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감몰아주기로 13살 아들, 편법 승계 도왔다’

[스페셜경제=황병준 기자]지난 1963년 국내 최초로 라면을 출시해 현재까지도 소비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국내 대표 식품기업 삼양식품. 하지만 최근 삼양식품이 오너일가의 일감몰아주기를 통한 내부거래로 부(副)를 축적했다는 의혹에 휩싸이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또한 오너일가에 대한 일감몰아주기부터 내부거래를 통해 이른바 통행세 논란까지 확대되고 있어 식품기업 삼양의 신뢰도에 치명타를 안겨주고 있다.


여기에 삼양식품의 최대지주회사인 ‘SY캠퍼스’ 역시 페이퍼 컴퍼니 논란에 휩싸이면서 편법 승계 의혹까지 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의혹에 중심에 놓인 삼양식품은 지난 4월 자사 라면 제품의 가격을 5.4% 인상하면서 소비자들의 지갑을 무겁게 하면서도 오너일가의 배는 불리고 있다는 비난을 면하기 힘들어 보이다. 이에 <스페셜경제>가 오너일가를 배불리고 있는 삼양식품의 비밀곳간을 살펴봤다.


국내 대표적인 식품종합기업 삼양식품이 오너 일가에 회사 일감을 몰아줬다는 의혹에 휩싸이면서 소비자들의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다.


지난 10일 <jtbc 뉴스룸>에 따르면 삼양식품은 라면을 제조하는데 있어 원료와 포장지, 박스에 이르기까지 오너일가의 계열사들로부터 공급받으며 일감을 몰아주고 있다고 의혹을 불러일으켰다.


삼양식품의 라면 스프원료는 ‘와이더웨익홀링스’가 공급하고 있으며 포장지는 테라윈프린팅, 라면박스는 프루웰과 알이알이가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기업은 삼양식품 오너인 전인장 회장 또는 부인 김정수 사장이 대표이사로 자리하고 있는 회사들이다.


오너일가 ‘내부거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와이더웨익홀딩스의 대표이사는 김정수 사장이며, 박스를 전문적으로 제작하는 프루웰의 대표는 전인장 삼양식품 회장으로 강원도 원주시 삼양식품공장으로 주소가 돼 있다. 알이알 역시 김정수 사장이 대표자로 되어 있다.


지주사 ‘SY캠퍼스’ 페이퍼컴퍼니(?)…사측 “유령회사 아냐”


스프 원료, 포장지, 박스…오너 일가 통행세 받고 공급 의혹


문제는 이들 기업이 삼양식품에 납품하는 가격이 경쟁업체보다 비싸다는 의혹이다. 해당 매체에 따르면 일부 상자 가격은 경쟁업체와 비교 했을때 20% 가량 비싼 것으로 나타났으며 일부 야채 가격 역시 20~30% 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나 일감을 몰아준 것 아니냐는 의혹에 휩싸이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불필요한 계열사를 만들어 일감을 몰아주기 있으며, 오너일가가 다수의 지분을 바탕으로 이익을 발생시키고 있다”며 “실질적인 역할이 없이도 거래단계에 끼워 넣어 통행세를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삼양식품의 한 관계자는 <스페셜경제>와의 전화통화에서 “내부적으로 생산하는데 있어 해당 업체를 추가적으로 끼워 넣은 것이 아니고 생산 과정에 꼭 필요한 업체들이다”며 “해당 4개사 중 협력사인 테라원프린팅을 제외하면 거래 금액은 200억원이 채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한 이 관계자는 “프루웰 박스가 다소 비싸다는 사실은 인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 설비개선을 통해 품질을 높이는 작업을 펼쳤다”며 “제품의 원활한 납품을 위해 해당 업체를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감몰아주기 논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삼양식품을 지배하는 내추럴삼양이 전체 지분의 33.26%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인장 회장이 2.82%, 김정수 사장이 4.02%, 전인성이 3.69%, 전병우가 0.40%를 보유하고 있고, 비글스가 1.66%를 보유하고 있다. 최근 전 회장은 모친의 주식을 장내 매수하면서 지분율이 다소 상승해 지분구조에 변화가 감지됐다.


