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친 과금·사행성 도박’ 유발…‘규제도 제재도 없다’

[스페셜경제=선다혜 기자]‘리니지M’의 흥행으로 승승장구하고 있는 엔씨소프트가 게임 유저들에게 과도한 과금을 유도하고, 사행성 도박을 유발시키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심지어 이러한 문제는 여러 차례 언론에서 다뤄지고, 게임 유저들 사이에서도 문제제기가 되됐다. 그럼에도 엔씨소프트 측은 자사의 이익을 위해서 어떠한 규제·제재도 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엔씨소프트는 리니지M을 계속하기 위해서 필수적으로 돈을 쓸 수박에 없는 구조로 만들었다. 게임에 돈을 투자하느냐가 유저의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되도록 엔씨소프트가 유도하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리니지M 유저들 사이에서는 게임 내에서 사행성 도박을 조장하고 있는 엔씨소프트에 대한 제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에 게임 업계에서도 엔씨소프트의 도 넘는 행보로 인해서 느슨해질 것으로 기대했던 게임 규제가 더 엄격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본지>는 엔씨소프트와 리니지M을 두고 불거지는 논란에 대해서 짚어보기로 했다.


‘자사 배만 불리면 된다’…‘돈만 벌면 그만’
게임 유저들 ‘불만’ 커져도…모르쇠 ‘일관’
▲ 엔씨소프트 측이 공개한 리니지M 확률형 아이템 확률표

리니지M에서 문제로 꼽히는 기능은 확률형 아이템 뽑기다. 확률형 아이템은 뽑기 형식으로 어떤 아이템이 튀어나올지 알 수 없으며 전설, 영웅, 희귀, 고급등급의 무기 등을 정해진 확률에 따라 얻을 수 있다. 1회당 비용은 3만원 정도가 든다.


논란이 되는 것은 희귀한 아이템을 뽑을 가능성이 극히 낮다는 점이다. 엔씨소프트가 공개한 당첨 확률에 따르면, 전설 아이템을 얻을 확률은 종류에 따라 0.0004%~0.0007%다.


이는 로또(온라인복권)3등에 당첨될 확률(0.00002799238%)보다 낮고 4등 확률(0.00136425648)보다 높은 수준이다.


좋은 아이템을 뽑을 수 있는 확률 자체가 낮기 때문에 많은 돈을 투자한다고 해서 꼭 좋은 아이템을 얻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이렇다 보니 유저들은 원하는 아이템을 뽑기 위해서 적게는 몇 만원에서 많게는 수백만원에 이르는 돈을 쓰게 된다. 이 때문에 사행성 도박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심지어 몇몇 개인 인터넷 방송을 진행하는 BJ들은 리니지M 에서 좋은 아이템을 뽑기 위해 과도하게 돈을 쓰는 모습을 방송 컨텐츠로 삼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 방송 BJ의 경우 40분만에 500만원을 탕진하는 모습을 그대로 생중계했다. 이러한 모습은 일반 유저들에게도 과도한 과금을 유도하는 듯한 모양새로 비춰지기까지 하다.


문제는 엔씨소프트가 이를 두 손 놓고 바라보고만 있다는 것이다. 사행성 도박 등의 논란이 나오면서 적절한 규제 방안이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 이는 결국 엔씨소프트가 자사의 배를 불리기 위해서 게임 유저들에게 불건전한 게임 소비문화를 조장하고 있는 셈이다.


이와 관련해 한 게임 유저는“리니지M에 있는 아이템 뽑기는 다른 게임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것 형식”이라며 “문제가 되는 것은 너무나 과도하게 돈을 쓰도록 유도를 하고 있다는 점이다. 뽑기의 경우 좋은 아이템이 나올 확률이 극히 낮기 때문에 게임 유저들은 원하는 아이템을 가지기 위해서 계속해서 돈을 쓸 수밖에 없다. 도박이나 다름없다”고 토로했다.


