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세 여아, 신장장애 2급 판정…檢 수사로 원인 밝혀질까?

▲ 최근 대부분의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가 시장 포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탄탄한 브랜드를 구축하고 많은 지역으로 매장을 확대해 성공한 세계 최대 프랜차이즈 한국 맥도날드가 ‘햄버거병’ 등으로 촉발된 각종 악재가 한꺼번에 불거지면서 사면초가 위기에 빠지게 됐다.

[스페셜경제=최은경 기자]최근 대부분의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가 시장 포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탄탄한 브랜드를 구축하고 많은 지역으로 매장을 확대해 성공한 세계 최대 프랜차이즈 한국 맥도날드가 ‘햄버거병’ 등으로 촉발된 각종 악재가 한꺼번에 불거지면서 사면초가 위기에 빠지게 됐다.


한국맥도날드는 최근 해당 브랜드 햄버거를 먹고 신장장애 2급 판정을 받은 첫 피해자가 나타난 데 이어 유사한 증상이 있었다는 추가 고소까지 이뤄지면서 검찰 조사를 받아야하는 신세로 전락했다.


이어 소비자들 역시 자신도 덜 익은 패티가 든 햄버거를 구매한 경험이 있었다며, 커뮤니티에 사진을 올리는 등 적극적인 제보에 나서고 있다.


게다가 비정규직 문제와 매각 이슈 등 좋지 않은 여론 상황에 따라 맥도날드는 소비자에 대한 신뢰를 완전히 잃고 있는 듯 보인다.


이와 관련, 일각에선 맥도날드 햄버거병 논란이 불거진 이후 햄버거를 찾는 고객의 발길이 뚝 끊기면서, 결국 이번 사태가 업계 전반에 대한 불신으로 번지며 매출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사측, 논란 해명…“해당 일자 위생상태 문제 없었다”


이번엔 “출혈성 장염”, 또 다른 피해자까지…추가 고소


▲ 피해자 아이 어머니는 지난 5일 서울중앙지검에 맥도날드 한국지사를 식품안전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햄버거 공포증 ‘일파만파’


문제가 된 사건은 지난해 9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피해자 가족에 따르면 4살배기 딸은 지난해 9월 24일 오후 3시 30분경 경기도 평택시에 위치한 매장에서 해피밀 세트를 먹었다. 이후 2~3기간 후부터 복통, 구역, 설사 증상이 나타났다.


아이의 건강 상태가 악화되자 중환자실에 급히 입원했고 출혈성 장염에 이어 용혈성 요독성 증후군(Hemolytic Uremic Syndrome, 이하 HUS)’ 진단을 받았다고 피해자 어머니 최은주 씨는 주장했다.


맥도날드 고객센터에 최초 신고된 것은 그해 10월 6일 오후 4시쯤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피해자 여아는 상태가 호전돼 두 달 뒤 퇴원했지만, 건강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다. 결국 신장 기능을 90%가량 잃어 신장장애 2급 판정을 받았다. 현재 하루 10시간씩 복막투석에 의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결국 피해자 아이 어머니는 지난 5일 서울중앙지검에 맥도날드 한국지사를 식품안전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 2부는 이번 사건을 경찰에 내려 보내지 않고 직접 수사하기로 결정했다.


이 가운데 미국 등에선 20여 년 전부터 같은 이유로 패스트푸드 회사와의 소송이 진행되는 경우가 여러 차례 있었다. 하지만 법정에서 햄버거 패티와 HUS 발병 사이에 명확한 인과관계가 증명된 경우는 거의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국내에서 햄버거를 먹고 HUS에 걸렸다고 고소한 것은 최씨가 처음이다.


급급한 해명, 의혹 부인하다 ‘혼쭐’


이에 지난 6일 한국맥도날드 측은 ‘햄버거병’ 사건과 관련해 입장을 발표했다.


맥도날드는 공식자료를 통해 “사건이 발생한 당일 해당 매장의 식품 안전 체크리스트는 정상적으로 기록됐고, 해당 고객이 취식한 제품과 같은 제품이 300여 개 판매됐다”며 “이번 사건처럼 제품이상이나 건강 이상 사례가 보고 접수된 바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맥도날드는 10일 재차 보도자료를 통해 입장을 내놓았다.


맥도날드는 “최근 자사와 관련된 언론 보도가 잦아지면서, 잘못된 정보가 유통돼 소비자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며 “논란이 된 사안의 패티는 소고기가 아닌 국산 돈육으로 만든 제품으로 정부가 인증한 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HACCP) 프로그램으로 적용된 생산시설에서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맥도날드는 “패티에 내장을 섞어 만들지 않고 있다”며 “HUS가 '햄버거병'이라는 용어로 통칭되는 것도 적합하지 않다. HUS를 일으키는 원인은 다양하기 때문에, 특정 음식에 한정지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13일 한국 맥도날드 관계자는 <스페셜경제>와의 통화에서 “검찰 수사가 시작된 이후로 조사 과정을 지켜보는 수밖에 없는 상태”라며 “진행될 조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 현재 시점에서 드릴 수 있는 말씀이 없고 죄송하다”고 설명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맥도날드가 햄버거병 논란에 대해 초반에 잘못을 제대로 인정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 소비자들의 공분을 샀다”며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원인을 규명해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고, 그 결과를 투명하게 밝혀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 맥도날드 햄버거병 논란이 불거진 이후 햄버거를 찾는 고객의 발길이 뚝 끊기고 있는 상태다.

연이은 고소, ‘햄버거병’ 논란 더욱 거세지나?


최근 햄버거를 먹은 뒤 출혈성 장염 상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추가 피해자가 또 나왔다.


황다연 변호사에 따르면 A군의 어머니는 이날 자신의 아들이 ‘햄버거패티’가 포함된 맥모닝세트를 먹고 출혈성 장염의 상해를 입었다며 맥도날드 측을 고소했다.


A군은 지난 5월17일 오전 9시께 서울 송파구에 있는 맥도날드 잠실역점에서 햄버거패티 등이 포함된 맥모닝세트를 먹었다. 이후 복통을 호소하고 하루에도 수십 번 설사를 하는 등 고통을 겪었다고 전했다.


특히 5월 19일부터 A군은 혈변을 시작했고, 점점 혈액 양이 증가하는 양상을 보여 같은 날 종합병원 응급실에서 진료를 받은 뒤 증세가 호전돼 퇴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네티즌들은 이번 사건에 대한 정확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며 안타깝다는 분위기다.


맥도날드 해명에도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조사가 제대로 이뤄져서 문제가 있다면 아이에게 정확하게 피해보상을 해라”, “햄버거 이젠 못 먹겠다”, “안타깝다”, “철저한 조사로 진실규명 원한다”, “다른 브랜드 들은 문제 없나” 등의 반응을 보였다.


‘햄버거병’ 대체 무엇인가?


현재 소비자들 사이에선 ‘햄버거병’이라 불리는 ‘HUS’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HUS는 장출혈성대장균감염증의 일종으로 신장이 불순물을 제대로 걸러주지 못해 체내에 쌓이면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급성신부전 등의 합병증으로 일부의 경우 사망까지 이르게 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사망률은 발생 환자의 5~10%로 알려졌지만 아직 적절한 예방법·치료방법은 없으며, 신장기능이 손상된 경우, 투석, 수혈 등의 조치가 이뤄지는 게 정석이다.


특히 이 병은 5세 이하 어린이와 75세 이상 노인에게 특별한 주의가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전적 요인도 있지만 가족력이 있다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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