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신규수주 소식을 알리고 있는 국내 조선업계가 되레 심각한 일감 부족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페셜경제=김영식 기자]최근 신규수주에서 낭보를 전하고 있는 국내 조선업계가 ‘남은 일감’을 뜻하는 수주잔량 부문에선 바닥을 드러내며 ‘일감 절벽’이 현실화하고 있다는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조선 빅3, 연간 목표치 ‘조기 달성’ 기대감↑


7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국내 업체들이 최근 신규 수주에서 성과를 내곤 있지만 그간 장기화된 ‘수주가뭄’의 여파로 당장 실행할 일감이 바닥 나 조선소 폐쇄나 도크 가동 중단 등으로 이어지며 위기감이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삼성중공업의 경우 현 시점까지 올해 수주 목표인 65억 달러의 74%(48억 달러) 수준을 이미 달성했다.


앞서 삼성중공업은 지난 2일 25억 달러(약 2조8534억 원) 규모의 초대형 해양플랜트 프로젝트 모잠비크 코랄 FLNG(부유식 LNG 생산설비)에 대한 건조계약을 체결, 수주액이 지난달 중순 23억 달러에서 이달 초 두 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중공업그룹도 올 들어 5개월 만에 연간 수주 목표치의 절반을 상회하는 등 호실적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현대중공업그룹 내 조선 3사(현대중공업,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는 지난 1∼5월 기간 총 62척, 38억 달러(4조2천545억 원) 수준의 실적을 거뒀다.


올해 들어 현대중공업그룹은 전 세계에서 발주된 10만t급 이상 탱커선 가운데, 절반을 훨씬 뛰어넘는 67%를 수주하는 데 성공했다.


또한 ‘조선 빅3’ 중 신규수주 실적이 가장 뒤쳐진 대우조선해양은 올 들어 LNG선 2척, VLCC 5척 등 총 7척, 7억7천만 달러(8천643억 원) 수준의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지난해 동기(2척, 1억3천만 달러) 대비 올해 실적은 6배가량 폭증해 현저히 개선된 조짐을 보인 상태다.


업계 특성상 ‘일감 절벽’ 심화…글로벌 상황 ‘유사’


이에 따라 국내 조선업계가 그간 업황 불황의 부진을 벗어나 바닥을 쳤다는 긍정적 해석이 업계를 중심으로 쏟아진 가운데, 우려의 시선 역시 동시에 존재한다.


이는 국내 업계 수주잔량이 지나치게 적다는 것으로, 업계 특성상 일단 수주를 하게 되더라도 실제 작업에 들어가기까지 최소 수개월 이상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이 근본적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수년 이상 장기화된 수주가뭄에 대한 여파가 여전히 이어지면서 조선소 폐쇄와 도크가동 중단 등 심각한 위기감이 국내 조선업계를 덮치고 있다.


이에 따라 일감 절벽이 현실화함에 따라 현대중공업은 이달까지 군산조선소를 가동할 방침이다.


또한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내로 각각 해상 도크 한 곳과 두 곳을 매각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이들 조선 빅3를 중심으로 유무급 휴직을 신청하는 직원들의 수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특히 글로벌 수주잔량 상황이 악화된 점 역시 악재로 지목됐다.


전세계 수주잔량은 지난 3월 말 기준 무려 12년9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가운데, 최근 수주 증가세에도 전체 일감에선 현저히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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