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포털 실검 1위=민주당 당직자+추미애+文 대통령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0일 청와대 충무전실에서 김이수 헌재소장 권한대행과 인사하고 있다.

[스페셜경제=김영일 기자]‘힘내세요 김이수’. 지난 주말 네이버와 다음 등 양대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른 검색어다. 지난 1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헌법재판소 국정감사가 파행되자, 인터넷 커뮤니티와 SNS 상에서는 문재인 대통령과 여당 지지자들을 주축으로 “‘힘내세요 김이수’를 실검 1위에 올려 위로하자”는 글이 확산됐다. 법사위의 헌재 국감 파행은 어쩌면 예고된 수순이었는지도 모른다. 국회에서 임명동의안이 부결됐음에도 청와대가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체제를 유지키로 하면서 야권의 반발을 샀기 때문이다.


헌재 국감 파행에 정부여당 지지자들 사이에 김이수 권한대행 응원 및 위로 차원에서 ‘힘내세요 김이수’를 실검에 올리자는 움직임이 일었고, 여기에 집권여당 당직자가 가세한데 이어 집권여당 대표는 야당 의원들을 저격했으며, 문재인 대통령 또한 ‘권한대행에 대해 위헌이니 위법이니 하며 업무보고도 받을 수 없다고 하는 것은 국회 스스로 만든 국법질서에 맞지 않는 일’이라며 국회를 비판하고 나섰다. 당연히 야권은 문 대통령과 집권여당에 강하게 반발했다. 이에 <스페셜경제>가 지난 주말 정치권을 뜨겁게 달궜던 ‘힘내세요 김이수’ 논란을 되짚어 봤다.


권한대행 체제 유지…국감 파행


文 지지층, 실검 1위 여론 주도


지난 13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헌법재판소에서 열렸던 국정감사장.


국회 법사위원장인 자유한국당 권성동 의원은 “여야가 합의에 이르지 못해 오늘 (헌법재판소)국감은 더 이상 실시하지 않기로 했다”면서 “앞으로 국감 진행을 어떻게 할 것이냐에 대해서는 종합국감 전 다시 논의를 거쳐 결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권 위원장은 이어 “여당 간사가 야당을 존중해 단독으로 국감을 진행하지 않기로 했기 때문에 오늘 여당 단독으로 국감이 진행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파행에 앞서 이날 국감에서는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의 인사말 시작 전부터 여야가 고성을 주고받는 등 파행될 조짐을 보였다.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 바른정당 등 야당 법사위원들은 김 권한대행이 국회 동의를 받지 않은 위헌적·위법적·위장적 헌재소장 지위에 있기 때문에 김 권한대행 체제에서 국감을 치리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한껏 목청을 높였고,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법사위원들은 대행체제를 문제 삼아 업무보고를 안 받는다는 게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맞섰다.


여야 법사위원들이 고성을 주고받자 국감은 정회됐고, 정회 후 여야 간사 간 협의에서 여당은 김 권한대행이 참석한 가운데 국감을 실시하자는 의견을 제시했으나 야3당은 김 권한대행이 사퇴하지 않는 이상 국감을 실시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서 결국 문재인 정부 첫 헌재 국감은 파행되기에 이르렀다.


이날 국감 파행은 어느 정도 예고된 수순이었다. 헌재소장 후보자로 지명된 김 권한대행 임명동의안이 국회에서 부결됐음에도 청와대는 지난 10일 헌재소장 임기 문제를 둘러싼 입법적 미비점을 해결할 때까지 김 권한대행 체제를 유지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야권의 반발을 샀기 때문이다.


현재 헌재소장의 임기를 재판관의 잔여임기로 할지, 새로운 6년으로 할지에 대한 입법은 명확치 않은 상황이다.


국회에는 헌재소장 취임일부터 6년 임기를 시작하는 내용의 개정안이 발의돼 있지만 계류 상태다.


▲ 헌법재판소에 대한 국정감사가 열린 지난 13일 서울 종로구 헌재에서 김이수 헌재소장 권한대행의 자격문제에 대한 여야의 다툼으로 정회되고 있다.

