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여당 의원들이 추경 논의의 중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이날 전체회의는 야당 의원들의 불참으로 시작 20여 분만에 산회됐다.

[스페셜경제=김영일 기자]더불어민주당이 자유한국당의 반대에도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협조를 얻어 시작하려 했던 일자리 추가경정예산안(추경안) 심사가 29일 첫날부터 차질을 빚게 됐다.


추경안 심사를 위한 국회 상임위원회별 첫 회의가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불참으로 안건 상정도 하지 못한 채 무산된 것이다.


국회 정무위원회는 이날 추경안 심사를 위한 첫 회의를 열었으나 한국당 이진복 위원장을 제외하고 한국당과 국민의당, 바른정당 등 야3당 의원들이 전원 불참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추경의 시급성 등을 강조했지만, 이진복 위원장은 야당 의원들의 불참을 지적하며 “여야 의원들 간의 의견이 서로 달라 참석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간사 간 협의를 진행해 추후 다시 일정을 잡는 것이 좋겠다”며 산회를 선포했다.


이날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도 추경 논의를 위한 회의 일정이 예정돼 있었으나, 야당 의원들은 불참은 물론 위원장인 한국당 신상진 의원까지 불참하면서 회의 자체가 무산됐다.


민주당 “한국당이나, 국민의당이나 뭐가 다르냐”


민주당은 추경안과 관련한 13개 상임위에서 한국당을 제외하고 자당과 국민의당, 바른정당이 위원장을 맡고 있는 8개 상임위를 중심으로 추경 심사에 착수할 계획이었다.


한국당은 당초부터 추경 심사 논의에 불참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고, 협조할 뜻을 내비친 바른정당은 이번 주에는 인사청문회에 집중하고 내주부터 본격적으로 추경 심사에 참여하겠다는 입장이다.


바른정당과 함께 협조할 뜻을 내비쳤던 국민의당은 인사청문회가 종료되고 내각이 구성된 이후 추경을 논의하겠다는 입장으로 선회했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바른정당과 민주당은 추경 심사에 나서기로 하고 추경 열차에 올라탔는데, 국민의당은 추경 열차에 한발 걸치고 출발을 지연시키고 있다”면서 “국민들은 국민의당이 지난 21일 이번 주에 추경 심사에 돌입하겠다고 한 약속을 똑똑히 기억한다”며 목청을 높였다.


이어 “국민의당이 (문준용 제보 조작 파문으로)진정으로 국민에게 석고대죄 하는 심정이라면 지금 해야 할 일은 추경 심사를 방해할 때가 아니라 솔선수범하는 것이 국민에 대한 도리”라고 비난했다.


박홍근 원내수석부대표 또한 “국민의당은 지난주에 이번 주 화요일, 수요일부터 추경 심의를 하겠다고 공개적으로 언급한 바가 있는데, 이제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달라”며 “추경을 심사조차 안하겠다는 한국당이나, 인사청문회가 끝나고 나서야 논의할 수 있다고 하는 국민의당이 도대체 무엇이 다른 것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질타했다.


국민의당 “민주당 언론플레이…옳은 태도 아냐”


이에 대해 국민의당은 민주당의 언론플레이라 반발하고 있다.


최명길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원내대책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여당에서 한국당이 참여하지 않은 상태에서라도 추경안 심사를 시작해 보자는데 국민의당이 동의한 것 마냥 태도를 바꿨다고 말을 한다”며 “이런 식으로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언론플레이로 문제를 풀어가는 민주당의 태도가 상당히 유감스럽다”고 반박했다.


최 원내대변인은 “원내대표 회동이라든지 정책위의장, 원내수석 간 회동에서도 한국당을 배제하고 추경 심사를 시작하자고 합의한 적이 없다”면서 “정치개혁특별위원회와 국회 운영위원회, 예산심사 등에서 특정 정당을 왕따 시키듯 빼먹은 상태에서 심사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무의미하고 국회 운영정신에도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최 원내대변인은 이어 “한국당이 계속해서 거부하지 못할 테니 국민의당은 계속해서 설득의 시간을 가져 보자는 것”이라며 “일정 조정이 합의된 바가 없는데, 마치 하려고 했는데 취소했다거나 국민의당이 태도를 바꾼 것처럼 이야기 하는 것 자체가 잘못됐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런 식으로 언론플레이를 하는 것은 옳은 태도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바른정당 핵심 관계자 역시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민주당이 자기들끼리 (상임위별)개의 요구서를 냈고, 상의도 없이 어제 문자로 통보했다”면서 “말로는 추경이 급한 듯이 하면서 (야당에 상의나 협조 요구는)아무것도 안 한다”고 꼬집었다.


<사진제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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