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박고은 기자]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9일 유남석 헌법재판소장 재판관 후보자의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채택하기로 의결했다.


보수야당이 유 후보자의 이념성향에 대한 철저한 검증을 예고했지만 별다른 쟁점거리가 없어 무난하게 청문회를 넘긴지 하루만이다. 8개월가량 ‘8인 체제’로 지속된 헌법재판소는 이로써 다시 ‘9인 완전체’로 정상 가동될 수 있게 됐다.


국회가 통과시킨 청문보고서에는 적격과 부적격 의견이 함께 담겨졌다. 야당 일부 의원들은 주로 유 후보자가 우리법연구회 창립 멤버라는 이력을 문제 삼았으며 또 법원과 헌법재판소 등의 기관이 유 후보자 장인인 민경갑 화백의 그림을 구입했다는 점에 대한 비판이 있었다.


일부 위원들은 청문보고서에 "재판과 사법행정 경험이 풍부하고 두 차례 걸쳐 헌법연구관과 수석부장헌법연구관으로 근무하면서 헌법 이론과 헌법 재판에 깊이 있는 식견과 경험을 갖췄다"며 “재산형성 과정 등도 특별한 흠이 발견되지 않을 정도로 도덕적으로 살아왔다”고 적격 의견을 제시했다.


또한 우리법연구회 창립 멤버라는 이력에 대해서도 “회원일 때도 특별하게 두드러진 활동을 했다고 보기 어렵고 정치적 활동과 성향을 드러낸 적이 없었다”면서 “법관으로서 편향된 판결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유 후보자 장인의 그림을 사법기관 등이 구입한 것에 대해서는 “저명한 한국화가이자 대한민국예술원 회장으로 구입 사유가 충분하다”며 “특히 구입 과정에 유 후보자가 관여했다고 볼 객관적 자료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부적격 의견을 낸 의원들은 “유 후보자가 헌재 파견 중에 헌재가 민 화백의 그림을 구입했고 법원에서 다수의 그림을 구입한 것은 과정에서 유 후보자와 연관성이 있다는 오해를 살 수 있다”며 지적했다.


또한 우리법연구회와 관련해서는 "우리법연구회 창립 회원 출신으로 주요 요직이 편향된 성향을 가진 연구회 출신들로 편중되는 등 헌재의 정치적 중립성을 저해할 수 있다"고 의견을 밝혔다.


9인의 헌법재판관(헌재소장 포함)은 대법원장이 3명, 국회에서 3명, 대통령이 3명을 지명한다. 유 후보자는 대통령 추천이기 때문에 국회 인준 표결 절차가 필요하지 않아 문 대통령의 임명 절차만 거치면 헌법재판관 임기를 시작한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환영의 뜻을 표했다.


민주당 제윤경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을 통해 “재판과 사법행정의 경험이 풍부한 후보자로 향후 헌법재판관으로서 편향 없는 재판에 임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채택 안건을 가결한 것에 대해 환영했다.


하지만 “유 후보자가 우리법연구회 출신이라는 이유로 헌법재판관 편향성 문제가 반복된 것은 아쉬운 점”이라고 지적했다.


[사진출처=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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