정부여당의 ‘김이수 옹호하기’


헌재 국감이 파행되자 일부 인터넷 커뮤니티와 SNS에서는 네티즌을 중심으로 김 권한대행 응원 및 위로 차원에서 ‘힘내세요 김이수’를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올려놓자는 여론이 확산됐고, 실제로 주말인 14일 네이버와 다음 등 포털에 ‘힘내세요 김이수’가 실시간 검색어 1위로 등극했다.


‘힘내세요 김이수’를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올려놓자고 주도한 네티즌들은 정부여당 지지자들이라는 게 야권의 대체적 시각이다.


여기에 더불어민주당 당직자도 가세했다. 민주당 김빈 디지털대변인은 지난 14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우리 김이수 헌재소장님 단체 응원 드려볼까요? 12시부터 일괄적으로 네이버/다음에 ‘힘내세요 김이수’. 페북·트위터는 #힘내세요 김이수로 같이 동참해 주세요”라며 실검 1위 동참을 종용했다.


그러면서 “네이버 실시간 급상승 1위! 함께 힘내요! 검색 후 기사도 반드시 클릭해 주셔야 해요”라는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이날 2시에는 문재인 대통령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헌재소장 권한대행은 대통령이 지명하지 않는다”며 “헌재법 규칙은 헌재소장 궐위시 헌재 재판관 회의에서 권한대행을 선출하고, 선출이 있기 전까지 헌재재판관 임명일자와 연장자 순으로 권한대행을 맡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헌재법 및 헌법재판관 전원이 권한대행 체제에 동의했기 때문에 김 권한대행 체제가 유지되는 것이라 주장하며, 김 권한대행 옹호에 나섰다.


문 대통령은 이어 “그렇기 때문에 김이수 헌법재판관이 헌재소장 권한대행인 것이며 이에 대해 대통령과 국회는 ‘인정한다, 안 한다’라고 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며 “헌재에 의해 선출된 헌재소장 권한대행에 대해 위헌이니 위법이니 하며 부정하고 업무보고도 받을 수 없다고 하는 것은 국회 스스로 만든 국법질서에 맞지 않는 일”이라며 국회를 향해 비판의 화살을 날렸다.


그러면서 “(국감 파행이라는)수모를 당한 김 권한대행께 대통령으로서 정중하게 사과 드린다”며 “그리고 국회의원들께도 3권 분립을 존중해 주실 것을 정중하게 요청 드린다”며 글을 맺었다.


민주당 추미애 대표 역시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청년 당원 모임 ‘청년 정치 UP 데이트’에 참석해 “이유도 안 되는 이유로 조자룡 헌 칼 쓰듯(마구 함부로) 국감을 보이콧하니 결국 위헌·위법한 것은 (야당인)그들인 것”이라며 “정치 수준이 낮다”며 야권을 비난했다.


추 대표는 “정말 법도 모르는 국회의원님들 나리께서 ‘당신 위법이야’라고 주장을 하는데, 로봇처럼 말도 못하고 가만히 앉아 있어야 하니 김 권한대행이 얼마나 답답할까”라며 “오죽했으면 국민께서 ‘힘내세요 김이수’를 검색어 1위로 올려주셨겠느냐”며 야당을 탓했다.


▲ 김빈 민주당 디지털대변인 트위터.

한국당 “달빛기사단의 위력‥심각한 여론 왜곡”


이처럼 정부여당 지지자들의 주도로 ‘힘내세요 김이수’가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에 등극했으며, 여기에 집권여당 당직자의 가세, 문재인 대통령의 김 권한대행 옹호 및 국회 비판, 추미애 대표의 야권 비난 등이 쏟아지자 야권도 좌시하지 않았다.


