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진식 청년농부.

[스페셜경제=이강안 대표]정보통신 전공으로 대학 졸업 후 경남 마산의 소니 전자회사에 입사 후 신입사원 연수 중에 아버님의 폐암말기 선고로 귀촌 귀농한 김진식 농장지기를 만났다. 시설하우스에서 피망 농사를 지으며 네이버 스토어팜 '짱구오빠 농산물'을 운영하고 있는 인물이다.


▲ 덕곡마을배수펌프장.

경부고속도로로 계속 달리다 비룡분기점에서 통영대전고속도로로 갈아타고 진주분기점을 빠져나와 남해고속도로 진성톨게이트를 거쳐 약 6.4km를 더 가다보면 진주 덕곡리마을의 경남고고학연구소 맞은편, 간판도 없는 올해 38세의 청년농부가 운영 중인 짱구오빠농장이 나온다.


폐암말기 진단을 받은 아버님이 투병생활 1년 만에 돌아가시고 졸지에 집안의 가장이 된 1남2녀의 외아들 김진식 농장지기는 오전에는 농사일을 하고 오후에는 진주시 서원유통의 탑마트에서 늦게까지 일을 했다.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3년 동안 농사와 마트 근무 두가지 일을 하던 김진식 농장지기는 체력의 한계에 부딪히게 되고 탑마트 직원이냐 농업이냐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결국 고향을 지키는 농업을 선택해 전업농의 길을 걷게 된다.


▲ 김진식 청년농부.

열정은 ‘마음’을 움직인다


영농경험도 없고 시설하우스의 난방비도 없는 정보통신 전공의 초보 청년농부는 피망과 애호박 농사를 책에서 본 친환경 농법대로 지은 처음 2년 동안, 실패를 거듭하며 포기상태에 이른다.


마음을 다잡고 다시 도전한 3년차 농사부터는 키우는 작물을 뿌리 채 뽑아 농업기술센터와 농업기술원을 찾아다니며 영농기술에 대한 의문점을 하나하나 질문해가며 농사를 짓는다.


거의 매일 찾아와 귀찮게 질문을 해대는 초보 청년농부 김진식 농장지기에게 질리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그 열정에 감동하기도 해서 농업기술센터 직원들이 농장 현장기술지도를 하게 된다.


▲ 애호박.

한 달간의 토양검사를 비롯한 농업기술센터의 농장 현장기술지도를 통해 김진식 농장지기는 실패를 거듭했던 주요 원인이 온도 때문이라는 것을 찾아냈고, 진주시 전기온풍기지원사업의 도움을 받아 비로소 3년차 농사의 기본을 잡아갔다.


국내 ‘최초 스토어팜’, 피망직거래 1억5천만원 매출


▲ 네이버 스토어팜 짱구오빠 농산물 초기화면.

농업기술센터의 농장 현장기술지도로 귀농 3년차 친환경 농법이 어느 정도 자리 잡은 후, 김진식 농장지기는 직거래가 어려운 피망임에도 불구하고, 직거래 판로개척을 차근차근 시도한다.


진주 농업기술센터에서 블로그 교육을 받던 중 김진식 농사지기는 강사에게 '피망도 농산물 직거래 판매가 가능하느냐'는 질문을 던진다. 이에 ‘가능할 수도 있겠다’는 강사의 답변 한마디가 계기가 되어 무작정 피망 직거래 판매에 뛰어들게 된다.


그는 온라인 판매 쇼핑몰 중 수수료가 가장 싼 네이버 스토어팜을 선택해 원래 별명이었던 짱구오빠로 이름 붙인 ‘짱구오빠 농산물’ 스토어팜을 2015년 6월부터 준비해 11월에 시험판매를 2016년 1월 2일부터는 본격적인 피망 직거래를 시작한다.


스토어팜 ‘짱구오빠 농산물’의 첫해인 2016년 그는 1억1400만원의 매출을 올렸고, 올해는 정기적으로 피망을 구매하는 피자가게 점주 650여명을 고객으로 확보해 1억5천만 원의 매출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수수료를 포함한 네이버 스토어팜 운영 총경비는 매출의 6.5%다.


▲ 피망.
▲ 피망재배시설 하우스.

청년농부들의 농산물 직거래 협업모델, 스토어팜 짱구오빠 농산물


김진식 농장지기가 열정 있는 청년농부들 사이에서 나태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한 버팀목으로 시작한 경남 진주 ‘SNS 스터디 모임’이 지금은 네이버 스토어팜을 통한 청년농부들의 농산물 직거래 협업으로 발전하고 있다.


김진식 농사지기는 모임에 열심히 참여하는 열정 있는 청년농부를 선별해 ‘짱구오빠 농산물’ 스토어팜에 입점 시켜 초창기 판매를 도와주며, 운영 노하우를 전수해 독립하도록 돕고 있다.


그는 자신이 운영하는 스토어팜에 다른 청년농부들을 입점 시키는 농산물 직거래 협업을 통해 단순히 농산물을 대신 팔아주는 것이 아닌 물고기 잡는 방법을 알려주는 방식으로 협업모델을 확산시키고 있다.


▲ 의로운 농부들 아마란스 수확.
▲ 의로운 농부들 아마란스 수확.

경남진주 청년농부들의 새로운 도전


소니 회사원에서 전업농으로서의 길을 걸으면서 그는 사람들의 이기심 때문에 많은 상처를 받았다고 한다. 이로 인해 그는 모든 일을 3단계로 해야겠다는 것을 경험으로 체득했다.


농산물이든 어떤 일이든 우선 본인이 체험해보고 괜찮다고 판단되면 2단계로 주변 지인들에게 귄유해보고 지인들의 반응이 괜찮으면 3단계로 비로소 시장에 내놓는다.


▲ 피망.

김진식 농장지기의 이런 진중함 때문인지 ‘짱구오빠 농산물’의 피망 고객인 피자가게 점주들과 호박손 고객인 임산부들은 그에게 두터운 신뢰를 보낸다.


짱구오빠 농산물 네이버 카페의 회원들과 취미인 수영카페의 회원들, 수많은 협력 카페의 인터넷 친구들도 청년농부 김진식 농장지기의 든든한 후원자들이다.


‘아무도 걸어 가 본적이 없는 그런 길은 없다’는 베드로시안의 시구를 좋아하는 김진식 농장지기는 경남 진주 덕곡마을 배수펌프장의 관리인을 자처하며 배수펌프장 공동텃밭에서 청년농부들과 새로운 도전을 계속하고 있다.


그는 경남 진주시 청년농부 강소농 자율모임체 ‘의로운농부들’과 함께하며 공동경작과 영농기술 재능기부를 통해 일 년에 한명이라도 뜻있는 청년농부를 발굴하고 수익금으로 어린이 장학재단을 설립하려는 꿈을 향해 뚜벅뚜벅 걸어가고 있다.


[사진제공=이강안 대표 / 편집=김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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