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연구 강화해야 미발견된 99% 생물학 지식 알 수 있어

[스페셜경제=김지혜 기자]2006년 노벨 화학상 수상자이자 건국대 초빙 석학교수인 로저 콘버그(70)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가 건국대학교에서 특강을 펼쳤다.


콘버그 교수는 12일 건국대학교 생명과학관 프라임(PRIME) 첨단강의실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 바이오 연구의 선도적 역할과 미래’라는 주제로 강연을 열어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다. 이번 특강은 건국대가 상허생명과학대학 출범을 기념해 개최됐다.


콘버그 교수는 지난 2007년부터 건국대 석학교수로 초빙돼 공동연구 및 강의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날 특강에는 150여명의 학생이 참석해 귀를 기울였다.


콘버그 교수는 특강에서 “3차 산업혁명은 물리학이나 정보 기술의 발전으로 진행됐지만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생물학, 특히 휴먼 바이오(인간 생물학) 시대가 열릴 것”이라며 “우리가 알고 있는 인간 생물학적 지식은 1%에 불과한 상태로, 나머지 99%의 생물학 지식을 발견한다면 현재 인간의 삶과는 전혀 다른 세상이 펼쳐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콘버그 교수는 치료가 어려운 뎅기열, 인플루엔자 등 바이러스성 질병들도 극복할 수 있게 된다고 자신했다.


그는 “모든 인간의 기능은 유전자를 통해 이뤄지는데 유전자가 어떻게 발현되고 조절되는지 밝혀낸다면 암 등 질병을 예방하고 치료하거나 잔인함·편협함 등 행동장애를 없앨 수도 있을 것”이라며 휴먼 바이오의 확장성과 발전가능성을 역설했다.


이어 콘버그 교수는 자신이 연구 중인 ‘진핵세포의 전사 조절’ 개념을 설명했으며 “인간 유전자가 언제, 어떻게, 얼마만큼 조절되는지 그 원리를 규명한다면 질병을 일으키는 요인들을 효과적으로 찾아 치료할 수 있는 신약개발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콘버그 교수는 “인공지능이나 정보통신기술만큼 바이오산업도 여러 신기술들과 함께 시너지를 일으켜 4차 산업혁명의 중심으로 자리잡게 될 것”이라며 학생들이 생명과학 공부에 매진할 것을 응원했다.


특히 콘버그 교수는 한국에서 노벨상 수상자가 나오지 않는 이유에 대해 ‘기초연구에 대한 관심부족’으로 꼽았다.


그는 “한국에서 진행하는 많은 연구들은 당장 실용화 할 수 있는 기술이나 단기적인 성과에만 치우쳐 있다”고 꼬집으며 “페니실린처럼 인류역사를 획기적으로 바꾼 많은 연구들이 기초적인 구조를 연구하다 우연히 발견한 것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콘버그 교수는 인간의 모든 유전자 발현이 대부분 조절되는 생물·의학적 과정인 전사 과정에 관여하는 다양한 효소 단백질을 밝혀내고, 전사 관련 단백질 집합체의 구조를 원자 단위까지 규명해 2006년 노벨 화학상을 수상한 인물이다.


아버지인 아서 콘버그 박사가 1959년 DNA 복제효소를 최초 발견하는 등 유전정보 전달에 관한 연구업적으로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아 부자 노벨상 수상자로도 명성이 높다.


[사진제공=건국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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