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인터뷰]‘파이오니어’ 양연정 대표, “트럼프 이용…해외투자 추천”

유민주 / 기사승인 : 2017-07-12 10:4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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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3년, 미국 랠리에 올라타라”

▲미국 헤지펀드 전문 자산운용 회사 '파이오니어(샌프란시스코 현지 법인)' 양연정 대표. 그는 투자자들에게 "신흥국 ‘몰빵 투자’가 아니라 선진국 ‘분산투자’가 정답"이라고 조언했다.


[스페셜경제=유민주 기자]저금리 시대가 계속 이어지면서 투자자들은 예금을 미루고 있으면서도 확실한 정보와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국 투자자들에게 ‘미국 투자’를 권하는 전문가가 있어 이목이 쏠리고 있다. 실리콘밸리 투자 전문가 ‘파이오니어’ 양연정 대표다.


양 대표는 트럼프 시대를 맞이한 미국에 대해 분석하고 정확한 데이터를 구축했다. 특히 그는 투자자들에게 트럼프를 이용할 것을 강조했다.


특히 앞서 양 대표는 지난 3월 ‘앞으로 3년, 미국 랠리에 올라타라’는 책을 펼치면서 미국경제와 미국투자에 대해 아낌없는 조언을 건넸다. 그는 “트럼프 시대는 위기가 아니라 기회”라면서도 “미국은 저평가된 우량주”라고 진단했다.


이에 <스페셜경제>가 양 대표를 만나 트럼프 시대를 맞이한 미국에 대해 진단하고 한국투자자들에게 진심이 담긴 투자 전략을 권하는 이유를 들어봤다.


美 주식시장 시총, 전 세계 주식시장의 50% 차지


“트럼프 경기 부양책, 선진국 미국 경제지지 한다”


Q. <앞으로 3년, 미국 랠리에 올라타라> 저서를 간단히 소개한다면


지난 30여 년간 한국 투자자들에게 해외 투자는 대개 ‘흑역사’로 기억된다. 그 이유를 ‘신흥국 몰빵 투자’와 ‘투자 정보 부족’ 두 가지라고 본다. 이에 두 가지 이유와 정확히 반대되는 미국 투자를 추천하기 위해 집필을 시작했다.


미국 주식시장의 시가총액은 전 세계 주식시장의 50%로 조사됐다. 그러나 한국 투자자들은 ‘해외 투자’라고 하면 중국, 베트남, 브라질 같은 나라만을 떠올린다.


미국은 전 세계 주식시장의 절반을 차지할 뿐만 아니라 가장 혁신적인 국가이며, 정보가 가장 풍부하고 투명하게 공개되는 곳이다. 게다가 달러화는 글로벌 안전자산으로서 위기에 따른 보험 역할도 한다.


Q. 트럼프 시대의 미국을 저평가된 우량주로 표현했다. 왜?


올해 상반기의 미국 증시의 랠리가 이미 어느 정도 증명한 사실이 아닐까? 연초만 해도 많은 사람들은 예측 불가능한 트럼프가 대통령이 됐기 때문에, 미국 투자는 모험이 아닐까 걱정했었다.


하지만 냉정한 투자자의 관점으로 보면, 지금이야말로 미국 투자에 뛰어들 적기라고 말했고, 트럼프를 적극 이용하라고 조언했다. 이후 6개월 간 수많은 위기설과 불안감에도 불구, 미국 증시는 10% 가까이 올랐다.


우량주는 말 그대로 좋은 회사의 주식이다. 상반기 미국 시장 상승의 원인은 완전 고용에 가까운 실업률, 기업 실적 호조, 트럼프의 정책에 대한 기대감, 나아가 美 연준의 완만한 긴축 기조 등이 올해 증시 상승의 원인으로 꼽힌다.


또한 장기적으로도 실리콘 밸리를 주축으로 한 기술 혁신과 셰일 가스 등 신(新)에너지 사업으로 인한 제조업의 부활 등 미국 경제의 잠재 성장률이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


Q. ‘앞으로 3년’ 시점을 특별히 정한 이유가 있나?


투자자 입장에서 랠리에 대한 확신이 강한 시점이다. 트럼프 정부의 보호무역과 이민제한 등이 장기적인 성장성을 저해할 수 있지만, 적어도 향후 3년간은 미국의 견조한 펀더멘털과 트럼프의 경기 부양책이 미국 경제를 지지할 것.


특히 단기적으로 트럼프는 규제 완화, 감세 등 친성장-친기업적 정책에 올인하고 있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앞으로 3년’의 기회를 이용하면 된다고 본다.


