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한남동 자택 인테리어 공사비용을 둘러싸고 여러 가지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스페셜경제=최은경 기자]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한남동 자택 인테리어 공사비용을 둘러싸고 여러 가지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삼성전자 쪽은 1일 “인테리어 공사비가 이 회장 개인 돈”이라고 해명했지만 이 돈 중 일부가 삼성서울병원 공사 대금 지급에도 사용된 것으로 확인되는 등 돈의 성격에 대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개인 돈’을 병원에 사용?


2일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이 회장 집 공사를 맡아온 A인테리어 업체는 2013년 8월 삼성서울병원의 공사도 맡았다.


문제가 된 이 업체는 삼성서울병원 20층 브이아이피 병실 복도 바닥교체 공사를 진행한 뒤 삼성 쪽 관계자에게서 2010년 3월29일 신한은행 한 지점에서 발급된 100만원권 수표 40장으로 총 4000만원을 받은 사실이 확인됐다.


하지만 같은 날 신한은행 같은 지점에서 발급되고 일련번호가 이어지는 또 다른 수표들이 2013년 8월 5일과 7일 각각 이건희·이재용씨의 한남동 자택 인테리어 비용으로도 A업체에 지급된 것으로 확인됏다.


이는 동일한 출처의 돈이 개인 주택 공사비라는 사적용도와 병원 공사라는 공적 용도로 동시에 지불된 것이다.


‘개인 돈’이란 회사 측 해명과는 달리 일각에선 회삿돈에 대한 횡령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검 때 밝혀진 차명재산, 실명 전환 안했나?


이 회장 개인 돈이라 해도 논란은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수표 발급된 계좌가 누구 명의인지는 말하기 어렵다. 이전에 특검으로 밝혀진 계좌다“라고 한겨례에 말했다. 이는 2008년 특검 수사로 실체가 드러난 비자금이란 뜻이다.


이건희 회장 비자금은 지난 2007년 10월 김용철 변호사 폭로로 시작된 특검 수사로 실체가 드러났다.


임직원 명의 차명주식과 채권 수표 형태로 총 4조5000억원 규모에 달했다. 삼성은 특검 수사 뒤 2008년 대국민 사과에서 차명재산의 실명 전환과 일부 기부 방침을 약속한 바 잇다.


앞서 삼성전자 설명대로라면, 약속을 한지 4~5년 지난 시점에서도 일부 재산을 실명 전환하지 않고 자택 공사비로 썼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특히 삼성 쪽은 지난해 이건희 회장 ‘성매매 동영상’ 논란에도 2008년 성매매 장소로 쓰인 서울 논현동 빌라 전세자금 13억원의 출처가 이 차명재산이었다고 해명한 바 있다.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자택 인테리어, 성매매 비용 등이 회삿돈에서 나간 게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려다보니 ‘실명 전환하고 사회에 기부하겠다’는 약속을 어긴 걸 인정하게 된 셈이다.


한편 참여연대는 “삼성의 비자금은 수차례 수면 위로 부상했지만, 전모가 밝혀진 적도 없고 범의 심판이 엄중하게 이뤄진 적도 없다”며 “이번 삼성 총수 일가의 자택 공사대금으로 결제된 수표가 삼성 비자금 계좌에서 발행됐을 가능성이 제기된 만큼 삼성의 바지금을 철저하게 수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진제공=뉴시스]


저작권자 © 스페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