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대학교에서 '교수 전용' 화장실이 등장해 논란이 확대되고 있다.

[스페셜경제=김영식 기자]최근 대학가 교수들의 갑질 사례가 잇달아 불거지고 있는 가운데, 이번엔 부산대학교에서 ‘교수 전용’ 화장실이 등장해 논란이 확대되고 있다.


“그간 없던 ‘교수 화장실’ 리모델링 이후 생겼다”


12일 대학가에 따르면 지난 9일자 부산대학교 대나무숲 페이스북엔 “지금 ◯◯대 내에서 일어나고 있는 교수들의 갑질에 대해서 알고 계신가요?”란 말로 시작하는 글이 게재됐다.


교내 공공시설인 화장실을 교수들이 독점적으로 이용, 결국 학생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논란의 단초는 지난 2015년 실시된 해당 단과대학 A동 화장실에 대한 리모델링에서 비롯됐다.


글쓴이는 “과거엔 해당 건물 시설이 매우 낙후돼 화장실 역시 쾌적한 용변을 보기엔 열악했으나 당시엔 누구도 교수 전용 화장실을 요구하지 않았다”며 “(하지만) 2015년 리모델링 이후 갑자기 당시 학장이 4개 층 중 3·4층의 화장실을 교수전용으로 사용할 것이라고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당시 학생들의 반발이 거셌고 학교 측은 ‘교수 전용 화장실’ 계획을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글쓴이는 “올해 9월 신임 학장이 새로이 취임해 또 다시 3·4층 화장실에 대해 학생 측과 협의도 없이 ‘교수 전용 화장실’이란 팻말까지 제작해 문에 붙였다”며 “학생들과 그 부모님들께서 피땀 흘려 낸 세금으로 리모델링한 화장실을 교수들끼리만 쓰겠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다”고 말했다.


글쓴이는 “그전까지 모두가 같이 쓰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던 화장실에 리모델링을 하고 나자 갑자기 교수전용이 필요해진 이유는 무엇일까요?”라며 “교수들이 사비로 개선한 것도 아닌 시설에 과연 무슨 권리로 독점적인 사용을 주장하는 것일까요?”라고 물었다.


과거 ‘교수 화장실’ 철회…새 총장 취임 이후 재설치


글쓴이에 따르면 현재 학생들은 텅 빈 3·4층의 화장실을 두고도 이 같은 학생출입 제한 조치에 따라 ‘북적북적’한 1·2층 화장실만을 이용하고 있다.


또한 “이에 반발한 학생들이 3·4층 화장실을 이용하자 교수들은 추가로 학생출입 금지를 알리는 문구를 A4지에 인쇄해 화장실에 붙여 놓았다”면서 “한 학생이 교수와 언쟁을 벌이자 학년과 이름 등 신상 공개를 요구하며 향후 불이익을 줄 것 같은 언행을 한 것이 목격됐다”고 밝혔다.


학생회 설문조사 결과 88%에 달하는 학생들이 이 같은 학교 측의 ‘교수 전용 화장실’ 방침을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학교 방침에 글쓴이는 “개인적으로 마치 과거 미국에서 흑인과 같은 버스를 타기 싫어하는 백인들의 모습과 닮지 않았나 생각했다”면서 “교수와 학생들 사이에 보이지 않는 선을 긋고 싶어하는 모습이 우월주의, 권위주의, 선민의식에서 비롯된 것 아닌가하는 우려가 들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사진=부산대 홈페이지/ 부산대 대나무숲 페이스북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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