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은배 기자]통일부 조명균 장관은 8일 북한이 지난 3일 6차 핵실험으로 안보위기를 확대시키고 있는 행태와 관련해, 북한이 핵 무력 고도화 목표 달성 후 이어질 협상 국면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 도발을 강행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설정한 ‘레드라인’을 사수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피력했다.


조 장관은 이날 기자단 오찬간담회를 통해 “지금 북한의 연이은 도발을 여러 의도로 분석 및 평가 하고 있는 중”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현재 북한은 협상이나 그런 측면을 염두에 두지 않는 것이 아니라, (먼저) 핵·미사일 개발을 완성단계에 진입시키는 것에 역점을 두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개발완료 후) 협상을 하든지, 다른 것을 하든지 하겠다는 의도로 이해하는 것이 현재의 북한을 냉정하게 보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조 장관은 그러면서 “정부는 북한이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을 완성하고, 거기에 핵무기를 탑재하는 상황으로 가지 않게 해야 겠다는 목표 하에 모든 방법을 강구해 나간다는 입장”이라며 문 대통령이 설정한 ‘레드라인’을 사수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7일 취임 100일 기념 기자회견에서 레드라인을 이같이 규정한 바 있다. 정치권 일각에선 문 대통령이 자신의 대북 대화기조를 관철하기 위해 레드라인의 범위를 다소 폭 넓게 잡은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됐었다.


다만, 북한의 6차 핵실험의 강도가 문 대통령이 예상한 것 이상으로 강도가 높아짐에 따라 이러한 규정 자체가 북한의 운신의 폭을 너무 넓히는 것 아니냐는 취지의 지적들이 정치권 및 누리꾼들 사이에 불거지고 있다.


청와대는 지난 3일 북한의 핵실험 직후 “레드라인을 넘은 것이 아니다”라고 발언했다가 이같은 기류에 이후부터는 레드라인에 대한 발언 자체를 삼가고 있으며, 정부 측 장관들도 5일 공식 발언에서 “선을 넘었다, 안 넘었다 하기 힘들다”고 명확한 대답을 내놓지 못하는 등 갈피를 잡지 못하는 모양새를 노출하고 있다.


레드라인을 넘었다고 인정하지 않으면 야권과 안보를 걱정하는 국민들로부터 질타를 받을 것이고, 넘었다고 인정하면 문 대통령의 ‘대화 정책’은 명분을 잃을 것으로 진단되기 때문이다.


조 장관은 “북한이 실감할 수 있는 강한 제재와 압박을 통해 어떻게든 북한이 협상에 나오도록 유도하는 노력을 해나간다는 측면에서 국제사회와 공조해 유엔 안보리 차원에서 도출되도록 노력한다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이러한 기조에 대해 부연했다.


그는 아울러 “북핵 문제를 평화적으로 풀기 위해 외교적 협상 가능성을 열어놓고, 그런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하는 노력도 병행한다는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현재는 북한에 대한 제재·압박에 역량을 모으고 있어, 외교적 협상을 통해 나간다는 입장을 견지하지만 현시점에서는 대화를 추진하고 북측에 이야기하는 상황은 아니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고 대화기조를 버리지는 않겠지만 현 시점에서는 잠시 유보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조 장관은 또 이날 통일부가 이전 대북 정책들에 대한 평가목적의 기구를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책점검TF(테스크 포스)를 통해 자체적으로 (이전 대북정책에 대해) 점검하는 작업을, 대표성을 가질만한 분과 함께 살펴보고 미진한 부분을 보는 과정을 연말까지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명칭은 ‘통일부정책혁신위원회’로, 통일부 정책에 의견을 말할 수 있는 외부 인사 10명가량을 모셔 함께 판단하고 개선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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