‘과금’하지 않으면 게임 하기 어렵다?


리니지M을 하는 게임 유저들이 큰 불만을 터뜨리는 부분은 돈을 쓰지 않으면 지속해서 게임 플레이를 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유저들에 따르면 리니지M의 경우 게임 캐릭터의 레벨이 높아질수록 레벨을 올리는데 많은 시간이 소요되며, ‘아인하사드의 축복’이 필수가 된다.


‘아인하사드의 축복’은 게임 캐릭터의 경험치 획득률, 아데나(리니지M에서 통용되는 게임화폐) 획득률, 거래가능 장비를 획득 할 수 있도록 한다. 일종의 캐릭터의 레벨을 올리고 업그레이드 하기위해 과금을 유도하는 버프 시스템이다.


아인하사드의 축복을 과금을 통해 충전하면 경험치 획득률은 700%까지 오르고 아데나 획득률은 200%까지 올라간다. 만약 현금을 통해 충전되는 것이 아닐 경우 경험치 획득률은 반도 못 미치는 200%, 아데나 획득률은 125%만 채워진다. 하지만 게임을 플레이하다보면 자체적으로 채워지는 것이 턱 없이 모자를 수밖에 없어지고, 게임 플레이를 위해서 드래곤 다이아몬드라는 유료 아이템을 결제하게 된다.


만약 아인하사드의 축복이 0이 될 경우 경험치 획득률은 100%, 아데나 획득률 역시 100%로 떨어지면, ‘거래 불가 장비 획득 가능’만 해진다. 즉, 일반적으로 거래할 수 있는 아이템을 획득할 수 없고 상대적으로 쓸모가 적은 아이템만 획득하게 되며, 게임 화폐인 아데나 획득률과 경험치 획득률 역시 현저하게 낮아진다.


이와 관련해 한 게임 유저는“기본적으로 과금을 하지 않으면 플레이를 할 수 없는 게임이다. 아무리 플레이 시간이 길어도 아인하사드의 축복이 채워지지 않으면 레벨업 속도도 더디고 얻을 수 있는 아이템도 거의 없다. 게임 구조 자체에서 과금을 하도록 유도하고 있다”며 “캐릭터의 레벨이 올라갈수록 아인하사드의 축복이 빨리 닳는 구조이기 때문에 더 많은 과금이 필요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게임 유저는 “캐릭터 레벨 60이상의 고렙인 랭커가 풀로 자동사냥을 돌리기 위해서는 하루에 아인하사드의 축복이 5000전후로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드래곤 다이아몬드 100개가 필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2일에 약 3만원 정도의 결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를 한달로 계산하면 약 45만원을 써야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저들의 불만 계속되는 것은 리니지M 내에서 이런 식으로 게임 과금을 유도하는 시스템이 한 두 개가 아니라는 점이다. 게임을 플레이하는 곳곳에 돈을 쓰게 만들었으며, 돈을 쓰지 하지 않으면 캐릭터의 레벨업이 힘들고, 장시간 플레이해봐야 의미가 없게 만든다는 것이다. 결국 과금을 하지 않으면 제자리만 뱅뱅 맴도는 구조인 셈이다.


이처럼 게임 유저들에게 과금을 요구하는 게임 구조는 리니지M의 모태가 되는 ‘리니지1’에서부터 있었다. 리니지1의 경우 다달이 월정액(2만9700원) 내야지만 게임을 즐길 수 있는데다가 리니지M처럼 ‘게임 캐쉬’가 필수적인 구조였다. 특히 게임 유저들이 지적하는 부분은 게임 캐릭터를 강화하고 레벨을 올리는 데 많은 돈이 들어간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 유저는 “리니지M인 ‘리니지1’ 때부터 문제가 불거진 부분들을 고스란히 가져왔다”며 “엔씨소프트가 게임 내의 문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자정하려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서 엔씨소프트 측은 <스페셜경제>와의 통화에서 “엔씨소프트는 이용자의 합리적 소비를 위해 ‘확률형 아이템 자율규제’를 적용하고 있으며, 최상위 기준인 ‘개별 확률 공개’를 적용해 공식 사이트에 상세히 안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리니지M은 아이템을 구매하지 않더라도 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게임을 구성했다”며 “당사는 이용자들의 목소리를 모니터링하여 귀기울이고 있으며, 이용자의 니즈를 게임에 적극 반영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환불 안 해준다’고 버티던 엔씨소프트…소비자원 지적에?


