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선다혜 기자]이통3사와 정부가 ‘통신비 할인’ 정책에 대한 합의점을 도출한 가운데, 이번에는 알뜰포 업계와 이통3사와의 정면충돌이 예상되고 있다. 이통3사가 지원금 상향제 폐지와 선택약정 할인율 인상 등을 무기로 알뜰폰 가입자까지 넘보면서 갈등의 단초가 되고있다.


통신업계에 따르면 이통3사는 기존에 출시된 스마트폰 지원금을 일제히 상향했다. 심지어 SK텔레콤의 경우는 지난 4월에 나온 삼성전자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갤럭시S8의 지원금 마저도 기존 13만 5000원에서 19만원까지 올렸다.


뿐만 아니라 LG전자의 G5의 경우 11만원대의 최고 요금제를 쓸 경우 출고가과 맞먹는 수준인 69만 9000원을 지원해주고 있다. 상황은 LG유플러스와 KT역시 마찬가지다. 두 이통사 역시 기존 스마트폰에 대한 지원금을 대폭 상향시키면서 가입자를 끌어모으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가장 큰 타격을 입는 곳은 값싼 요금제를 경쟁력으로 내세웠던 알뜰폰 업계다. 선택약정 할인율 폭이 늘어나면서 이통3사와의 가격 경쟁력에서 밀려나는 상황에 처하게 됐다. 심지어 이달 말 지원금 상향제까지 폐지되면 알뜰폰 업계의 경쟁력은 더 떨어질 수밖에 없다. 상향제가 폐지될 경우 이통3사의 물량공세를 이겨낼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도 이통3사가 기존 스마트폰에 대한 지원금을 늘리자 이탈하는 알뜰폰 고객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가장 우려되는 것은 이통3사와 경쟁력에서 밀려 알뜰폰 시장이 고사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더욱이 선택약정 할인율 상향 발표 이후 이동통신 시장에서 번호이동 건수가 급격하게 줄어들었다. 상향된 할인율이 적용되는 이달 15일까지 대기하겠다는 수요가 늘어난 것이다. 이에 발맞춰 스마트폰 제조사 역시 하반기 프리미엄 스마트폰 출시를 이 이후로 잡았다.


이와 관련해 알뜰폰 업계 한 관계자는 “통신비 인하를 추진하는 건 좋지만 알뜰폰 업계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는 상황”이라며 “이통3사가 물량으로 밀어붙이게 되면 알뜰폰 업계는 당해낼 재간이 없다. 그나마 상대적으로 싼 요금제가 경쟁력이었는데 이제는 이마저도 소용이 없게 됐다. 이대로 가면 알뜰폰 시장이 고사할 것 같다”고 토로했다.


이에 알뜰폰 업계에서는 ▲4세대(4G) 롱텀에볼루션(LTE)용 통신망에 대한 도매대가 인하 ▲전파사용료 완전면제 ▲도매대가회선 기본료 폐지 ▲분리공시제 도입 등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이와함께 알뜰폰 협회는 이러한 내용의 건의사항을 국정기획위에 전달했다.


<사진제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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