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박고은 기자]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5일 부산국제영화제(BIFF) 현장을 찾아 ‘문화계 블랙리스트’로 위축된 문화인들에게 힘을 실어주는 행보를 보였다.

문 대통령은 정치적 외압 논란의 중심에 선 BIFF를 방문, 직접적으로 정부의 간섭 없는 지원을 약속하는 등 영화계의 독립성을 존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문 대통령은 BIFF에서 열린 영화전공 대학생들과의 간담회에서 “빠른 시간 내에 세계 5대․아시아 대표 영화제로 된 배경은 정부․부산시가 적극적으로 영화제를 지원하되 철저히 간섭하지 않고 영화제 자체를 영화인에게 맡겨 독립적·자율적으로 운영토록 했기 때문”이라면서 “정부는 부산국제영화제를 과거 위상으로 되살리기 위해 이 원칙을 살리겠다”고 밝혔다.

앞서 BIFF는 지난 2014년 세월호 참사를 다룬 영화 ‘다이빙 벨’ 상영을 계기로 부산시와 갈등을 겪는 등 정치적 외압 논란을 겪었다. 당시 부산시는 ‘다이빙 벨’의 상영 중지 요청을 했지만 BIFF에서 이를 거절하면서 고소‧고발과 예산 삭감, 표현의 자유를 요구하는 영화계의 보이콧 등 여러 부침이 있었다.

이러한 배경에 대해 문 대통령은 “영화제 위상이 추락해 많은 영화인들이 외면하고 있다”면서 “정부의 의지를 믿고 외면하고 있는 영화인께서도 이번 영화제 남은 기간이라도 적극 참여해 함께 영화제를 살려내자”고 말했다.

또한 이에 앞서 문 대통령은 영화제 상영작 '미씽 : 사라진 여자'를 관람하고 즉석에서 관객들과의 대화를 진행했다.

문 대통령은 “부산국제영화제가 최근 2~3년 간 많이 침체한 게 매우 가슴이 아파서 힘내라고 격려하는 마음으로 영화제에 왔다”고 BIFF에 참석한 배경을 설명했다.

영화 속 내용에 대해 “지선과 한매는 고용인․피고용인이기도 하고 가해자․피해자의 관계이기도 한데 두 여성이 똑같은 처지에 있다는 것을 잘 보여줬다”면서 “사라진 여자라는 제목도 실제적으로 여성이 사라진 것과 의미적으로 여성들 목소리가 사라졌다는 이중적 의미를 담고 있다”고 우리 사회의 문제의식을 잘 담겨낸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영화제 기간에 부산을 찾아 영화인‧관객들과 스킨십을 갖는 등 현직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이다.

[사진출처=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