경제서인데 트럼프에 대한 이야기가 많다. 트럼프가 미국 ‘저평가’의 주요 원인이기 때문이다. 생각해보면, 트럼프의 돌발 행동과 거친 언행 때문에 미국 경제의 강한 펀더멘털이 한국 투자자들에게 객관적으로 평가 받고 있지 못하다고 판단했다.


또한 정치환경이 금융시장 등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개인적인 호기심이 크다. 이런 가운데 제이피모건, 핌코 등 금융기관 같은 민간 금융기관과 함께 세계은행과 국회 정무위원회 정책비서관으로 근무하면서, 금융은 기본적으로 규제의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으며, 예산, 통화, 외환 정책이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배웠다.


따라서 정치, 정책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경험을 통해 배웠고, 이를 시장 분석에 이용하려 노력하고 있다.


Q. 책에 등장하는 스탠퍼드, 버클리 교수와 미국 현지 투자 전문가들과의 인터뷰 과정은 어땠나.


스탠퍼드 대학의 찰스 리(Charles Lee), 대럴 더피(Darrell Duffie) 교수는 스탠퍼드 대학에서 30년 이상 강의를 해온 세계적인 금융 전문가들이다.


스탠퍼드 경영대학원 재학 시절 이 분들께 글로벌 분산 투자의 장점을 배웠고 이를 한국 투자자들과 공유하고 싶다는 생각에 2016년부터 인터뷰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인터뷰는 영상 촬영으로 진행되었는데 프로젝트 출범 당시에는 글로벌 투자에 대한 다큐멘터리 제작을 추진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출판으로 방향을 정하면서, 영상 자료를 활자화 해 책에 수록했다. 버클리 대학의 샘 올레스키(Sam Olesky) 교수는 내가 버클리 학생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프로젝트의 취지에 공감해 현지의 수많은 헤지펀드 매니저들을 소개시켜 주는 등 집필에 큰 도움을 주었다.


Q. 미국 현지 전문가들이 한국의 해외투자에 대해 관심을 갖는 이유는 무엇인가?


한국 투자자들이 해외 투자에 너무 소극적이기 때문이다. 이는 비단 한국 뿐 만의 현상은 아니고, 전 세계 모든 투자자들은 국내 투자만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자신이 잘 안다고 생각하는 대상에만 투자하기 때문인데 이를 ‘홈 바이어스(Home Bias)’라 한다.


최근에는 글로벌 투자 인프라가 개선되면서 전 세계 거의 모든 나라들이 해외 투자를 늘리는 추세인데 유독 우리나라만큼은 해외 투자의 규모나 증가 속도가 뒤처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를 두고 찰스 리 교수는 “한류를 보면 전 세계에서 가장 창의적인 한국 사람들이 투자는 참 보수적이다”며 놀라워했다.


Q. 한국 투자자들이 해외 투자에 소극적인 까닭은?


해외투자에 대한 부정적인 경험. 가깝게는 2005-2006년의 중국 펀드, 이전에는 닷컴버블, 외환 위기 등을 겪으며 한국 투자자들은 해외투자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다.


주변에 해외투자를 해서 돈 번 사람들이 없다는 이야기들을 많이 하시는데, 이는 전략이 잘못되어서라고 본다.


신흥국 중심의 집중 투자가 문제였고, 선진국 중심의 분산투자로 간다면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수익이 가능할 것이다.


▲양 대표는 학창시절 공학도의 길을 꿈꾸며 경기과학고등학교/KAIST 전자공학과를 졸업하였으나 우연한 기회로 금융공학 분야에 입문. 지난 2005년 이후 지금까지 한국, 홍콩, 그리고 미국에서 채권 트레이딩과 자산 운용 분야에서 일했다. 주로 외환과 채권 파생상품 거래를 담당하면서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위기를 시장 한 복판에서 경험했다. 그는 관련 경험을 발판으로 2009년에는 국회 소속으로 파생상품 조사와 금융 관련 입법 업무를 담당하기도 했다.

Q. 트럼프 시대 미국… 어떻게 예상하는지?


앞으로 경제 정책, 탄핵 이슈와 국제 관계에 있어 트럼프의 전략과 언행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대통령 출마 선언, 유세, 당선, 취임 후 현재까지 트럼프는 변하지 않았다. 여전히 직설적이고 돌출된 발언을 즐기며, 상대를 압박하고 혼란스럽게 하는 협상 전략을 구사하나다.