전 회장은 이를 통해 2.82%에서 3.13%로 지분율이 늘어났으며 지난 2010년 1.15%에 7년 동안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내추럴삼양의 지분율을 살펴보면 김정수 사장이 42.2%로 가장 많은 주식을 보유하고 있으며 전인장 회장과 SY캠퍼스가 각각 21.0%, 26.9%를 보유하고 있다. 또한 자기주식이 9.9%를 갖고 있다.


‘SY캠퍼스’는 전인장 회장의 장남 전병우씨가 100% 지분을 갖고 있는 개인회사로 그동안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종합하면 삼양식품의 최대주주는 네츄럴삼양이며, 네츄럴삼양은 오너일가의 가족이 전체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사실상 오너 3세가 운영하는 회사의 지배를 받는 셈이다.


SY캠퍼스=유령회사(?)


여기에 전병우씨가 운영하는 개인 회사 SY캠퍼스가 유령회사라는 의혹이 불거졌다. 사실 SY캠퍼스의 페이퍼컴퍼니 의혹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SY캠퍼스는 지난 2007년 비글스란 이름으로 세워졌다. 당시 전 씨는 13살이었다. 전 씨가 비글스를 설립하자마자 연 100억원대의 매출을 올렸다.


전 씨가 SY캠퍼스를 통해 인수한 삼양라면 포장지 생산 회사는 일감몰아주기 논란이 불거지자 2012년 현재의 ‘SY캠퍼스’로 사명을 변경했다.


현재 SY캠퍼스는 서울 강남의 오피스텔 한 칸에 사무실을 쓰고 있지만 회사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지 않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비글스 역시 예전 서울 목동의 한 찜질방에 위치해 있었지만 찜질방 직원들 역시 비글스의 실체를 알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1년 전 씨는 미성년자 신분에도 평창올림픽이나 신제품 출시 같은 호재 때마다 삼양식품의 주식을 사고팔아 수십억원의 차익을 거뒀다.


삼양USA, 북미 100년간 ‘독점계약’…1조원대 소송 진행 중


삼양식품 지주사 ‘SY캠퍼스’…전신 비글스 설립당시 13살


지난해 3500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린 삼양식품의 사실상 지주회사로 통하는 SY캠퍼스는 보유 지분 가치로만 수백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양식품은 현재 원주운수(72.31%), 프루웰(79.87%), 삼양티에이치에스 100%, 에코그린캠퍼스 48.49%, 삼양베이커탱크터미널 50%를 보유하고 있다.


삼양USA 100년간 독점계약


삼양식품이 지난 1980년 미국 현지법인으로 설립한 삼양USA가 최근 삼양식품에 1조원대 소송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jtbc 화면 캡쳐>

삼양식품은 지난 1997년 삼양USA에게 100년 동안 북미 영업권을 보장해주겠다는 계약서를 썼다. 이 계약서에는 고 전종윤 창업주와 둘째딸 전문경 삼양USA사장이 서명한 것으로 계약기간은 100년이다. 최초 50년 이후 자동으로 50년이 연장되는 것이다. 삼양USA는 지난 1998년부터 전문경 사장이 맡고 있다.


삼양USA는 삼양식품이 판매하고 있거나 새로 출시하는 모든 제품에 대해 북미 지역 유통과 판매를 독점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하지만 최근 삼양USA가 본사인 삼양식품을 상대로 미국 캘리포니아 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양USA는 삼양식품이 자신이 독점하던 북미지역 판매권을 일방적으로 해지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삼양USA는 삼양식품이 2007년부터 자신들의 허락 없이 미국에 라면을 수출하거나, 신제품을 지연시켜 보내주는 등 고의적으로 영업을 방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삼양식품 관계자는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지난 1997년 말에 해당 계약을 체결한 것은 맞다”며 “하지만 삼양USA에 지나치게 유리한 계약이어서 내용을 수정하려 했지만 거부당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해 1월, 삼양USA가 손해배상을 청구해 계약해지를 선언했다”고 덧붙였다.


소송과 별개로 오너가인 삼양USA 전문경 사장은 지난 20년간 올린 매출이 10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불법 증여 논란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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