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은배 기자]국민의당이 8·27 전당대회 안철수 전 대표 출마선언을 두고 친안(親安)계와 비안(非安)계로 나뉘어 당권을 둘러싼 내전양상을 그려가는 9일 문병호 전 최고위원은 “명분이 좋진 않지만 결국 당을 살리려면 답은 안철수 뿐”이라며 안 전 대표 측에 힘을 실어줬다.


문 전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CPBC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김성덕입니다’에 나와 최근 비안계의 안 전 대표 출마 철회 촉구에 대해 “(안 전 대표는) 구국차원에서 결단한 것이다. 이해해줄 것을 부탁드린다”며 이같이 말했다.


당초 당 대표 선거 출마 의사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 문 전 최고위원은 안 전 대표의 출마 이후 그에게 조력하는 노선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전 최고위원은 앞선 19대 대통령 선거에서도 안 전 대표를 도운 바 있다.


문 전 최고위원은 “안 전 대표가 출마한 것이 명분이나 모양이 좋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하면서도 “당이 위기에 있어 당을 살리고, 문재인 정권이 안보나 경제 문제에 대해 신통한 해법을 못 내놓고 있어 위기가 올 것이라 판단(해 출마를 선언한 것)”이라고 피력했다.


그는 “여의도 정치에 명분이나 모양이 중요”하다면서도 “국민의당을 지지하는 당원, 국민들은 당을 누가 살릴 수 있냐, 누가 당 대표가 돼야 지방선거에서 승리할수 있냐가 중요 관전 포인트”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관점에서 보면 안 전 대표가 적임자가 아니냐고 생각하는 당원이 다수”라며 “(안 전 대표 출마 반대 기류는) 대체로 여의도가 가장 심하고 평당원으로 갈수록 적다”고 주장했다.


천정배·정동영 견제 “민주당 딱지 떼기 힘들 것”


문 전 최고위원은 정동영 의원과 천정배 전 대표 등 비안 전선을 구축하고 있는 앞선 출마 선언자들에 대해 공세를 펼치기도 했다.


그는 “두 분 다 제가 가장 존경하고, 한국 정치에서 혁신적인 훌륭한 정치인”이라고 호평하면서도 “국민의당이 부활하고 지방선거에서 승리하고 집권하기 위해 극복해야 할 세 가지 프레임엔 좀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국민의당은 ‘민주당 2중대’, ‘호남당’, ‘낡은당’ 이라는 프레임에서 벗어나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당내에서 당 대표 외 다른 중요 역할을 하는 것이 좋지 않겠다 생각된다”고 말했다.


문 전 최고위원은 “국민이 봤을 때 두 분 중 한명이 되면 국민의당을 민주당과 차별화된 독자적인 당으로 봐줄까 싶다. 민주당 흔적을 지우기 어려울 것”이라며 우려했다.


그는 “두 분이 말하는 혁신 개혁도 민주당 또는 진보진영에서 나온 개혁안들”이라며 “맞는 말이지만 지금 국민의당이 나아가야할 길과는 거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그는 “국민의당은 호남 유권자가 지지해줘서 탄생했다”고 강조하면서도 “그렇지안 호남 유권자는 비호남권 지역에서도 지지받는 후보를 지지한다. 안철수가 대선 실패한 것도 비호남권에서 지지를 못 받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민의당은 앞으로 호남을 중시하면서도 비호남권에서 지지를 얻어야한다”며 “이걸 하기 위해서는 안철수가 (당 대표) 되는 것이 훨씬 낫지 않겠느냐 평가한다”고 밝혔다.


문 전 최고의원은 또 “두 분은 그간 누구보다도 많이 혁신했고 젊은 정치인보다 개혁적인 부분이 있다”고 정 의원과 천 전 대표를 추켜세우면서도 “그런데 국민들이 보기에는 올드한 정치인 이미지가 있다. 우리 정당은 신생이고 프론티어 정당이다. 젊음, 새로움을 보여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안철수가 더 적임자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다만, 문 전 최고위원은 안 전 대표가 당 대표 선거에서 과반 이상의 표를 얻을 가능성을 묻는 질문엔 예단하지 않겠다면서도 희망적인 전망을 내놨다.


그는 “속단 할 수 없고 낙관할 수 없다. 지금 선거가 팽팽한 구도로 가고 있고 결선투표 도입이 불리하다는 평도 있는데 저는 이게 안철수가 과반 득표할 촉매제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전망했다.


이어 “안철수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1차 투표에서 결속력을 보여주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한편, 문 전 대표는 정 의원과 천 전 대표간의 단일화가 거론되고 있다는 보도내용에 대해선 “(단일화) 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본다”고 답했다.


그는 “결선투표가 도입됐기 때문에 셋이 경쟁하다가 1등과 2등이 결선하면 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어 “국민의당은 그간 노선투쟁을 너무 안했다”며 “이번 전대를 통해 세 명이 각자 노선과 비전을 내놓고 당원이 평가하는 치열한 경쟁의 장이 되면 좋겠다”고 두 의원간의 단일화를 경계했다.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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