리니지M과 엔씨소프트를 둘러싸고 불거진 논란은 이 뿐만이 아니다. 지난달 23일 한국 소비자원 측은 엔씨소프트의 ‘리니지M’의 청약철회·환불 시스템에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불합리한 시스템 때문에 적법한 환불 요청도 거부되고 있다는 것 때문이었다.


당시 소비자원에 따르면 ‘리니지M’ 출시 이후 한달간 소비자상담센터에 불만사례 통계가 204건이 발생했다. 출시 전에 10여건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불만사례 접수가 20배가 넘게 늘어난 것이다.


심지어 소비자원 통계에 따르면 신고된 204건 가운데 ‘청약철회 및 환불’에 대한 건이 141건으로 무려 69.1%에 차지했다. 이 가운데 아이템을 사용한 뒤 게임 유저의 변심으로 환불을 요구하는 사례는 극소수에 불과했다. 141건 가운데 대부분이 적법한 환불 요구였음에도 불구하고 엔씨소프트가 이를 거부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문제가 불거진 부분은 리니지M의 유료 아이템 지급 방식이었다. 대부분의 게임은 유료 아이템을 구매하면 ‘우편함’ 등 제3의 공간으로 지급된다. 그리고 유저가 우편함에 있는 상품을 인벤토리로 옮겨야 그때부터 상품을 사용하기 시작한 것으로 간주했다.


그러나 리니지M은 유저가 유료 아이템을 구매하면 바로 상품이 인벤토리로 지급했다. 이 때문에 게임 유저들은 사용하지 않은 상품임에도 불구하고 환불을 거부당했다. 당시 엔씨소프트 측은 이를 법률 상 청약철회 제한 사유인 ‘디지털콘텐츠 제공이 게시 된 것’으로 해석하며 유저가 사용하지 않은 상품임에도 불구하고 환불 및 청약철회를 거부했다.


해당 부분은 엔씨소프트가 유저가 구매한 아이템을 보내주는 과정에서 불거진 문제였다. 유저들의 잘못도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엔씨소프트 측은 환불이나 청약철회를 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던 셈이다.


더욱이 황당한 것은 리니지M 상점 페이지에서는 유료 아이템에 대해서 7일 이내 청약철회가 가능한 것처럼 표시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소비자원은 "엔씨소프트가 <리니지M> 상점 페이지에선 청약철회 및 환불이 가능하다고 안내하고 있으니, 실질적으론 게임 구조를 이유로 청약철회 및 환불을 계속 거부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엔씨소프트측은 잘못된 환불정책을 바꾸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와 관련해 안용균 엔씨소프트 정책협력실장은 "'리니지M'은 관련 법규(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에 준해 환불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면서 "이용자의 혼란과 불편을 최소화하도록 보호 방안을 마련하고 있으며 결제 정보가 확인될 경우 일정 기간 사용하지 않은 유료 콘텐츠를 환불 처리할 계획이다. 환불 정책에 대한 이용자 안내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유저들의 이야기는 귓등으로도 듣지 않던 엔씨소프트가 소비자원의 지적에 태도를 180도로 바꾼 것이다. 이는 단순히 게임 유저들을 돈벌이 수단으로만 치부하며, 손해를 보지 않으려는 엔씨소프트의 경영 마인드가 단적으로 드러나는 부분이다.


<사진제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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