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황병준 기자]삼표산업이 서울 풍납공장 이전에 반발해, 제기한 항소심에서 패소했다. 최근 삼표산업은 성수공장 이전에 합의한데 이어 서울권의 마지막 보루로 평가받던 풍납공장까지 이전 위기에 처하면서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전고법 제1행정부(재판장 허용석)는 삼표산업이 국토교통부 등을 상대로 제기한 사업인정고시 취소 소송 항소심에서 1심 판결을 취소하고 원고 패소 판결했다.


삼표산업은 서울 풍납동에서 운영 중인 레미콘 공장이 풍납토성 문화재 복원 사업 부지에 포함돼 공장 사용허가를 불허받자 문화재 복원사업 고시를 취소해달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1심 판결에서는 수용 대상 터에 문화재가 매정돼 있을 개연성이 적다며 삼표산업의 손을 들어줬지만 2심 재판부는 1심 재판을 뒤집으며 국토부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역사·고고학계도 1심 판결 후 문화유산에 대한 이해가 결여된 채 내려진 판결이라 며 우려의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최근 성수공장 이전에 합의한데 이어 풍납공장까지 법원 판결을 받으면서 삼표산업의 서울권 두 축인 양대 공장을 모두 이전해야할 위기에 놓인 것이다. 삼표산업은 성수공장을 2022년까지 이전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여기에 풍남공장은 삼표의 사돈기업인 현대차그룹이 착공에 들어갈 현대차 신사옥과도 근접해 있어 삼표의 입장에서는 더욱 우려스럽다. 삼표그룹의 정도원 회장의 장녀 정지선씨는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과 지난 1995년 혼인했다.


현재 진행중인 삼성동 현대차신사옥이 착공되면 최대 수혜기업으로 삼표산업이 주목받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또한 레미콘 산업의 특성상 출하 후 90분 이내에 도착하지 않으면 제품이 굳어버리기 때문에 수도권 내 공장들이 절대적으로 유리한 상황이다.


삼표산업이 서울시 안에 위치한 두 곳의 공장을 철수 할 경우 매출에서도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성수공장과 풍납공장은 삼표산업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최대 30%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이유로 삼표는 정부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소송 등을 진행하며 공장 이전을 막아 왔다.


삼성동 현대차 신사옥을 비롯해 최근 강남권 재권축에 대한 수요도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여 삼표의 입장에서는 풍납공장에 사활을 걸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삼표산업이 항고를 진행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강남권 이슈들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삼표가 풍납공장을 이전 할 경우 매출 감소에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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