자유한국당 전희경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김이수 권한대행 체제라는 비상식적이고, 일그러진 헌법재판소를 만든 당사자가 바로 문 대통령”이라며 “문 대통령은 자신과 코드가 일치하는 김이수를 헌재소장으로 만들려다가 그의 신상과 판결에 심각한 하자로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자 권한대행이라는 꼼수를 써서 헌재를 멋대로 손아귀에 넣고 흔들려는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전 대변인은 “한국당을 포함 무려 3개 야당이 이를 비판하고 있는데도 문 대통령은 도리어 김이수 재판관에게 사죄를 하는, 일국의 대통령으로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행동을 하고야 말았고, 이어 기다렸다는 듯 포털사이트에는 ‘힘내세요 김이수’라는 말이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올랐다”면서 “문재인 정부를 뒷받침한다는 사이버부대 ‘달빛기사단’의 위력을 보여주는 대목으로 대한민국의 사이버상의 여론은 이제 심각하게 왜곡돼 더 이상 건전한 국민의 상식을 대변하지 못하게 돼 버렸다”며 정부여당 지지자들로 인해 여론의 왜곡이 일어나고 있음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대통령은 지금 심각한 현실인식의 오류를 보이고 있는데, 대통령이 사과해야 할 사람은 김이수가 아닌 인사 참사의 피해자인 대한민국 국민”이라며 “헌법재판소의 김이수 권한대행체제는 문재인 정권의 일그러진 단면을 가장 명확하게 보여주는 것으로 대통령은 즉시 헌법재판소장을 새로 임명하고 국회의 검증을 받아야 하는데, 자꾸만 궤변만 늘어놓는다면 대통령 스스로가 국민들로부터 멀어지고 말 것이라는 사실을 깊이 깨달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여론 왜곡 선동…국정운영 독”


청와대 온도차 보인 헌법재판소


국민의당 “민주당, 검색어 1위 만들자고 선동”


국민의당 김철근 대변인도 지난 15일 논평을 통해 “대통령은 헌법기관 구성의 책임과 의무가 있는데, 대통령의 책임과 의무 방기로 생기는 헌재 국감 파행을 국회로 떠넘기지 마시라”며 “정부여당이 시간이 있을 때마다 전가의 보도처럼 국회와의 협치를 운운 하는데 국회를 무시하고 야당의 옳은 소리에 귀를 막으며 어떤 협치를 하겠다는 것인지 진정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질타했다.


이어 “또한 민주당의 모 당직자는 SNS 계정에 ‘힘내세요 김이수’를 실시간 검색어 1위를 만들자고 선동하고 실제로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는 상황이 생기기도 했는데, 얼마나 지속 되는지 보겠다며 지속적으로 여론 왜곡을 선동했다”고 질책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의 페이스북 글 게제, 추미애 대표의 망언, 민주당 당직자의 SNS 여론 왜곡 선동으로 이어지는 청와대와 정부여당의 행태는 건전한 여론형성을 왜곡시키는 행위이며 국정운영의 독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기 바란다”고 일침을 가했다.


바른정당 “위선에 열광하는 지지자들…오만보다 위선이 더 걱정”


바른정당 이종철 대변인 또한 이날 논평에서 “문 대통령의 김이수 권한대행 관련 SNS 글과 추미애 대표의 맞장구 등 정부 여당의 오만에 대한 비판이 크다”며 “사실 오만함보다 더 경계해야 하는 것은 위선인데,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여당 정치 지도자들에게서 느껴지는 위선이 많이 걱정스럽다”고 우려했다.


이 대변인은 “지금 헌재소장 권한대행을 둘러싼 문제의 본질은 며칠 전 대통령이 헌법재판소장을 지명하지 않겠다고 밝힌 데서 시작된 것이고, 더 나아가서는 김이수 부결 당시 국회를 향해 ‘분노한다’며 3권 분립의 기본조차 인정하지 않았던 대통령의 태도에서 기인하는 것”이라며 “이런 사정을 모른 척하며 논점을 물 타기하는 대통령의 태도야말로 참으로 위선적”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추미애 대표도 ‘정치 수준이 낮다’며 독일을 예로 들어 ‘숙의민주주의, 토론민주주의가 잘 돼있는 나라에서는 지금과 같은 야당이 있을 수가 없다’고 했는데, 지금 여당이 야당을 비판하는 건 좋은데 적어도 자기 얼굴에 침 뱉는 위선적 비판 수준은 아니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이런 정부여당의 지도자들의 말에 호응해 지지자들은 그 어려운 포털 검색어 1위를 쉽게 만들어 낸다”며 “오만보다는 더 문제는 위선, 오만에 열광하는 거야 그렇다 쳐도 위선에 열광한다면 사회는 더욱 절망적”이라고 지적했다.


