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선다혜 기자]페이스북과 구글의 국내 통신망 '무임승차' 논란으로 기업 역차별 문제가 다시금 수면 위로 떠올랐다.


최근 페이스북과 SK브로드밴드 사이에서는 전용 '캐시서버' 설치 및 비용 분담을 두고 갈등이 벌어졌다. 캐시서버란 인터넷망 중간에 설치되는 임시 저장 공간으로서, 사용자가 갑자기 늘어나거나 동영상 등이 폭증할 경우 접속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설치하는 것이다.


페이스북 측은 최근 가입자가 늘고, 동영상 사용량이 급격하게 증가했다는 이유를 들어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 측에 별도의 사용료 부담 없이 페이스북 추가 망을 요구했다. 이에 SK브로드밴드 측은 이를 이행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양측의 이견은 전혀 좁혀지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관련 업계 관계자는 "페이스북의 인터넷망 이용에 따른 대가산정을 해야 한다는 것이 핵심"이라며 "망을 이용하고, 페이스북 동영상 등 트래픽이 증가하고 있으나 대가산정 논의를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캐시서버를 두고 서비스를 하면 망 소통에 좋아 ISP도 반대할 이유가 없다. 국내 캐시서버 설치에 따른 비용과 네트워크상의 트래픽, 메가·기가바이트당 얼마 하는 식으로 비용산정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네이버, 다음 등 국내 업체들은 이미 이 비용을 내고 있어 형평성 문제와도 연관된다"고 덧붙였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SK브로드밴드와 페이스북의 갈등이 국내 기업들에 대한 역차별 논란으로 불거지고 있다. 현재 카카오나 네이버, 아프리카TV 등 국내 인터넷 기업들은 매년 수백억원에 달하는 캐시서버 비용을 지급하고 있다. 하지만 유튜브 등 외국계 기업들은 해당 비용을 지불하지 않았다.


현재 SK브로드밴드와 페이스북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적절한 사용료를 지불하는 선에서 캐시서버를 신설하는 방안을 논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그 사용료마저도 국내 기업이 지불하고 있는 수준보다는 훨씬 낮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러한 외국계 기업 '망 사용료' 문제에 대해서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정부와 인터넷기업협회, 통신사, 해외 기업들이 입장을 정하고 조율해서 좋은 출발점을 만들어야 한다"며 새로운 기준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그동안 통신사업자가 망 사용료를 아무런 원칙 없이 운영한 것 자체가 문제라는 것이다.


앞서 지난 2011년 국내 통신3사는 사용자 확보하는 명목하에 '유튜브 전용 서버'를 설치하고 이와 관련한 비용을 일체 받지 않았다. 이러한 전례가 있기 때문에 페이스북이 국내 통신사들에게 특혜를 요구한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결국 첫 단추를 잘못 끼움으로 인해서 해외 기업과 국내 통신사간의 갈등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소관 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는 개입을 어려워하고 있는 상황이다. 미래부 측은 "통신사업자와 인터넷 기업 간의 갈등이 개입할 근거와 명분이 없다"며 기업 간에서 해결할 문제라고 보고있다.


<사진제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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