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선다혜 기자]지난달 국내 설비투자, 소비, 건설실적이 모두 한 달 전에 비해서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3대 부문이 동시에 모두 감소하는 ‘트리플 마이너스(-)’ 현상은 지난해 9월 이후 11개월만이다. 또 지난달 산업생산은 0% 성장에 그치면서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하지만 수출을 견인하고 있는 반도체, 전자부품을 제외하면 산업생산 역시도 하락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달 29일 통계청은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8월 산업활동 동향’을 발표했다.


8월 취업자 증가폭도 21만 2000명으로 4년 6개월만에 최저치를 찍었다. 청년 실업률 역시 9.4%로 8월 기준으로 외환위기 여파가 있던 지난 1999년 이후 가장 높았다. 정부가 일자리 만들기와 소득 주도 성장을 추진 중에 있지만, 상반기에 반짝 좋아졌던 경기 상황이 다시 악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트리플 마이너스’…소비·투자·건설 모두 감소


통계청은 “지난달 소비를 나타내는 소매판매액지수는 전달보다 1% 줄었다”고 밝혔다. 소비의 경우 지난 6월(1.3%), 7월(0.1%) 잇따라 증가했다가 3개월 만에 다시 하락했다. 심지어 지난달 소비 감소의 경우 가존제품 등 내구재(-2.7%)뿐만 아니라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0.5%)에서도 나타났다.


설비투자 역시도 전월 대비해서 0.3%나 감소했다. 설비투자 감소는 지난 7월 -5.1%에 이어 2개월 연속으로 하락한 것이다. 두달째 설비투자가 줄어든 것은 지난해 10월 이후 처음으로 있는 일이다. 이는 일반산업용 기계를 포함한 기계류 투자가 2.7% 감소한 게 영향을 미친 것이다.


아울러 실제로 건설된 실적을 의미하는 건설기성도 전월대비해 2%나 감소했다. 건축이 0.5% 증가했지만, 토목이 9.8% 떨어졌다. 건설 수주는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3.4% 줄었다. 8·2 부동산 대책으로 건설 경기 위축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건설 경기를 미리 가늠할 수 있는 건설 수주가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다.


‘반도체 착시’현상 거둬내면 산업생산 제자리


지난달 전체 산업생산 역시 0% 성장에 그쳤다. 한 달 전과 같은 수준인 것이다. 그러나 수출 호황인 반도체 덕분에 수치가 좋게 나오는 ‘반도체 착시’ 현상을 걷어내면 산업생산은 뒷걸음질했다.


이와 관련해 통계청 측은 “반도체와 전자부품을 제외할 경우 지난달 산업생산은 0.5% 감소한 것으로 집계된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반도체와 전자부품 생산은 각각 전월에 대비해 12.4%, 5.5.%씩 증가했다. 두 품목을 제외하면 광고업 생산도 전월 대비 1.4%나 감소했다.


지난달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72%로 한 달 전에 비해 1.1%포인트 떨어졌다. 가동률은 떨어지고 재고만 늘어난 상황이다. 이는 자동차 노조 파업으로 가동률이 9.4% 감소한 게 영향을 미쳤다. 지난달 제조업 재고도 전월 대비 2.1% 늘어났다.


우리 경제 3% 성장 쉽지 않다?


통계청은 지난달 산업 활동 동향 발표를 한 후, 기획재정부는 “우리 경제는 북한 이슈, 통상 현안 등 대내외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당초 예상했던 3% 성장 경로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경제부처 관계자는 지표가 나쁘게 나오자 기재부가 긴급진화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정부가 목표로 하는 3% 성장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세계 시장에서 반도체 경기가 꺾이면, 우리나라 경제는 직격탄을 맞게 된다. 또한 정부가 부동산 규제 정책을 추가로 내놓을 경우 건설 경기 역시 악화될 수 있다.


이날 한국경제연구원은 "매출액 상위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10월 전망치가 92.3으로 한 달 전보다 2.1포인트 하락했다"고 밝혔다.


최근 5년(2012~2016년)간 추석이 있는 달의 BSI가 전월 대비 상승했던 것과는 상반된 결과다. 북핵 리스크, 미국·중국의 보호무역 등으로 기업 심리가 위축됐다. 앞서 한국은행은 정부가 추가경정예산을 집행하더라도 올해 3% 성장은 어렵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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