 나은 가입조건을 제시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렇게 되면 일반 대리점이나 판매점에서 아이폰을 구매할 경우 소비자의 통신비는 올라갈 수밖에 없다고 봤다.


또한 시민연대 측은 “애플이 아이폰 공급을 애플스토어에 집중하면서 물량 확보에도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며 “애플이 신제품 출시 시 공급력을 바탕으로 온·오프라인에 최우선적으로 물량을 공급한다면 사전 예약 판매 시장을 독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애플스토어가 가격인하 모델이나 선호모델 등을 우선 공급한다면 국내 아이폰 시장의 상당 부분이 잠식하게 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되는 것이다. 당연히 중소 대리점 및 판매점들은 가격경쟁력에서 밀리고 물량 확보 등의 문제로 인해서 고사할 수밖에 없다.


시민연대는 “애플이 유통망 확대에 따라 국내 대리점과 판매점을 고사시키면 시킬수록 애플은 국내 통신사에 우월적 지위 확보로 자신들의 협상력과 이익을 극대화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결국 애플스토어에서 개통 업무까지 맡게 되면 대리점 및 판매점이 고사하게 되고, 애플스토어에서만 아이폰이 공급되는 시스템이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시민연대 측은 애플의 단말기 자급제가 시급한 상황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단말기자급제로 단말기 유통과 개통을 분리시키면 이통사는 단말기를 구매할 이유가 없어지면서 애플의 국내 시장 잠식을 막을 수 있다고 얘기다.


시민연대 측은 “애플스토어가 지금과 같은 유통구조에서 성공하게 되면 국내 제조사도 애플스토어와 같은 초대형 매장을 출범시킬 수 있으며 이는 중소 상권을 더욱 잠식하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제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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