靑과 온도차 보인 헌재 “조속히 헌재소장 임명절차 진행돼야”


이런 가운데 헌재를 둘러싼 정부여당과 야권의 정쟁을 지켜보고 있던 헌재는 지난 16일 “헌법재판관 8명이 오늘 오후 모여 소장 및 재판관 공석사태의 장기화로 인해 헌재의 정상적인 업무수행은 물론 헌법기관으로서의 위상에 상당한 문제를 초래하고 있다는 점에 깊은 우려를 표했다”며 “재판관들은 조속히 (헌재소장)임명절차가 진행돼 헌재가 온전한 구성체가 돼야 한다는 점에 대해서도 인식을 같이 했다”고 밝혔다.


이는 국회가 헌재소장 임기 문제를 해결할 때까지 헌재소장 임명절차를 진행하지 않겠다는 청와대의 입장과는 다소 온도차를 드러낸 것이다.


즉, 헌재는 청와대와 달리 권한대행 체제를 장기화하지 말고 조속한 후임 지명을 통해 권한대행 체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것.


문 대통령이 야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김이수 권한대행 체제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는데, 헌재가 권한대행 체제를 장기화하지 말고 후임 지명을 촉구하는 내용의 입장을 밝히면서 청와대는 적잖이 당황한 모습이다.


▲ 지난 9일 헌재는 창립 이후 30년간 사용하던 휘장의 한자 '憲'(헌)자를 571돌 한글날을 맞아 한글 '헌법'으로 바꿔 사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이날 펄럭이고 있는 헌재 휘장.

일각 “자발적 행동? 군중심리 자극하는 정치적 선동”


MB정권 국가정보원 댓글부대 운영 논란과 관련해 지난 8월 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는 여론조작을 주도한 원세훈 전 국정원장을 독일 나치시대 선전장관으로 유명했던 ‘파울 요제프 괴벨스’에 비유했다.


4살 때 걸린 골수염으로 오른쪽 다리가 마비돼 절름발이가 된 괴벨스는 악마적인 선동 재능을 타고난 ‘절름발이 악마’로 불렸다.


선동에 악마적 재능을 타고난 괴벨스는 아돌프 히틀러의 열렬한 추종자였고, 선전 전략을 만들어 히틀러가 나치정권 독재자가 되는데 크게 일조했다


‘욕하면서 배운다’는 말이 있다. MB정권 당시의 국정원과 국군 사이버사령부 댓글 의혹 등을 하루도 빠짐없이 비난하는 정부여당이 MB정부를 욕하면서 배워가고 있는 결과인지는 몰라도 ‘힘내세요 김이수’ 논란은 야권으로부터 정부여당 추종자들의 선동으로 인해 여론의 왜곡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물론 정부여당은 야권의 이러한 지적에 대해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위한 시민들의 자발적 행동’이라고 일축하고 있다.


정부여당의 이러한 일축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야권의 한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시민들의 자발적 행동에 여당 당직자가 가세해 이를 부추기는가 하면 여당 대표는 협치의 대상인 야당 의원들을 향해 ‘법도 모르는 국회의원님들 나리’라고 비꼬았다”면서 “김이수 권한대행 체제 유지로 인해 국감이 파행된데 대해, 대통령 자신도 책임이 아예 없다고 할 수 없음에도 국회 탓으로 돌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쯤 되면 (정부여당)지지자들을 주축으로 (여론의)불씨를 당기고 여당 대표와 당직자, 나아가 대통령까지 합세해 기름을 들이붓는, 군중심리를 자극하는 정치적 선동이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진제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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