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제이컵스 퀄컴 회장.

[스페셜경제=황병준 기자]글로벌 반도체 3위 기업 퀄컴이 브로드컴의 인수제안을 거부했다.


퀄컴은 13일(현지시간) 브로드컴의 인수제안에 대해 “퀄컴의 기업가치를 과소평가하고 있다”며 인수제안에 대해 공식적으로 거부의사를 표명했다. 하지만 브로드컴은 인수를 계속 추진하겠다는 방침이어서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퀄컴의 폴 제이컵스 회장은 이날 성명을 통해 “퀄컴의 모바일 기술 리더십과 미래 성장성에 비추어 브로드컴의 제안은 퀄컴의 기업가치를 크게 과소 평가한 것”이라며 제안 거부 입장을 밝혔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브로드컴 측에서는 이에 대해 “우리는 우리의 제안이 퀄컴 주주들에게 가장 매력적이며 가치향상적 대안이라는 점을 여전히 믿고 있다”고 밝혔다.


브로드컴이 지난 6일 퀄컴에 제안한 인수금액은 1300억 달러(약 144조원)규모다. 이는 주당 70달러로 평가한 것으로 지난 3일 현재 종가 55달러에 28%의 프리미엄을 얹은 것이다. 퀄컴이 이 제안을 받아들일 경우 순부채 250억 달러를 제하고 1050억 달러 규모의 거래가 성사되는 될 것으로 예상됐다.


브로드컴이 퀄컴을 인수하면 인텔과 삼성전자에 이어 세계 3위 반도체 업체로 올라선다. 원래 미국 기업이었던 브로드컴은 지난해 싱가포르의 아바고 테크놀로지가 370억 달러에 인수했다.


퀄컴의 주가는 지난 1년 동안 18%나 하락했다. 지난 3분기 (7월~9월) 퀄컴의 이익은 57%나 떨어졌다.


또한 지난 1월 애플은 퀄컴을 상대로 특허 소송을 제기한 데 이어, 내년부터는 아이폰과 아이패드에 퀄컴칩 대신 인텔칩과 미디어텍칩을 사용하는 방안을 고려 중인 것으로 전해지면서 향후 실적에도 부정적인 모습이 비춰지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퀄컴의 인수제안 거부는 브로드컴에 인수 가격을 높이라는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브로드컴은 인수제안 거부에도 불구하고 인수 작업을 계속 진행한다는 방침”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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