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막대한 국민 혈세가 투입된 정부의 대학 연구지원금을 수령해온 대학들이 정작 이에 대한 관리엔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페셜경제=김영식 기자]전국 주요대학들이 정부로부터 연구 등을 위한 막대한 사업지원비를 수령했음에도 그 결과물에 대한 제출은 내팽개친 사실이 드러나며 심각한 ‘도덕적 해이’ 문제가 여론의 도마에 올랐다.


특히 대학과 연구소 등의 연구비 관리체계가 ‘엉망’인 것으로 알려지며 이에 대한 개선책 마련도 시급해 보인다.


정부 연구지원금 받은 대학, 결과 미제출 사례 총 397건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곽상도(자유한국당) 의원이 1일 한국연구재단으로부터 넘겨받은 ‘최근 3년 간 연구비 유용자 및 연구 결과 미제출자 제재조치 현황’ 자료에 따르면 이런 ‘미제출’ 사례는 397건에 달했다.


해당자료 분석 결과 2015년~2017년 8월 기간 미제출 사례 총 397건 가운데, 2015년엔 66건, 2016년 142건, 올해 189건 등 매년 증가세를 나타냈다.


특히 이중 연구비 규모가 1억 원 이상인 과제 17건을 포함, 5000만∼1억 원인 과제 역시 12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각 대학에 지원한 총 연구비는 95억5000만 원 수준이었다.


이와 같이 대학의 ‘도덕적 해이’가 눈덩이처럼 불어난 데는 정부 당국의 ‘솜방망이 처벌’이 크게 작용했다는 평가다.


막대한 예산지원에도 정부가 최근 3년 간 연구 결과물을 제출하지 않은 총 397명 연구자들에 대해 내린 징계는 ▲3년 간 참여 제한(286명) ▲5년 간 참여 제한(111명)이 전부로, 연구비 환수는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이외에도 지원받은 돈을 연구 목적이 아닌 곳에 활용한 ‘유용’ 사례도 심각했다.


실제 최근 3년 간 교육부 연구지원 사업 가운데 총 50개 곳에서 연구비를 유용한 교수들이 적발됐으며 이 같은 ‘연구비 유용’에 따라 총 29억6000만 원이 환수 결정됐다. 심지어 이중 3억4000만 원에 대해선 아직 환수조차 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같은 대다수의 연구비 유용 사례들은 연구에 참여한 조교나 학생들의 연구비를 가로챈 것으로 드러나 연구자들의 ‘모럴 해저드’가 심각한 수준에 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과기정통부, 대학·연구소 절반 “연구비 관리 미흡”


이에 앞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 발표에 따르면 정부 연구비를 수령하는 대학·연구소 중 절반 이상이 연구비 관리가 미흡한 것으로 드러나 대학의 관련 관리체계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연구비 관리체계를 평가 받은 국가 연구개발(R&D) 사업 수행 비영리 연구기관 187곳(대학 176곳, 출연연 11곳) 가운데 무려 56곳(29.9%)이 등급외·E등급 등 ‘낙제’ 평가를 받은 것이다.


과기정통부가 주관한 해당 평가에서 S등급과 A등급은 ‘우수’, B등급 ‘보통’, C등급 이하는 ‘미흡’에 각각 해당한다. 앞서 2015년도 평가에선 총 181개 기관(대학 172곳, 출연연 9곳) 가운데 51곳(28.2%)이 이 같은 ‘낙제’ 판정을 받은 바 있다.


과기정통부의 이번 평가 결과 S·A등급 합산 비율은 2015년도 12.2%에 이어 2016년도 16.6% 수준에 머문 반면, C·D·E등급의 합산 비율은 2015년 57.5%에서 2016년 54.0%로 절반을 넘는 증가세를 띈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막대한 규모의 국민 혈세가 투입된 대학 연구사업 지원비의 관리체계 부실과 연구자의 도덕적 해이 등 각 대학들의 반복된 부당행위에 당국의 보다 엄격한 법적 장치 마련과 제도 개선 의지가 절실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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