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려대에서 성적 피해를 폭로하는 대자보가 잇달아 게시되며 논란이 확대되고 있다.

[스페셜경제=김영식 기자]고려대학교에서 성희롱 등 성적 피해를 호소한 대자보가 잇달아 학내에 등장하면서 논란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 한 학과의 학생회 간부를 고발한 대자보가 나붙은 데 이어 이번엔 이 학교 여학생 10여 명의 집단 폭로가 이어졌다.


고려대, 지난달 이어 ‘성희롱 폭로’ 대자보 등장


13일 <아시아경제> 단독보도에 따르면 고려대 안암캠퍼스엔 전날 ‘OO학과 내에서 발생한 강제 추행 및 성희롱 발언들을 고발합니다’란 제목의 대자보가 걸렸다.


성희롱 및 강제 추행 사실이 담긴 해당 대자보는 이 학과에 소속된 십여 명의 17학번 여학생들이 함께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대자보를 작성한 이들은 “B군과 C군이 여 동기들에 대해 몸매나 얼굴을 평가했다”면서 “A양이 자신이 들은 내용을 여 동기들에게 말하며 거리를 두라고 조언했고, 여 동기 사이에서 B군과 C군의 인식이 나빠졌다”고 폭로했다.


대자보에는 이 같은 B군·C군의 여 동기 ‘품평’ 사건을 포함해, 여 학우 강제 추행 및 협박, 모 여자대학교 학생 강간 모의 및 몰래카메라 촬영 모의 등 범죄 수준의 고발 내용들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보도에 따르면 이 대자보에서 B군과 C군은 A양을 자신들에 대한 소문의 진원지로 지목, 지난 12일 A양에게 사실 확인을 위해 전화했다.


글쓴이는 “B군은 과거 C군이 A양과 강제로 성관계를 하려 했던 내용을 과내에 퍼뜨리겠다는 식으로 A양을 협박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해당 대자보엔 B군과 C군이 모 여자대학교 학생을 추행하고 영상까지 촬영하려 한 정황도 담겼다.


여 동기 품평·강제추행·협박·몰카 모의까지


대자보엔 B군과 C군 간 오고간 대화 내용 중 “제2의 하늘XX녀 한 번 만들어봐?”, “조만간 파일XX에 고대남, 모 여대녀 한번 뜨게 해줄게”란 내용도 포함됐다. 또 일부 공개된 카카오톡 대화 내용에서 B군이 A양을 상대로 협박한 정황도 드러났다.


현재 A양은 극심한 스트레스를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해당 학과 일부 17학번 여학생들은 가해자들에 대한 학교 차원의 처벌을 요구하고 있다.


한편, 고려대에선 이처럼 성적 피해를 폭로한 대자보가 지난달에도 내걸린 바 있다. 지난달 16일 한 학과 학생회 간부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는 대자보가 학내에 게시돼 한 차례 홍역을 치른 것이다.


‘△△학과 부회장의 사퇴를 요구합니다’란 제목의 해당 대자보엔 지난 4월 18일 여 학우들과 함께 한 술자리에서 해당학과 부회장이 피해자에게 ‘키스·성관계를 해도 손해는 아니지 않냐’는 성적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학생회 간부는 성적 수치심을 유발할 만한 내용의 말을 하거나 피해 여학생의 가슴을 만지는 듯한 행동을 보이기도 했다.


당시 이 학과 부회장은 피해 여 학우에게 사과문을 보내면서 사건이 일단락됐다.

[사진=고려대학교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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