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병옥 환경부 차관이 26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미세먼지 관리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스페셜경제=선다혜 기자]정부가 사회적 문제가 된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서 공정률이 낮은 석탄화력발전소 4기를 액화천연가스(LNG) 등 친환경 연료 발전소로 전환하겠다는 내용이 담은 대책을 발표했다.


이에 과거 정부의 허가를 받아 선탁발전소를 지으려고 했던 관련 업체들의 반발이 거세다. 해당 업체들은 이를 위해서 약 1조원을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6일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12개 부처는 오는 2022년까지 미세먼지 국내 배출량을 30% 이상 감축하겠다는 내용의 미세먼지 대책을 발표했다. 이를 위해서 우선적으로 발전, 산업, 수송, 생활 등 4개 부문에서 저감 대책을 실시할 방침이다.


문제가 된 것은 정부가 중장기 대책으로 공정률이 낮은 석탄발전소 9기 가운데 4기(당진2, 삼척2)를 LNG 등 친환경 연로로 전환 추진한다는 것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정부는 30년 이상 된 노후석탄발전소 7기는 이번 정부 임기 내 모두 폐지한다는 방침이다.


전환 시 발생하는 매몰 비용 책임은?


그동안 정부는 공사 초기 단계였던 석탄화력발전소를 LNG발전소로 전환하는 것과 관련해 업계의 의사를 타진해왔다. 하지만 업체들은 추가 비용 등의 문제를 이유로 반대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정부가 정책 방향을 공식적으로 밝히면서 업계를 압박하는 모양새가 됐다.


정부가 전환 대상으로 뽑힌 당진 에코파워 1,2호기는 지난 4월달에 전원개발실시 계획을 승인 받았고, 인허가는 나지 않은 상태다. 삼척 포스파워 1,2호기 역시 같은달 환경영향평가 신청서를 제출했으나 통과되지는 않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가 전환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하면서, 업체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포스코에너지와 SK가스 측은 환경영향평과 설계, 부지매입, 발전설비 공급 가계약 등에 비용을 투입했다. 이들 업체들은 만약 선탁 발전 건설이 어그러질 경우 1조원에 달하는 매몰비용이 발생한다고 밝혔다. 현재 포스코에너지는 총 5609억원 투자했고, SK가스는 4132억원을 투입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업체들은 “석탄발전소 허가를 받아 4년 넘게 사업을 추진해왔고 이미 수천억원의 비용을 들였다”며 “전환하게 될 경우 비용을 날릴 뿐만 아니라 전 과정을 새롭게 진행하면 기간 역시 최소 3~4년은 더 걸린다”며 정부의 방침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더욱이 현재 정부는 전환 방안을 추진하면서도, 매몰비용은 보상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해 산업부 관계자는 “업체가 주장하는 매몰비용에는 실제 투입비용과 기대 수익이 포함돼 있다”며 “(보상은 어렵지만) 업체 측 얘기는 충분히 들었고 LNG발전소로 전환하면 법적인 테두리 안에서 지원할 방침”이라고 했다.


이 때문에 반발이 더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의 ‘전환 방침’ 억지?…경제적 타당성 없어


업계는 정부의 전환 방침이 경제적 타당성이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석탄발전소의 경우 석탄 수입 및 운반의 편리성·환경규제 등을 생각해서 바닷가에 짓는 것이 합리적이다. 이에 반해서 LNG 발전소는 원가가 상대적으로 싸고 친환경적이기 때문에 수도권 근처에다가 설립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만약 바닷가에 LNG발전소를 지을 경우 가스배관 역시 새로 깔아야 한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이처럼 입지 조건이 완전히 다름에도 정부가 이를 무시하고 LNG발전소를 바닷가에 지으라고 권장하는 것은 억지에 불과하다고 비판하고 있다.


특히 포스코에너지의 경우 인천에 최대 규모의 3400㎿ LNG발전소를 갖고 있다. 포스코에너지로서는 기존 발전소 가동률도 낮은 상황에서 또다시 막대한 자금을 들여 삼척에 LNG발전소를 지을 필요가 없는 것이다.


또한 업계는 착공 예정인 석탄발전소 4기는 첨단 시설이 설치돼 미세먼지 배출량이 미미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민간발전협회에 따르면 신규 석탄발전소의 황산화물(SOx) 배출량은 1㎾h당 0.074g으로 30년 이상 된 석탄발전소(0.456)의 16% 수준이고, 질소산화물(NOx) 배출량은 1㎾h당 0.059g으로 노후 발전소의 약 5.8%다.


더욱이 신규 석탄화력발전소는 국내에서 가장 엄격한 기준이 적용되는 인천 영흥화력발전소 보다 더 강화된 기준이 적용된다. 따라서 먼지 배출량도 더 적을 수밖에 없다. 현재 영흥은 ㎥당 5㎎인데, 신규 발전소는 그 이하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제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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