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선다혜 기자]정부가 통신비 절감을 위해서 다양한 방안을 내놓으면서, ‘단말기 완전자급제’에 대한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 그동안 국내에 들어오지 못했던 외산폰들이 다시금 국내 시장에 발을 들일 준비를 하고 있다.


그동안 국내에서 성공을 거둔 외산폰은 애플의 아이폰이 유일했다. 중국에서 큰 방향을 일으키며 급성장을 했던 샤오미나, 일본의 소니도 국내에서는 처참한 성적표를 받아들고 발을 뺐어야 했다. 국내 이통사가 외산폰 유통을 해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해외 단말기 업체들은 온라인 전자상거래 사이트 등을 통해서 자체적으로 단말기를 판매해왔다. 이렇다보니 외산폰의 판매율은 저조할 수밖에 없었다. 보통 삼성이나 LG에서 제조·납품되는 단말기의 경우 제조사 보조금이나 이통사 보조금을 받게 돼 있다. 하지만 외산폰은 이러한 보조금이 없어 국내 소비자들에게 외면을 받아왔다.


이러한 국내의 유통 구조 시스템은 국내 업체들을 보호하는데는 유리했지만,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제한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국내 업체들끼리만 경쟁해서는 단말기 가격이 떨어지는데 한계치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국회에서 ‘단말기 완전자급제’ 법안이 봇물처럼 쏟아지면서, 해외 단말기 제조업체들 역시 자급제 시행을 기대하면서 유통망을 확보하려는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가장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은 소니다. 소니는 지난달 20일 전략 스마트폰인 ‘엑스페리아XZ1’을 국내에 정식 출시하고, 이동통신사를 통하지 않는 자급제 방식으로 판매에 나섰다.


이어 중국의 스마트폰 제조사 러에코도 한국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러에코는 지난 9월,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고 제품 전시와 판매를 시작했다.


아울러 블랙베리를 제조하고는 알카텔모바일도 스마트폰 유통망 구축에 나선 상황이다. 알카텔모바일은 롯데하이마트에서 블랙베리키원을 판매한다.


이에 관련 업계에서는 해외 단말기 제조업체들이 국내 시장에 들어오게 되면 국내 제조사들 간에 단말기 가격 담합을 막고 가격 인하를 유도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동안은 국내 단말기 제조업체들은 서로 경쟁하기 보다는 담합을 통해 단말기 가격을 이동통신사에 판매하는 것보다 비싸게 유통시킨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와 관련해서 신용현 국민의당 의원도 “이동통신사를 통해 출시되는 휴대전화의 경우 단말기 지원금 등 마케팅비가 출고가에 포함됐기 때문에 이러한 비용이 제외된 자급제용 휴대전화 가격이 보다 저렴해야 되지만 실제론 그 반대로 10% 정도 비쌌다. 국내 단말기 제조사들이 담합해 자급제용 단말기 가격을 높인 것이라는 의혹을 받고 있는 이유기도 하다”고 말했다.


신 의원은 “완전자급제 시장에서 외산폰이 정착할 경우, 국내 제조사간 가격 담합을 방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관련업계 역시 그동안 한정적인 루트를 통해서만 구입할 수 있었던 외산폰이 국내 유통망을 통해서 들어오게 되면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이 지금보다 훨씬 넓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또한 삼성전자나 LG전자 등의 국내 단말기 가격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제공 뉴시스>


저작권자 © 스페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