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논란’ 최호식 회장, 공든 탑 무너지나?

[스페셜경제=선다혜 기자]국민적인 사랑을 받은 치킨 프랜차이즈 ‘호식이 두 마리 치킨’이 오너 리스크에 휩싸였다. 호식이 두 마리 치킨 최호식 회장이 여직원을 성추행 했다는 논란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서울 강남 경찰서는 ‘호식이 두 마리 치킨’에 근무하고 있는 20대 여직원 A씨가 최 회장에 성추행을 당했다며 고소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3일 오후 6시께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일식집에서 최 회장과 단둘이 식사를 했고, 그 자리에서 최 회장이 자신을 끌어안는 등 강제적인 신체 접촉을 했다고 주장했다.


물론 최 회장을 고소한 여성 A씨는 고소 이틀만인 5일 오후 5시30분께 A씨 측 변호인을 통해 고소 취소장을 경찰에 제출했다.


하지만 이번 사건으로 인해 호식이 두 마리 치킨의 브랜드 이미지 실추는 막을 수 없게 됐다. 특히,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호식이 두 마리 치킨’에 대한 불매운동이 불거지면서 가맹점들이 받는 타격은 상당히 큰 것으로 알려졌다.


한 가맹점주는 “가맹점의 문제도 아니고 본사 회장의 개인적인 실수로 인해서 왜 가맹점들이 피해를 봐야하는 지 모르겠다”며 “이번 일로 인한 매출 타격이 적지 않은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잘못은 오너가 책임은 가맹점이 진다?
‘해결책’은 없고 문 닫는 가맹점 속출


호식이 두 마리 치킨처럼 오너의 잘못으로 인해 가맹점들이 타격을 입는 일은 한두 번이 아니다. 지난해 미스터피자 역시 회장의 경비원 폭행 사건으로 인해서 가맹점들이 줄줄이 문을 닫는 사태가 발생했다. 당시에도 온라인 등을 통해 미스터피자 불매 운동이 일어났고, 가맹점들이 이 여파를 이겨내지 못했다.


당시 사건 이후 반년 만에 가맹점 60곳이 문을 닫고 매장당 매출 평균도 30% 이상 감소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정작 문제를 일으킨 본사 측의 지원이나 보상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이처럼 가맹점들은 본사의 이미지를 통해서 장사를 하는 만큼 본사나 오너에 대해 불미스러운 사건이 발생했을 때 타격은 만만치 않다. 더 큰 문제는 이런 문제들이 발생했을 때 가맹점주들을 위한 대비책이 전혀 마련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때문에 이번 사건으로 인한 피해를 본 몇몇 가맹점주들 사이에서는 “폐업하거나 매출이 줄 경우 본사가 손해배상을 해야 한다”는 말도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브랜드 이미 실추로 인해서 가게 문을 닫게 되면 가맹점주들의 경우는 그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을 뿐만 아니라 보상을 받을 방법도 마땅치 않은 게 현실이다.


현행법상 경영진의 일탈 행위로 가맹점이 손해를 입더라도 이를 입증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보상을 받기도 쉽지 않다. 더욱이‘을’의 입장에 놓인 가맹점주로서는 본사에 항의할 수도 없기에, 이런 일이 발생해도 대부분 덮어두고 넘어가는 형국이다.


이에 한 업계 관계자는 “오너리스크가 발생했을 때 이를 단순히 경영자의 업무 외 개인 일탈 문제로 보는 게 아니라 전사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다면 이러한 문제가 발생했을 때마다 가맹점들은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오너 리스크 때마다 발만 동동 구르는 ‘본사’


성추행 사건에 휘말렸던 최 회장은 지난 5일 임직원과 가맹점주에게 공문을 보냈다.


해당 공문에서 최호식 회장은 ”일부 언론에 저와 관련된 내용의 보도로 호식이두마리치킨을 사랑하는 직원 및 전국의 가맹점 점주님들의 자긍심에 큰 상처를 드렸다“며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기본적으로 오해와 소통 부족에서 태동안 사안이다. 관련 당사자 간 대화를 통해 조속 종결됐다“면서도 “그럼에도 사실과 다르게 왜곡되고 부풀려진 의혹 제기로 저는 물론이고 관련 직원과 회사의 명예가 크게 훼손된 것에 크게 우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는 “조속히 마무리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직원과 가맹점주에게 상황수습을 약속했다.


그러면서 “호식이두마리치킨을 사랑하는 소비자 여러분께 보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달라“며 “이번 보도로 실망하시고 상심하신 직원 및 가맹점 점주님께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 같은 공문에도 불구하고 여론은 여전히 좋지 않은 상황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최 회장이 10여년 동안 열심히 쌓아올린 공든 탑을 한 번에 무너뜨렸다는 비판이 나왔다.


그도 그럴 것이 한번 이미지가 실추된 직후에는 이를 복구하기가 매우 힘들다. 더욱이 오너리스크가 발생했을 때 본사는 이를 적극적으로 해명하고 해결하려고 하기 보다는 여론이 잠잠해지기만을 기다리는 경우가 대다수였다.


이와 관련해 전국가맹점주협의회 관계자는 “미스터피자 폭행 사건이나 땅콩회항 등 기업 오너의 불미스러운 일로 애먼 사람이 피해를 본 일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비록 고소가 취하됐더라도 오너는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는 게 가맹점주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며 “매번 터지는 오너들의 일탈 행동에 가맹점주가 피해를 보상받을 법적 제도도 없어 가맹점주를 위한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최 회장은 이번 성희롱 논란에 대한 책임을 지고 지난 9일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사진제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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