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은배 기자]최근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자신에 대한 법원의 구속연장 결정을 ‘정치보복’으로 규정하고 변호사 전원사퇴 등 법원 판결 지연 움직임을 나타내고 있다. 정치권에선 이를 정치투쟁으로 해석하는 경향이 짙은 가운데 한국당과 바른정당간의 보수통합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당 박지원 전 대표는 17일 오전 YTN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 나와 한국당이 바른정당간의 통합 연결고리로써 박 전 대통령 탈당 내지 출당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박 전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이 보수통합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있느냐는 취지의 질문에 “한국당은 대선 때 박근혜 대통령을 충분하게 활용했다. 박 전 대통령은 일정한 지지세력이 있기 때문에 함께 나가리라고 보고 있다”면서 “저는 몇 개월 전부터 11월 정기국회 기간 동안엔 (바른정당이 한국당에) 흡수가 된다고 봤다. 그렇게 되면 바른정당은 분열의 길로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전 대표는 박 전 대통령의 탈당 내지 출당이 없을 경우에도 한국당과 바른정당의 통합이 성사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엔 “바른정당 통합파는 지방선거나 다음 정치 지형을 봐서 통합한다고 봐야 한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박 전 대통령이 출당 조치되면 바른정당 일부에서는, 소위 통합파는 통합의 명분을 가질 수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박 전 대표의 이러한 발언에서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은 최근 박 전 대통령의 탈당은 한국당과 바른정당의 통합 명분으로 해석되고 있다는 것이다.


박 전 대통령이 법원의 구속연장 결정에 불복을 시사한 것은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이러한 상황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보수통합 과정에서 박 전 대통령의 탈당을 신호탄으로 당내 일부 친박세력까지 함께 제외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최근 복수 언론을 통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박 전 대통령의 이같은 행보는 보수층 결집에 영향을 줘 친박계의 활로모색에 도움이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박 전 대표는 박 대통령의 ‘정치보복’ 발언을 두고 “이제 법정투쟁을 포기하고 본격적으로 정치투쟁을 하겠다고 선언한 것으로 받아들였다”며 “극소수 태극기 부대와 정치투쟁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 전 대표는 보수층 결집과 관련해 “(박 전 대통령이) 일정한 소수세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아무래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자유한국당을 통해 더 뭉쳐질 확률이 높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한국당-바른정당 통합 움직임도 가속


이러한 가운데 바른정당 주호영 원내대표의 이날 기자간담회 발언에 따르면 바른정당 내 통합파의 탈당 시기는 “국정감사 기간엔 (탈당) 하지 않는 대신 전당대회 전까지는 탈당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통합시기는 임박한 가운데 통합 명분인 박 전 대통령의 탈당이 근 시일 내에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통합에 호의적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정우택 원내대표는 전일(16일) 박 전 대통령의 탈당 시기와 관련 “지금 단정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며 유보 입장을 나타내는 등 박 전 대통령의 탈당이 지연되는 모양새다.


이와 관련, 익명을 요구한 보수진영의 한 고위 관계자는 같은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정우택 원내대표는 사실 친박계를 제외한 한국당과 바른정당의 통합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가진 분”이라며 “박근혜 (전) 대통령의 출당이 합당의 고리가 될 것을 우려해 적극적으로 언급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에 통합에 적극적인 입장인 한국당과 바른정당 내 의원들도 통합명분 만들기에 속도를 높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 홍문표 사무총장은 이날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김혜영입니다’에 출연해 친박 핵심인 서청원, 최경환 의원의 출당과 관련 “자진탈당 하지 않으면 당에서 할 수 있는 절차를 밟아서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홍 사무총장은 “그분들은 정치를 오래 했고,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서 지금 책임지는 사람이 한 사람도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럴 때 용단을 내리고, 덕을 좀 베풀어 현실의 문제를 푸는데 그분들의 결단이 제일 먼저 필요하다”고 재차 자진탈당을 압박했다.


홍 사무총장은 “(출당은) 어렵지만 그것은 당이 해야 할 일”이라면서 “혁신과 개혁이라는 차원에서 당연히 그 부분은 어떤 행태든 정리를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바른정당 주 원내대표도 박 전 대표 출당문제와 관련해 “매우 우려스럽다”며 박 전 대통령의 재판 거부 움직임을 질타했다.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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