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선다혜 기자]그동안 비싼 요금 때문에 선뜻 쓸 수 없었던 ‘데이터로밍 가격’이 인하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데이터로밍 과금 방식은 종량제(기본요금 없이 사용량에 따라 요금 부과)와 정액제(요금제)로 나뉘었는데, 이번 할인은 종량 요금에 초점이 맞춰질 예정이다.


23일 KT 측은 미국·중국·일본 등 176개국에서 데이터 로밍 종량 요금을 내리고 상한선도 개편한다고 밝혔다.


우선적으로 별도 로밍 요금제 신청 없이 데이터 로밍을 이용할 경우 요금이 기존 패킷당 2.2원(부가세포함)에서 패킷당 0.278원으로 87% 파격 인하될 예정이다. 데이터로밍 종량 요금을 국내 표준요금제 데이터 이용요금 수준으로 인하한 것이다.


아울러 데이터로밍 이용 요금 상한제도 역시 개편된다. 이용금액 상한선 일 1만 1000원(부가세포함)을 신설하고 기존 월 5만 500원 상한은 11만원으로 변경한다. 일 1만 1000원에 도달하게 되면 당일 추가 요금 부담 없이 200kbps 이하 속도로 계속 데이터 이용이 가능하다. 하루 상한선인 1만1천원 이내에서 소량 데이터를 원하는 고객들도 사용한 만큼 요금을 낼 수 있다.


앞서 다른 통신사들 역시 데이터로밍 종량제 인하 또는 인하된 요금제 신설에 나선 바 있다. SK텔레콤의 경우 지난해 패킷당 4.55원이었던 종량제 요금을 2.2원으로 56% 낮췄다. 또한 지난달 ‘T로밍 함께 쓰기’ 요금제를 내놓고 최대 5명이 세계 65개국에서 데이터 3GB를 월 5만 5000원에, 6GB를 월 7만 7000원에 10일간 공유할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LG유플러스 역시도 지난 7~8월 휴가철에 미국·중국·일본 3개국에서 기존 대비 반값의 데이터로밍 요금제를 프로모션 차원에서 제공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KT의 이번 발표로 인해서 이통사3사 모두 데이터로밍 요금 할인을 가속화할 것으로 보고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이통3사가 요금 인하가 가능했음에도 불구하고 자사의 수익을 위해서 일부러 데이터로밍 요금을 내리지 않았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이 점에 대해서 이통3사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수많은 통신사업자들과 일일이 조율을 해서 가격을 정하는 것 때문에 애로사항이 많았다”고 해명했다. 데이터로밍 요금의 경우 국내 이통사가 해외 사업자에게 국내 이용자가 쓴 요금을 정산해줘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른 해석도 있다. 이통3사가 데이터로밍 요금 인하가 매출에 큰 타격을 주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인하된 요금 정책을 꺼내들었다는 것이다. 특히 이통3사는 새 정부의 출범으로 인해서 가계 통신비 안하 압박을 견디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가운데서 매출에는 큰 타격은 없지만 홍보효과는 큰 ‘데이터 로밍 요금제’ 인하 정책을 펼치면, 자사의 이익은 물론 사회적 요구도 맞출 수 있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사진제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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