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만의 단독 콘서트 21일 진행…“에너지 충전 제대로 시켜드릴게요”

▲ 13일 <스페셜경제>는 16년차 래퍼 '더블케이'와의 인터뷰에 나섰다. ⓒ 변성진 사진작가.

[스페셜경제=김영식 기자]천편일률적인 최근 가요시장에 특유의 음악세계를 지키면서 자신만의 메시지를 세상에 던지기란 여간 쉽지 않게 된 건 어제 오늘 일은 아니다. 다양한 음악 장르 속 한국 힙합이 최근 서서히 주목 받기 시작한 이유다.


하루하루 빼곡히 자신만의 음악노트를 차분하게 써내려가다 보니 어느덧 16년이란 시간이 채워졌다. 하루를 백일 같이 열정과 도전의식을 불태웠던 노력의 결과다.


어느 새 30대 중반이 된 더블케이(손창일·35) 얘기다. 데뷔 이후 많은 시간이 흘렀음에도 대중의 관심을 적게 받았던 게 사실이지만 대한민국 힙합계 적잖은 영향을 끼치며 자신은 물론 수많은 아티스트 앨범에 참여, 자신만의 독보적 음악세계를 구축해온 그다.


대한민국 힙합 1.5세대라 자부하는 더블케이가 무려 4년 만에 이런 결과물을 대중에 자신있게 선보인다. 오는 21일 한국 힙합의 성지 서울 홍대 상상마당에서 더블케이의 단독 콘서트가 예정됐다.


강산이 한 번에 반이 변했을 만큼 긴 시간 음악 하나 만에 매달렸음에도 여전히 성장하고 있다는 더블케이는 이번 콘서트를 “내 성장의 한 단계”로 표현했다.


이번 콘서트란 꿈이 펼쳐지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당초 지난 6월로 예정됐지만 급작스레 엠넷 ‘쇼미더머니 6’ 출연 일정이 잡히게 된 것.


지난 2012년 ‘쇼미더머니 1’ 우승자로, 화려한 도전자 속 단연 돋보였던 더블케이였기에 이번 시즌6 조기 탈락은 힙합신에선 충격 그 자체로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당사자는 ‘쿨’ 그 자체였다. 되레 탈락을 거름 삼아 지난달 디지털 싱글 ‘가고 있어’ 발매에 이어 이번 단독콘서트 개최 등 도전을 즐긴다는 한 청년은 더 큰 도약을 꿈꾸고 있는 것이다.


“더 이상 대중에 숨지 않을 것”


▲ 더블케이는 긴 시간 자신만의 음악세계를 지켜나갈 수 있는 원동력으로 도전과 열정을 꼽았다. ⓒ 변성진 사진작가.

13일 인터뷰 당일 더블케이는 한 라디오 방송을 끝마친 직후였다. 당시 방송 직후 팬들이 찾아와 선물을 건네며 한 말이 아직도 뇌리에서 떠나지 않는다고.


그것은 바로 팬들이 “밀린 숙제를 마친 기분이었다”고 말한 것. 더블케이는 “오죽 제가 팬들과의 소통에 소홀했으면 이런 말까지 나왔을까하는 생각에 얼굴까지 빨개졌다”고 했다.


더블케이는 우리나라 수많은 래퍼 중에서도 유독 방송에 연연하지 않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물론 공백기가 있었다고 해도 무려 16년 간의 현역 생활에도 대중에 알려지지 않은 이유다.


그런 더블케이가 지난해 자신만의 독립레이블 ‘그린웨이브’ 설립 이후 탈바꿈했다. 물론 자신의 홍보보다는 ‘하고 싶은 음악’을 하겠다는 포부가 더 큰 취지다.


최근 한국 힙합계에선 대형 기획사 등 소속사 방침에 좌지우지 되는 것이 아닌 자신만의 독립 레이블을 통한 음악활동을 추구하는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다.


이런 변화의 바람 속에서 더블케이는 특히 ‘AOMG’의 수장 박재범을 부러움의 대상 중 하나로 손꼽았다.


더블케이는 “기획사에 소속됐을 당시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았을 때도 음악이 나가야 하는 현실이 힘들었다”며 “가수는 음악공장이 아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최근 후배들이 자유롭게 서로 뭉쳐 어디에도 얽매이지 않고 하고 싶은 음악을 스스로 하는 모습이 부러웠다”면서 “갑과 을의 관계가 아닌 단지 갑의 위치에서 내 음악을 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린웨이브’ 설립…내 음악 자부심의 결실


▲ 더블케이는 오는 21일 홍대 상상마당에서 자신의 단독 콘서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 변성진 사진작가.

자신의 꿈을 향해 긴 시간 묵묵히 음악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후배들을 향한 당부도 잊지 않았다.


더블케이는 “데뷔 전 5년을 포함해 20년 간 하루하루가 성공과 실패의 반복이었다”면서 “결국 정답은 내 음악이었고 나를 믿고 꾸준히 활동하다 보면 반드시 기회는 온다”고 말했다.


특히 “10대 후반 순수한 마음, 즉 초심을 잃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외부의 때가 묻지 않은 그 시절의 마음가짐을 간직하라”고 조언했다.


아직 사무실은 물론 소속 아티스트도 없고 단지 세 명(더블케이 포함)의 직원이 전부인 그가 항상 즐겁게 일하고 있다고 말하며 웃을 수 있는 원동력이다.


이처럼 기존 래퍼에서 ‘그린웨이브’ 대표란 직함을 하나 더 얹게 된 더블케이는 4년 만의 이번 단독 콘서트를 “해야만 하는 공연”이라 거침없이 규정한다.


“쇼미6에 연연하지 않았다. 지난 4월 발매한 정규 앨범 홍보를 위한 수단이었다고 생각했을 만큼 절박했다”고 말한 그는 “콘서트는 앞이 아닌 뒤를 돌아보고 자신을 정리하는 느낌이 강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번 콘서트를 발판으로 더 큰 미래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셈이다.


21일 홍대 상상마당 콘서트…“파도 타러 오세요”


▲ 더블케이는 자신의 힙합 후배들에게 특히 '초심'을 강조했다. ⓒ 변성진 사진작가.

MR이 아닌 모든 공연을 라이브 밴드 음악으로 풍성히 채울 이번 콘서트에 대해 더블케이는 “콘서트 후 나에게 더 빠져들 것”이라 자신한다.


이번 더블케이의 단독 콘서트는 지난 2013년 ‘죽여주는 콘서트’ 이후 무려 4년 만에 열리는 만큼 데뷔기 음악부터 최신 곡까지 16년 간 자신의 음악을 총 집대성하는 의미를 지닌다.


모든 초점을 더블케이에게 맞춘 이번 콘서트엔 게스트가 없다. 올 라이브 밴드 음악을 고집한 영향이다. 한국 음악계 원석으로 평가된 루드페이퍼, 쿠마파크 밴드의 생생한 연주와 호림, 초영 등이 보컬 지원사격에 나선다.


오는 21일 서울 마포구 소재 홍대 상상마당에서 더블케이의 도전과 열정 가득한 콘서트가 진행된다. 특히 이번 공연 실황을 현장에서 모두 녹음, 추후 발매될 라이브 베스트 앨범에도 수록할 예정이다.


‘여행’이 취미라 밝힌 더블케이는 특히 ‘서핑’을 즐긴다는 후문. 활동에 지칠 때쯤 한 번씩 서핑에 나서고 나면 그간의 스트레스가 확 풀린다는 그가 이번 콘서트로 관객들도 ‘도심 속 파도몰이’에 함께 했으면 하는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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