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은배 기자]자유한국당 유력당권주자로 주목받고 있는 홍준표 전 경남지사는 15일 “이 집단(한국당)이 살기 위해선 과거와 단절하고 철저한 외부혁신과 이념으로 무장해야 한다”고 우회적으로 친박계 청산 의지를 피력했다.

홍 전 지사는 한국당 서울시당 이전 개소식에 등장했다. 이는 미국에서 돌아온 후 처음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그는 “YS통해 민주화 단초를 열었던 보수 세력들이 비아냥 대상이 되고 조롱 대상이 됐는데도 그 집단에 속한 사람들은 아직도 미망에 쌓여서 반성도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앞으로도 우리가 살려면 철저히 과거와의 단절을 하지 않고는 살기가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 사이 우리는 대한민국의 가치를 지키는 일을 너무 등한시 해왔다”며 “우리는 타성으로 정치를 해왔고 패당이 이루고 나라를 경영했다”고 재차 친박계를 겨냥해 질타세례를 이어갔다.

홍 전 지사는 “철저한 반성 없인 한국당은 소멸”할 것이라며 “나는 당권에 관심이 없다. 이 당을 제대로 만들어줄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는 “나는 당권을 이미 한번 맡아 본 사람”이라며 “제가 이 무너지고 썩은 정당을 지금 맡아 악역을 할 이유가 어디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최근 인사청문회 하는 걸 보면서 이것도 정당인가, 또 대선을 치르면서 이것도 정당인가 생각을 했다”고 덧붙이며 내부개혁을 촉구했다.

홍 전 지사는 “우리는 잊혀진 세대가 될 가능성 짙어졌다”면서 “대한민국 뇌리에서 잊혀진 세력이 될수 있다. 그래서 좀 더 우리 당원 동지들 새롭게 각오를 다지는 그런 계기가 됐음 한다”고 피력했다.

그는 덧붙여 “지난 대선 때 여러분들이 정말 열심히 해주시고 제가 부족하고 못나서 주사파 정권이 탄생 했다는 것에 대해서는 참 여러분께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홍준표 VS 친박 세력확장 대결구도 주목

한편, 한국당 당권 도전자로는 홍 전 지사 외에 원유철 전 원내대표, 유기준·홍문종·나경원 의원들이 거론되고 있다. 현재 가장 유력한 후보는 지난 대선에서 막바지에 출마결정을 내렸음에도 지지율 2위를 기록하며 당의 입지를 상당부분 회복시킨 것으로 평가되는 홍 전 지사다.

차순위 주자로는 원유철·유기준·홍문종 의원 등 친박(親박근혜) 의원들이 꼽힌다. 작년 4·13 전대에서 이미 입증한 바 있듯 이들의 당내세력은 단연 독보적이다. 홍 전 지사가 당권 도전자 개인으로 봤을 때는 가장 입지가 확고한 것이 맞지만 그간 독자노선을 구축해온 만큼 상대적으로 세력은 빈약하다. 이에 홍 전 지사의 추후 세력 구성에 따라 판세가 크게 바뀔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관련 자유한국당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차기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는 내달 3일 경기도 고양시 소재의 킨텍스에서 개최하기로 했다. 후보자는 이번달 17일 여의도 당사에서 등록할 수 있으며, 이후 19일부터 내달 2일까지 선거운동을 벌일 수 있다.

(사진제공=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