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보험 “정상적으로 운영 중”…알리안츠, ‘ABL 영업현장 로드쇼’ 통한 홍보

▲ 지난 14일 주요 외신 및 중국 안방보험에 따르면 우샤오후이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사진제공=뉴시스>

[스페셜경제=김경진 기자]동양생명과 알리안츠생명을 인수하며 일명 ‘안방본색’ 영업을 이어오던 중국의 안방보험그룹 창업자 우샤오후이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중국 정부 기관에 반(反)부패 표적이 됐다’ ‘개인적인 이유’ 등 온갖 설에 시달리고 있는 안방보험은 업무는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표명했지만 국내 보험업계에서 파란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우샤오후이 회장, 안방보험 키운 1등 공신


지난 14일 주요 외신 및 중국 안방보험에 따르면 우샤오후이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또한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를 비롯한 중화권 매체들은 우 회장이 지난 9일 관련 당국에 연행됐으며 그 이유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우 회장은 현재 안방보험 설립자로, 12년 만에 자본금 기준 중국 1위, 자산 기준 3위 보험사에 오르게 한 안방그룹 경영의 ‘없어선 안 될 존재’다.


▲ 지난 2014년 우 회장은 뉴욕의 유서 깊은 호텔인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을 19억 5000억달러에 구입한 바 있다. <사진=구글 스트리트뷰 화면 캡쳐>

또한 우 회장은 한국의 동양생명, 알리안츠생명 인수뿐만 아니라 글로벌 인수합병(M&A)분야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기도 했다. 지난 2014년 우 회장은 뉴욕의 유서 깊은 호텔인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을 19억 5000억달러에 구입한 바 있다. 이어 벨기에, 한국, 네덜란드 등 각지의 보험사와 은행을 계속 구매하는 행보를 걸어왔다. 아울러 우리은행 지분 4%를 확보해 국내 금융권에서도 영향력이 상당한 편이다.


우 회장의 기업 영업 스타일은 ‘물량공세+해외투자’라고 표현할 수 있다. 자금 출처는 아직까지 명백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안방보험은 지난 2015년에만 1000억 위안(약 16~17조원)이 넘는 자금을 해외에 투자했다. 안방보험그룹 계열 생명보험회사 자산 중 약 60% 정도가 해외자산이다.


특히 저성장·저금리 시대에 역행하는 영업스타일도 눈에 띈다. 글로벌 보험시장은 오는 2021년 새로운 국제회계기준 新IFRS17 도입을 앞두고 있다. IFRS17은 추후 고객에게 돌려줘야 할 저축·연금보험의 액수도 ‘부채’로 취급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보험사들은 연금·저축 상품 등의 판매를 줄이고 있다. 심지어 방카슈랑스(은행점포에서의 보험 판매) 채널에서 상품판매 중지 혹은 점포 철수까지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안방본색’ 영업 스타일이 그대로 투영되는 알리안츠·동양생명은 저축성 보험 판매를 오히려 늘렸다. 업계 관계자들은 “新IFRS17 도입을 앞두고 안방보험의 영업스타일은 우려스럽다”고 우려스러운 시선을 보내고 있다. 반면 알리안츠·동양생명은 “자산운용에서 수익을 내고 있기 때문에 걱정할 것 없다”고 주장한다.


우 회장 이러한 이색 영업스타일은 처음이 아니다. 실제로 안방보험은 중국에서도 일반 은행 상품보다 이율이 높은 상품을 대거 판매해 중국 보험감독 당국으로부터 신상품 출시 금지 및 상품 판매 금지 처분까지 받은 바 있다. <헤럴드경제>에 따르면 안방보험의 2016년 보험료 수입은 약 600억 위안(약 11조원)이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


리더십 부재…안방보험 측 “회사는 정상 운영 중”


우 회장이 진두지휘했던 안방보험의 투자수익이 있었기 때문에 이러한 공격적인 영업이 가능했던 것이다. 안방생명보험과 안방손해보험은 투자수익은 지난 2014년 각각 전년대비 1972%, 304%의 수익률을 보여준 바 있다. 하지만 우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안방보험의 리더십부재에 불이 켜진 것.


1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안방보험의 미국 대변인은 “안방보험의 미국 사업은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뉴욕 랜드마크인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을 콘도로 변환하는 작업 역시 계획대로 진행 중”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대변인은 “우리 포트폴리오를 운영하는 데 전문적인 경영진들을 보유하고 있다”며 정상적인 업무 수행 중임을 거듭 강조했다.


또한 안방보험은 회사 홈페이지를 통해 “우 회장이 개인적인 사유로 업무를 수행할 수 없다”며 “다른 고위 임원들이 우 회장의 권한을 위임받아 직무를 대행해 정상적으로 운영되는 중”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 업계에서는 알리안츠생명이 안방보험의 악재로 당사 설계사와 고객들의 불안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사진=알리안츠생명 홈페이지 캡쳐>

알리안츠·동양생명, 신뢰도에 금?


‘안방본색’을 드러내며 글로벌 보험·은행업계 진출을 겨냥하던 안방보험이 우 회장의 퇴장으로 일각에서는 “안방보험이 무리하게 해외 M&A 등을 통해 자본을 유출시킨 것 아니냐” “중국 당국의 미움을 받은 것” 등 각종 악재가 터져나오고 있다.


이러한 안방보험이 예상치 못한 악재가 시달리면서 국내 알리안츠·동양생명도 빨간불이 켜졌다. 안방보험을 등에 업고 국내 보험업계에서 순위권 진입 및 흑자 전환을 노리던 양사는 그야말로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알리안츠생명은 안방보험 인수 과정이 장기화되면서 보험설계사 등의 영업 이탈 현상이 벌어지기도 했다. 신규 고객 유입, 고객 유지는 물론 설계사들의 불만·불안까지 없애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안방보험의 악재로 업계 일부에서는 당사 설계사와 고객들의 불안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대해 알리안츠생명 관계자는 “14일에 이어 15일도 요스 라우어리어 사장과 순 레이 신임 사장 내정자가 전국 설계사와 만나 질의응답 시간을 가진다”며 “만약 안방보험 관련 질문이 나올 경우 최선을 다해 응대해 설계사들의 불안감을 해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알리안츠생명은 13일부터 26일까지 사명 변경이라는 큰 변화에 앞서 직접 전국 설계사에게 비전과 전략을 알리는 ‘ABL 영업현장 로드쇼’를 진행 중이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이번 안방보험 사태와 관련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 중인 동양생명과 알리안츠생명에 대해 정상적으로 감독업무를 수행하고 있다”며 “현재까지 양사에 대해 보험계약자 보호·재무건전성 등에 영향을 미치는 특이사항은 확인된 바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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