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은배 기자]5일 국회 본회의가 자유한국당의 교섭단체 대표연설 거부로 개의되지 못했다. 한국당이 북한의 6차 핵실험에 따른 미흡한 안보문제 지적으로 문재인 정부가 난관을 맞이한 상황에서 내년 6월 지방선거 등을 위한 주도권 경쟁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한국당의 이러한 전략이 묘수가 될지 자충수가 될지 주목되고 있다.


정세균 국회의장은 이날 오전 국회 본회의 진행을 앞두고 “오늘 회의는 회의를 하지 못한다”며 본회의가 무산됐음을 알렸다.


이번 본회의를 위해 이낙연 국무총리를 위시한 국무위원과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바른정당은 자리했지만 대표연설을 해야 할 한국당은 이날 참석하지 않은 것.


정 의장은 “북한 핵실험 대응책을 논해야 하는 엄중한 시기에 정기국회가 원만히 진행되지 못하는 점에 대해 의장으로서 국민께 죄송하다”면서 회의가 무산 된 것에 대해 양해를 구했다.


한국당은 MBC 김장겸 사장 체포영장 발부를 언론탄압으로 규정, 전일에 이어 이틀연속 국회 ‘보이콧’을 진행 중이다. 한국당은 이날 고용노동부와 청와대를 항의 방문했으며, 전일에도 대검찰청과 방송통신위원회에 항의 차 방문했다.


문재인 정부가 북한의 제6차 핵실험으로 미흡한 안보문제가 지적되는 가운데, 이념적 논란까지 가중시켜 국정운영의 주도권 경쟁에 적극적으로 임하는 모양새다. 일각에선 지난 대선참패 이후 세(勢)가 크게 약화된 한국당 입장에서 내년 지방선거까지 고려해 나선 투쟁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에 한국당이 이같은 행보를 이어갈 경우 일시적으론 정부와 여당을 견제하는 측면에서 입지가 상승할 여지가 있지만 자칫 장기화로 이어질 경우 엄중한 안보상황보다 정치공학적인 노림수에 더욱 치중한다는 비판에 직면할 우려 또한 제기되는 상황이다.


이에 일부 유연한 방식을 섞으려는 움직임도 보인다. 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진행된 의원총회를 통해 “대통령의 해외순방 중에는 장외투쟁은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문 대통령은 6일부터 7일까지 러시아를 방문해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지며 이후 18일부터 22일까지는 미국 뉴욕으로 이동해 19일 열리는 유엔 총회에서 기조연설에 나설 예정이다.


홍 대표는 “국익을 위해 해외에 나가는데 여야를 떠나 국내에서 장외투쟁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그렇지 않을 때엔 더욱 가열차게 방송장악 포기, 대북정책 수정 그 두가지 목표로 장외투쟁을 이어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도 “일각에선 원내투쟁이 옳지 않느냐 하는데 원내투쟁을 해본들 들러리가 될 뿐”이라며 장외투쟁 기조엔 변함이 없음을 피력했다.


(사진제공=뉴시스)


저작권자 © 스페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