사람은 원래 잘 변하지 않고, 같은 전략으로 사업과 정치에서 어마어마한 성공을 거둔 트럼프이기 때문에, 성공이 증명된 본인의 전략을 바꾸는 것 또한 힘들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이런 언행이 불편하다고 해서 섣부른 탄핵이나 위기설을 예상해서는 안 된다. 미국은 대통령 한 사람이 좌지우지 할 수 있는 시스템이 아니다.


주 정부와 의회의 협조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에 트럼프의 극단적인 정책이 실행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 취임 이후 의료 보험 개혁이나 이민 장벽 등의 공약이 완화, 연기되고 상대적으로 실행이 쉬운 감세와 규제완화에 트럼프가 집중하는 이유다.


Q. “한국 투자자들이여, 트럼프를 이용하라”가 책의 주요 메시지인 것 같다.


맞다! 책 띠지의 카피가 제 의도를 아주 잘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면담한 샌프란시스코의 한 헤지펀드 매니저가 한 말이다.


그는 “난 트럼프와 개인적으로 1초도 마주하고 싶지 않아요. 하지만 그가 내 주식 가격을 올려줄 사람이란 것은 압니다”라고 했다.


이어 저는 “미국과 트럼프 경제가 가진 여러 가지 문제점을 간과하는 것이 아니라, 투자자 입장에서 현재 미국이 투자 대상으로서 가지는 기회를 십분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Q. 트럼프를 잘 이용하려면 어떤 전략이 통할까?


트럼프는 협상 테이블에 앉을 때 상대의 객관적인 협상력과 함께 협상 대상으로서의 ‘깜’이 되느냐를 판단한다. 그는 <거래의 기술>에서도 “아무리 체구가 작은 조련사도 채찍을 휘두르며 당당히 나가면 엄청난 덩치의 사자도 제압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대선과정에서 중국은 트럼프의 원색적인 비난에도 불구 “네가 때리면 나도 때린다”는 자세로 카운터 펀치를 날렸고, 현재 여러 문제에 대해서 애매하지만 ‘강대강’ 공조 체제를 표면적으로나마 추진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만일 트럼프가 경상수지 적자를 문제 삼는다면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는 한미 FTA 때문이 아니라 신흥국의 제조업 경쟁력이 높아진 큰 그림에서 비롯된 것”이라 설명해야 할 것이다.


또한 미국이 상대적 우위에 있는 서비스 부문에서 흑자를 기록하고 있으며, 한국이 미국의 1위 무기 수입국임을 당당히 밝히며 협상을 주도해야 한다.


준비된 콘텐츠를 가지고 당당히 협상에 임한다면,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는 기회도 반드시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Q. 올 하반기 경제 전망과 투자 추천 간단히 설명한다면?


미국 현지 투자 전문가들은 2017년 하반기에도 경제 성장과 자산 가격 상승이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상반기 주가 상승 후 밸류에이션 부담은 있지만 경제지표와 기업실적이 호조를 보이고 무엇보다도 위험 선호 투자 심리가 회복되면서 신흥국 등 위험 자산 투자까지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연초에 위험 요인으로 여겨졌던 미 연준의 급격한 긴축이나 유가 불안, 유럽의 정치 변동성이 상당히 완화된 것도 호재로 작용한다. 다만 상반기와 달리 하반기에는 국가별, 산업별 차별화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상반기 시장은 베타 수익이 나는 시장이었다면 하반기는 알파 수익에 집중하는 전략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Q. 마지막으로 이 책이 본인에게 갖는 의미는 무엇인가


내가 만나본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불안감’과 ‘정보 부족’에 대해 이야기 한다. 평균 수명은 늘어나는데 고용은 불안하고 금리는 낮다.


투자에 대한 광고는 넘쳐나지만 믿을 수 있는 정보는 적으며, 특히 일반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접근하기조차 어렵다.


게다가 내가 처음 금융 시장에 들어왔던 2000년대 중반만 해도 투자 전략과 상품 정보는 고액 자산가들과 기관 투자자들이 독점하다시피 했다.


하지만 현재 금융 콘텐츠, 인프라의 발전과 ETF 같은 신종 상품의 개발로 일반 투자자들도 운용 전략을 충분히 이해하고 실행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고 생각다.


이른바 ‘투자의 민주화(democratization)’라 부를 만 하다. 책을 통해 이런 시대의 변화를 알리고 싶었다.


금융인으로서 신의성실의 원칙과 실리콘 밸리의 혁신의 정신을 결합하는 것이 내가 추구하는 신금융의 철학이다. 한국 투자자 분들께 미국 투자가 하나의 대안으로 진지하게 받아들여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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