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부터 잡음 혁신위, 진의…혁신인가 親洪구축인가

[스페셜경제=김은배 기자]당 쇄신을 지상과제로 탄생한 자유한국당 혁신위원회가 출범 첫날부터 고성이 오가는 등 불협화음을 연출한 이후, 혁신선언문에 ‘서민중심경제’같은 핵심문구 선별문제와 ‘박근혜 전 대통령 출당’ 거론 여부 등으로 한 번 더 마찰을 일으키고, 이후 내년 지방선거에 ‘전략공천’을 검토하겠다고 나서면서 당내 계파문제가 재차 고개를 들 조짐을 보이는 등 끊이지 않는 파열음을 내고 있다.


이를 정치권에서는 기득권을 뺏기지 않으려는 친박계와 홍준표 대표의 등판으로 새로운 세력의 태동을 준비하는 친홍계 간의 경쟁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혁신위의 진짜 목적이 당내 세력의 재편을 위한 것이 아니냐는 말까지 당내외에서 공공연하게 나오고 있는 형국이 됐을 정도다.


이에 <스페셜경제>는 혁신위에 이러한 의구심이 제기되는 배경을 들여다보고 이들의 향후 움직임을 예측해봤다.


출범부터 친홍VS친박 구도…내전승리 위한 혁신?
대선참패 한국당 기사회생 키워드 지방선거 대승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10일 ‘지역 민심 파악’이란 미명 하에 ‘시도별 특보단’을 꾸렸다. 당의 기존 운영방침 아래 시도당위원장과 당협위원장 등이 정상 기능하는 상황에서 이례적으로 특보를 만들어 각 지역을 파악해보겠다고 나선 것이다.


이례적인 방침이란 것도 있지만 더 큰 문제는 홍 대표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개최한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총 25명의 특보를 임명했는데 이들 대다수가 홍 대표의 과거 경남도지사 시절 또는 대통령 선거기간을 함께한 최측근들이라는 관측이 나왔다는 점에 있다.


이에 친박(親朴) 등 친홍(親洪)이 아닌 의원들 사이에서 홍 대표의 세력확장을 위한 초석이 아니냐며 반발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 또다시 불협화음으로 번질 가능성을 보이는 대목이다.


洪 발자취에 겹치는 혁신위 행보


같은날 한국당 혁신위가 내년 6월 예정 된 지방선거 공철 룰을 ‘전략 공천’이 가능한 형태로 바꾸는 것을 검토중이란 이야기가 나오면서 이러한 일각의 추측이 좀 더 힘을 얻고 있는 모양새가 돼 가고 있다.


10일 혁신위 관계자 등에서 나오는 이야기를 종합해보면 혁신위는 최근 회의에서 선거승리 확률이 높은 사람을 적재적소에 넣기 위해선 당 대표가 권한을 갖고 있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모은 것으로 관측된다.

구체화된 공천 룰은 혁신위가 혁신안을 공개하겠다고 밝힌 9월쯤 같이 확정 및 공개 될 예정인데 이 시기에 해당 룰의 범위와 관련해 친홍과 친박간의 이견차가 발생할 경우 이들의 불협화음이 또다시 수면위로 부상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또 혁신위는 이에 더해 이념-정책 혁신작업으로 ‘당 정치학교’를 통합 신설키로 결정했다. 아울러 수강 대상으로 지방선거에 출마할 후보자들을 우선적으로 배정할 복안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현대사 문제, 보수이념 교육 등 당의 이념을 현직 의원과 대다수 당의 구성원들에게 의무적으로 교육하겠다는 방침으로 사실상 혁신선언문 발표 과정에서 확정된 당의 이념 설정에 반대를 표명한 의원들의 입지를 약화시키는 데 영향을 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이렇듯 홍 대표에게 힘을 실어주는 전략공천이 차근차근 진행 돼 내년 지방선거에서 유효타로 적중할 경우 명실공히 홍 대표를 주축으로 한 새로운 세력이 한국당의 주력 계파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예상된다.


혁신위의 존재가 진정한 혁신의 기치를 지키기 위한 것이라기보다 한국당내 기류를 새로운 세력으로의 재편하는 데 그 목적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되는 이유다.


(사진제공=뉴시스)


저작권자 © 스페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