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BC 제작중단 사태가 확대 일로에 들어선 가운데, 보도본부장의 이른바 '버티기' 선언이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스페셜경제=김영식 기자]MBC 정상화를 요구하며 구성원들의 제작중단 사태가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방송사 내부 대립 양상도 수면 위로 부상하고 있다.


최근 보도국 고위직의 사퇴가 잇단 반면, 일부는 자리를 고수하겠다는 입장으로 팽팽히 맞서면서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오 본부장, “끌려나가 짓밟히더라도 부정한 자들에 맞서겠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김장겸 MBC 사장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오정환 보도본부장은 전날 보도국 간부들을 대상으로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끌려나가 짓밟히더라도 생물학적인 생명만 붙어 있다면 부정한 저들에 맞설 것”이라고 밝혔다.


사실상 ‘버티기’ 입장을 밝힌 오 본부장의 이 같은 메시지는 최근 보도본부 간부들이 이탈 조짐을 보이는 데 대한 일종의 독려 차원의 의도란 해석이 나온다.


이어 오 본부장은 제작 거부를 선언한 MBC PD와 기자들을 상대로 “사내 특정 단체는 외부 세력과 정치권력의 지원 속에 분규를 일으켜 회사 업무를 마비시키면 경영진이 무너질 것이라고 조직원 설득에 나서고 있다”며 “하지만 현 경영진은 이 같은 압력에 물러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 본부장은 또 “회사를 비판하며 일터를 버린 후배들이 전원 위선자는 아니겠으나 그들을 조종한 세력이 과거 편파 허위 보도를 했고 앞으로 우리 회사를 장악한다면 다시 국민을 속일 거라는 게 제 생각”이라며 “지금은 흔들리지 말고 우리에게 주어진 일을 해주시기 바란다”고 전했다.


하지만 MBC 제작 중단 사태는 여전히 확대 일로에 있다.


MBC 제작중단 사태 확대 일로…16일 보도국 제외 기자 총회 예고


MBC 일부 구성원들은 지난 2012년 파업 이후 5년 만에 다시 집단행동에 나섰다. 지난달 21일 ‘PD수첩’ 제작진의 제작 거부를 시작으로, 2일엔 ‘시사매거진 2580’, ‘경제매거진 M’ 등을 담당하는 시사제작국 전 부서의 구성원이 제작 중단에 들어갔다.


이후 지난 7일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는 이른바 ‘MBC 블랙리스트’ 존재를 폭로한 데 이어 9일 서울중앙지검에 블랙리스트 작성 관련 책임자에 대한 고소장을 접수했다.


같은 날 오전 MBC 영상기자회 영상기자들과 콘텐츠제작국 PD들은 MBC 상암동 본사에서 제작 중단 돌입을 선언했다.


14일 오전 6시부터는 서울 MBC를 제외한 16개 지역사 270명 수준의 취재·카메라기자 등이 소속된 전국MBC기자회가 서울로의 기사 송고를 중단했다.


게다가 배현진 앵커와 양윤경 기자 간 벌어진 ‘설전’과 관련, MBC 간부들이 성명을 통해 양 기자를 ‘근무 불성실로 인사 이동된 것’이라고 일방적으로 비판, 당시 담당부장과 일부 기자들이 이에 반발하는 등 내부 갈등도 지속되고 있다.


한편, 오는 16일 보도국을 제외한 모든 MBC 기자들이 모여 총회를 열고 ‘업무 중단’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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