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황병준 기자]북한의 무인기가 우리의 영공에 자유자제로 활보하고 있지만 정작 이를 감지하는 방어망 태세에는 구멍이 뚫린 것 아니냐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 13일 군 당국은 9일 강원 인제 야산에서 발견된 무인기에서 경북 성주의 사드 배치 지역을 촬영한 사진 10여장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무인기가 북한에서 날아올라 사드기지가 있는 성주를 돌아 강원도 인제에 떨어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무인 정찰기의 몸체 길이는 1.8m, 폭 2.4m로에 일본 소니 알파 DSLT카메라와 64기가비트(GB) 메모리, GPS를 장착했다.


군 당국은 지난 2014년 발견된 북한의 소형 무인기보다 이번 무인기의 성능이 크게 향상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또한 지난번과 달리 쌍발엔진을 갖추고 있어 정찰 거리도 크게 늘어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무인기는 군사분계선(MDL)에서 약 270㎞ 떨어진 경북 성주 지역을 촬영한 뒤 북상하다 추락해 인제에서 발견됐다. 이에 따라 500㎞이상 비행할 능력을 갖춘 것으로 보인다. 군 당국은 2014년 북한 무인기의 비행거리는 최소 180~300㎞로 분석한 바 있다.


북한의 무인기가 우리의 영공을 휘젓고 있지만 우리의 탐지망은 정작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전방지역에 집중됐던 정찰 작전 반경이 거의 한반도 전역으로 확대돼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군 관계자는 “현재 운용 중인 지상감시 레이더를 무인기 탐지용으로 전환해서 운용하고 있지만 탐지에 제한이 있다”고 말했다.


육군은 현재 저고도 탐지레이더(TPS-830K)를 운용하고 있지만, 크기가 작은 소형비행체의 탐지 능력은 한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4년 북한의 무인기가 잇따라 발견된 이후 청와대 등 핵심 방호시설을 중심으로 이스라엘제 ‘라다’의 전술저고도레이더를 배치했지만 작전 반경이 넓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군이 개발중인 차기국지방공레이더에 소형무인기 탐지 성능을 추가했지만 실전 배치까지는 2~3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어 북한의 무인기 탐지에 비상이 걸렸다.


▲ 김영우 국회 국방위원장.

바른정당 소속 김영우 국회 국방위원장은 13일 기자회견에서 “국방부와 청와대가 사드 보고누락 등 진실공방을 하는 사이에 북한은 사드가 배치돼 있는 성주 지역을 손바닥 들여다보듯이 보려고 했다”며 “청와대는 이런 문제야말로 진상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런 상황에서 사드 4개 발사대는 창고에서 잠을 자고 있다”며 “우리가 지금 환경영향평가를 운운할 때냐. 2~3년이 걸릴지 모를 환경영향평가를 계속 기다려야 되는 것인지 정말 개탄스럽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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