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7일 북한 당국에 나포됐다 6일 만에 무사히 귀환한 경주 감포 선적 39t급 복어잡이 어선 '391 흥진호'가 강원 속초시 속초해양경찰서 부두에 입항하고 있다. 391 흥진호는 경주 감포 선적 39t급 복어잡이 어선으로 한국인 선원 7명과 베트남인 선원 3명이 타고 있다. 이 어선은 지난 16일 울릉군 저동항에서 출항한 뒤 20일 오전 10시19분께 울릉군 북동방 약 183해리에서 조업한다고 알린 뒤 연락이 끊겼다. 북한은 "지난 21일 새벽 남측 어선 '391 홍진호'가 동해의 북측 수역에 불법 침입해 단속됐다"면서 "하지만 인도주의적 견지에서 27일 오후 6시30분(평양시 오후 6시) 그들을 배와 함께 돌려보내기로 했다"고 밝혔다 .

[스페셜경제=김영일 기자]경북 경주 감포 선적의 복어잡이 어선 ‘391 흥진호’가 북한에 나포됐던 사실을 우리 정부가 전혀 모르고 있다가 북한의 통보를 받고서야 인지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는 것과 관련해,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등 보수야당은 31일 문재인 정부를 향해 융단폭격을 가했다.


한국당 홍문표 사무총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국정감사대책회의에서 “흥진호 북한 피랍 사건을 국민도, 언론도, 해경도 몰랐는데, 국방부 장관도 몰랐다”며 “국방부 장관이 피랍 사실을 몰랐다고 국감장에게 얘기한 것은 충격적”이라고 비판했다.


홍 사무총장은 이어 “단, 청와대만 알고 있었다. 국가를 이렇게 운영해도 되는지 개탄스럽다”며 “문재인 대통령은 흥진호 피랍자들의 실명과 주소 등을 공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홍 사무총장의 이 같은 언급은 나포됐다가 북에서 귀환된 흥진호 선원들이 청바지를 입고 있는 등 일반 복어잡이 선원들의 복장과 사뭇 달랐고 고령이 아닌 젊다는 점, 마스크와 모자를 눌러써 노출을 꺼리는 장면 등이 언론사 카메라를 통해 전해지면서 일각에서는 이에 대한 의혹이 가중되고 있기 때문에 피랍자들의 신원을 공개해야 된다는 주장이다.


홍 사무총장은 그러면서 “또 오늘 송환 4일째인데 피랍 전모를 모르고 있는데, 조사를 했으면 국민에게 밝혀야 한다”며 “청와대가 (흥진호 나포 사실을)일주일간 은폐한 것은 국정조사를 실시할 사건”이라고 꼬집었다.


김선동 원내수석부대표도 “흥진호 관련해서 납치와 귀환 사이에 수많은 의문점들이 대두되고 있다”며 “지금까지도 국민들이 이해할만한 사실관계가 제대로 밝혀진 게 없는데, 특히 안보와 관련된 정부부처조차 몰랐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방부 장관, 해군참모총장도 몰랐다는 것은 안보에 구멍이 뚫렸다는 것”이라며 “국민의 안전도 전혀 챙기지 못하고 있는 무능불능 정부”라고 규탄했다.


김 수석부대표는 “의문점에 대해 청와대는 국민에게 밝혀야 한다”며 “청와대 최초 보고 시점은 언제고, 어디까지 보고됐으며 대통령이 보고받았다면 언제인지 알아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나아가 “북한 발표에 의하면 지난 21일 나포됐고, 문 대통령 야구 시구는 25일인데, 어떤 상황에서 시구까지 할 수 있었는지 관계를 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송석준 의원 또한 “흥진호가 6일 만에 무사히 돌아왔지만 핵과 미사일을 개발하면서 대한민국을 적화시키겠다고 하는 우리의 적이 베풀어서 돌아와 황당하다”며 “세월호 때는 어디서 사고가 났는지 위치를 파악했지만, 이건 대통령은 황당하게 야구 시구를 하고 있는데 국민들이 정부를 어떻게 믿고 신뢰하겠느냐”고 비판했다.


바른정당 주호영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 역시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국감대책회의에서 “국민 10명이 실종됐는데도 엄중한 상황을 방치한 채 대통령이 프로야구 시구를 위해 지방까지 갔다”며 “더불어민주당은 2013년 박근혜 전 대통령의 프로야구 시구 당시 복잡한 정국을 외면하는 한가하고 무책임한 모습이라고 비판했다”며 과거 민주당의 비판을 되받아쳤다.


그러면서 “북한이 나포 후 일우일간 억류하고 풀어준데 대해 (문재인 정부는)전혀 항의조차 하고 있지 않다”며 “정신을 어디에 팔고 있는 것인지 한심하다”고 질타했다.


대통령은 프로야구 깜짝 시구…국방부 장관은 “나도 언론보고 알았다”


정부합동조사단에 따르면 한국인 선원 7명과 베트남 선원 3명 등 10명이 승선해 있었던 흥진호는 지난 17일 새벽부터 대화퇴장어장에서 조업을 하던 중 21일 새벽 12시 30분께 조업해역에 나타난 북한 무장 경비정 2척의 추적을 받고 도주했으나, 새벽 1시 30분쯤 북한 경비정에 나포됐다.


당시 해양경찰청과 통일부 등은 위치 보고가 끊긴 흥진호의 이동경로를 추적해 수색했지만, 엿새가 지난 뒤 북한의 통보를 받은 후에야 나포 사실을 알았다고 한다.


흥진호 선원들은 북한 원산항으로 예인돼 인근 여관에 수용된 상태에서 인적사항과 출항, 조업지, 월선 경위 등에 대해 조사를 받고 ‘북한 해역에 침범하지 않겠다’는 시인서를 작성해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인도주의 원칙에서 돌려보내준다’는 북한의 통보를 받고 27일 오전 8시쯤 귀환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흥진호 선원들이 북한에 나포돼 있었던 지난 25일 문재인 대통령은 2017 KBO 한국시리즈 1차전 두산 베어스 대 KIA 타이거즈 경기에 깜짝 시구자로 나섰다.


한편, 흥진호 나포와 관련해 송영무 국방부장관은 지난 30일 국방부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흥진호 나포 사실을 언제 알았냐’는 한국당 김진태 의원의 질의에 “나도 언론 보도를 보고 알았다”고 밝혀, 충격을 더하고 있다.


송 장관은 이어 “(흥진호 나포에 사실에 대해)보고 받은 적이 없고, 문제가 크다고 믿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김진태 의원은 “어선이 통째로 사라졌는데 군에서는 전혀 보고를 받지 못했다고 한다. 수색작업을 하는데도 국방부 장관과 해군총장이 모르고 있다는 것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느냐”며 “그러니 대통령이 프로야구 시구를 하고, 치킨 들고 그러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사진제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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