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은배 기자]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의 통합을 추진하는 인사들은 속도를 올려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한국당이 박근혜 전 대통령과 친박계 핵심 서청원·최경환 의원에 대한 인적청산에 나서며 바른정당 의원들의 퇴로가 열렸지만, 친박계의 반발이 만만치 않아 조속한 회군에 실패할 시 명분부족으로 통합동력이 떨어질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이들 사이엔 친박계의 반발로 고전하고 있는 홍준표 대표에게 일찌감치 합세해 대응력을 키워야 한다는 여론도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과 바른정당의 통합론자들은 ‘부분통합’까지 거론하며 조기통합에 힘을 싣고 있다.


당초 바른정당 통합파들은 국정감사가 마무리되는 오는 31일까지는 본격적인 행동에 나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나타냈지만 한국당 친박 큰형님 서청원 의원이 ‘성완종 리스트’까지 거론하며 홍 대표의 비리를 폭로하겠다고 압박하는 등 반발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사실상 탈당 결의는 빠르면 이달 말 안에도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늦어도 바른정당 전당대회가 있는 내달 13일 안에는 결과물이 나올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전반적인 시각이다.


통합론자 ‘병문졸속’ 강조


통합파 측은 향후 국정운영에서 강력한 존재감을 뿜을 수 있도록 여전히 당 대 당 통합방식을 원칙으로 삼고는 있지만 사실상 자강파의 반대의지가 완고해 부분통합 방식이 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한국당 홍문표 총장은 이날 YTN라디오 ‘신율의 출발새아침’에 출연해 “바른정당이 전당대회 하기 전 통합을 원한다”며 “10월 말 내지 11월 초에 통합에 있어선 어쨌든 한 단계 정리를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부분통합이라도 빨리 해야 된다’는 얘기가 현실적으로 대두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털어놓기도 했다.


바른정당 소속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전일 자신의 SNS를 통해 “우리(바른정당)가 친박청산을 못해서 나온 것인데 홍 대표가 그 농단 세력을 지금 쫓아내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는 것이 핵심”이라며 “저 흐름이 한국당 안에서 과거 국정농단 세력과 절연하는 방향으로 갈 수 있다면 바른정당과 한국당의 협력도 앞으로 배제된 것이 아니다”라고 친박청산과 관련해 고전하고 있는 홍 대표에게 힘을 실어줘야 함을 강조했다.


남 지사는 익일인 이날엔 “이는 홍 대표의 대표직을 건 승부수다. 그 힘든 싸움이 다시 시작됐다”면서 “천리길도 한 걸음부터라고 했다. 어렵게 디딘 첫 걸음을 응원하며 주시한다”고 아예 공개적인 지지에 나서기도 했다.


그는 “이는(친박청산은) 단순한 당내 권력투쟁이 아니다. 국정농단 세력청산은 낡은 보수와의 절연이며 새로운 보수의 출발을 의미한다”며 “저 스스로 마무리 짓지 못했던, 그래서 새누리당을 떠날 수밖에 없었던 이유”였다며 사실상 바른정당의 탈당이유가 친박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통합명분으로 친박청산을 강조하며 통합과정서 한국당과 바른정당 탈당파의 협력 당위성을 피력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 전 대통령과 서청원·최경환 의원이 홍 대표의 친박청산에 거세게 반발하는 것을 역이용해 회군명분을 더욱 강조하겠다는 것이다.


‘한국당 친박’ & ‘바른정당 자강파’ 통합저지 공세


다만 친박계는 친박계 나름대로 이같은 친박청산을 저항명분으로 삼아 태세를 굳건히 다지고 있기 때문에 도리어 부분통합이 좌초될 가능성도 있다.


특히 정우택 원내대표는 친박청산과 관련해 최근 홍 대표와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정 원내대표는 cbs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탄핵을 반대했던 기존의 사람들이 탄핵을 찬성했던 사람들에게 오히려 축출되는 모습은 올바르지 않다는 의견도 꽤 있다”고 친박계들의 강한 반발과 결집력을 시사한 뒤 “바른정당 통합파들이 한국당으로 이동하는 것이 어려운 상황이 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보수대통합에 부정적인 바른정당 자강파들은 이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양쪽을 모두 비판하며 통합자체의 동력을 떨어뜨리려고 하고 있다.


바른정당 하태경 최고위원은 tbs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국민이 보기에 홍 대표나 서 의원은 둘다 썩은 보수”라고 싸잡아 비판한 뒤 “탈당 명분이 확 약해지면서 탈당규모는 최대 5명으로, 극소수에 불과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통합파 측은 보수분열로 촉발된 바른정당의 창당도 친박계의 전횡 때문이므로 친박청산을 위해 회군하는 것이 같은 보수로서의 기치라고 주장하고 있는 가운데 자강파는 친박청산 속도가 저하되고 있다는 점과 홍 대표와 서 의원간의 반목이 어느 한 쪽이 깨끗하다고 말할 수 없는 진흙탕 싸움이라고 폄하하면서 통합을 방해하려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는 것.


이에 한국당과 바른정당 통합파간의 보수통합이 얼마나 조속히 이뤄질 수 있을지에 대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저작권자 © 스페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