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미 FTA 대응대책위원회 소속 축산업 관계자들이 10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한-미 FTA 개정 협상을 위한 공청회에서 한-미 FTA 재협상 반대 및 폐기를 촉구하며 항의하고 있다. 이후 공청회는 대책위 회원들의 항의로 파행됐다.

[스페셜경제=김영일 기자]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 착수를 위한 준비절차로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기 위한 공청회가 10일 개최될 예정이었으나, 한미 FTA 개정 협상에 반대하는 농축산민들의 거센 반발로 결국 공청회가 무산됐다.


이날 오전 9시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코엑스에서 한미 FTA 개정 추진경과 보고와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의 경제적 타당성 검토 발표, 통상 분야 전문가들의 토론 및 질의응답 등 한미 FTA 개정 협상을 위한 공청회가 열릴 예정이었다.


그러나 한국진보연대와 축산관련단체협의회, 전국농민회총연맹 등 농축산 관련 단체가 ‘묻지마 공청회는 즉각 중단돼야 한다’며 회의장에 난입하면서 공청회는 시작부터 파행을 맞았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의 경제적 타당성 검토 보고에서 한미 FTA가 상호 호혜적이었다고 하자, 농축산 관련 단체들은 계란을 던지며 “농축산인을 살리는 한미 FTA 공청회가 돼야 한다”며 “피해 산업에 대한 경제 분석을 제대로 해야 한다”고 항의했다.


이날 토론회 좌장을 맡은 허윤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패널 토론이 끝나고 의견 개진할 시간이 있다”며 “토론회 자체를 무산시켜선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지만, 농축산 관련 단체들은 공청회장 단상 위로 올라가거나 조명을 끄는 등 공청회를 중단시켰다.


농축산 단체들의 반발로 공청회가 파행되자, 주최 측은 농축산 관련 단체 관계자 3명을 패널로 추가 참석시킬 것을 제안했다. 그러나 농축산 관련 단체들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강성천 산업통상자원부 통상차관보는 “내주에 농축산 단체들과 별도의 공청회를 마련하겠다”며 “공청회에 제조업계와 소비자 단체들도 참여한 만큼 이들의 의견도 들어야 하기 때문에 공청회를 진행해야 한다. 추가 농축산물 개방은 없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라며 이들을 달랬지만, 농축산 관련 단체들은 현수막을 훼손하는가 하면 몸싸움을 벌이는 등 공청회 중단을 요구했다.


농축산 관련 단체들의 거센 반발로 결국 산업부는 “이것으로 공청회를 종료한다”고 발표했다.


농축산 관련 단체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트럼프의 폐기 협박에 굴복해 추가 개악을 위한 절차에 들어갔다”면서 “쥐꼬리만한 제조업 관세 철폐의 대가로 이 땅의 농업과 농민을 절망의 나락으로 떨어뜨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한미 FTA로 자동차와 철강 등은 이익을 얻었지만 농축산업은 빚더미에 올랐다”며 “이에 대한 대책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농축산 관련 단체들의 반발로 공청회가 예정대로 진행되지 못하면서 한미 FTA 개정 협상은 더뎌질 것으로 보인다.


<사진제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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