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선다혜 기자]강남권 아파트 재건축조합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금품과 향응이 제공됐다는 폭로가 나오면서 재건축 수주전이 점점 진흙탕 싸움으로 변질되고 있다.


한동안 뜨거운 감자로 대두됐던 서울 서초구 한신4지구 재건축사업의 시공사 선정 결과가 발표되기 전 GS건설은 이례적인 자료를 지난 15일에 제출했다.


자체적으로 운영한 ‘매표 시도 신고센터’에 이달 9일부터 14일까지 단지 조합원의 금품 제공 신고가 25건이나 제공됐다는 것이었다. 금품 제공 목록에는 현금은 물론 명품 벨트, 화장품, 고가의 무선청소기 등 까지 다양했다.


물론 GS건설 측은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향응과 금품 등을 제공한 건설사를 꼬집진 않았다.


이와 관련해 GS건설 측은 “본사와 경쟁사 모두 신고 대상이며, 신고를 토대로 수사 의뢰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GS건설 측이 자사를 포함 경쟁상대도 ‘신고대상’이라고 밝혔지만, 이는 롯데건설을 겨냥한 것으로 비춰지는 상황이다.


이에 경쟁사였던 롯데건설 측은 불쾌하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롯데건설 측은 “한신4지구에서 위법 행위를 한 적은 없다”고 반발하면서 법적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수주전이 마무리 됐지만 수주전은 마무리 됐지만, 이후 닥칠 후폭풍이 더 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강남 재건축 수주전’ 이대로 괜찮을까?


최근 강남 재건축 수주 경쟁이 도를 넘어서 혼탁한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건설사들이 수천억원에서 많게는 수조원 이상의 공사비를 한 번에 확보할 수 있는 재건축 수주전에 뛰어들면서 문제가 되고 있다.


시공사로 선정되고 위해서 재건축 조합 조합원들에게 도 넘은 금품과 향응 등을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표 한 장에 100만원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이렇게 과열된 수주전 때문에 공정한 경쟁이 이뤄질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


문제는 건설사들이 조합원들에게 제공하는 금품이나 향응 등이 결국은 조합원 분담금으로 돌아간다는 것이다. 조합원들의 표심을 잡기 위해서 건설사들이 제공했던 혜택들은 결국은 시공사의 부담이 되고, 공사가 시작된 직후에는 조합원들의 분담금이 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한 업계 관계자는 “조합원들에게 불법적으로 제공되는 금품이나 선물은 재건축 수주를 전문으로 하는 용역업체들로부터 나오는 것”이라며 “수주전은 이후 철거 비용 상승이나 공사비 증액 등을 통해 이를 보전해 주기 때문에 결국 조합원들이 부담해야 하는 비용”이라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국토부도 현장조사 등 정밀 모니터링을 벌이고 불법행위가 드러난 건설사에 대해서는 입찰에서 배제하는 등 강력한 제재를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미 심각한 과열된 재건축 수주전에서 얼마만큼의 효과가 있을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수주전이 끝난 잠실 미성․크로바, 한신4지구 등 대형 단지 외에도, ‘재건축’을 앞두고 있는 대형 단지들이 남아있기 때문에 올해 연말까지 재건축 수주의 열기가 뜨거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때문에 과열된 수주전이 한동안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사진제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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