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대선 평가 대토론회에 참석한 정우택(왼쪽)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이종배 의원과 악수하고 있다.

[스페셜경제=김영일 기자]자유한국당은 30일 대선 패배의 원인의 분석하고 앞으로 당이 나아가야 할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토론회를 열어 다양한 의견을 청취했으나, 일부 당협위원장들이 당내 인사들을 향해 고성을 지르는 등 소란이 발생했다.


자유한국당은 이날 국회 도서관 대강당에서 외부 전문가와 당협위원장들을 초청해 ‘19대 대선평가와 자유한국당이 나아갈 길’이라는 토론회를 열었다.


외부 전문가 자격으로 참석한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안정을 희구하는 성향이 강한 가정 주부들이 새누리당을 강력히 견인해 왔는데, 사실상 바닥까지 무너진 상태”라며 “안보 이슈를 설득적으로 가져가지 못했고, 최순실 국정 농단을 명쾌하게 끊어내지 못한 것에 원인이 있다”고 평가했다.


윤창현 시립대 교수는 “보수는 부패로, 진보르 분열로 망한다고들 하는데 이번에 보수정당이 부패와 분열로 망했다”며 “최순실 게이트로 부패 이미지가 생겼고 탄핵을 둘러싼 과정에서 분열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일침을 가했다.


이에 대해 정우택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외부의 시각에서 볼 때 우리당이 가장 많이 비판받는 것은 아마도 계파주의란 표현일 것”이라며 “이번 전당대회를 계기로 한국당의 위대한 저력과 과거의 잘못된 관행 및 행태를 녹여내고 활화산처럼 분출돼 새 출발하는 전환점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후 자유토론이 진행됐으며 일부 당협위원장들은 현역 의원들을 향해 쓴 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다.


서울 지역의 한 당협위원장은 “한국당 의원과 당협은 몹시 비겁한 것 같다”면서 “박근혜 대통령이 국정을 수행하면서 정말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고 법적으로 문제가 있고 온 국민이 죽일년이라고 할 만큼 잘못됐느냐”며 박근혜 전 대통령을 옹호하고 나섰다.


이 당협위원장은 이어 “언론이 일치단결에서 아예 탄핵의 질곡으로 쏟아 넣은 것 아니냐”며 “거기에 전교조, 종북 세력들, 민주노총 이런 사람들이 오래 전부터 기획해서 탄핵시킨 것”이라며 박 전 대통령의 탄핵을 좌파성향 세력의 기획이라고 주장했다.


또 한 참석자는 “새누리당이 망한 이유는 박근혜 대통령 사진 걸고 당선된 사람들이 양심의 노력을 하지 않고, 도덕성을 버리고, 괘씸한 행동을 하고, 자기 밥그릇을 위해 싸우고, 이런 사람들 때문에 당이 분당되고 탄핵이 만들어 졌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그래서 새누리당이 망하고 한국당이라는 이상한 당이 만들어졌다”며 “비협조적인, 의리 없는 정치인이 과연 존재해야 되느냐”며 박 전 대통령과의 의리를 지키지 않았기 때문에 새누리당이 망했다고 주장했다.


이와 같이 박 전 대통령을 옹호하는 발언이 이어지자 청중석에서는 ‘그만하라’, ‘마이크를 뺏어라’, ‘당신 같이 사리분별 못하는 사람 때문에 안 되는 거야’ 등 고함이 쏟아지면서 소란이 일었다.


대선후보였던 홍준표 후보와 당 지도부, 바른정당 복당파들을 겨냥한 비판도 제기됐다.


경기지역의 한 당협위원장은 “이번 대선에 패배했는데 후보를 포함해 당 지도부 누구 하나 잘못했다고 하는 사람이 없다”면서 “이런 책임지지 않는 당을 국민이 어떻게 받아들이고 한국당을 이해하겠느냐”고 쏘아 붙였다.


그러면서 “책임지지 않는 한국당을 어떻게 극복할지, 양심에 기댈 것인지 제도적으로 만들 것인지, 당을 깨고 창당 주순의 할 것인지 논의해야 한다”며 “바른정당에 갔다 온 탈당파들도 반성하지 않는 그런 부분에 대해서도 얘기를 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 같은 지적에 정우택 권한대행은 “말씀을 하신 분이나 안하시고 앉아있는 분이나 애당심을 갖고 있는 기본은 같지 않느냐”며 “뭘 고칠지 벽돌을 쌓는 마음으로 좋은 제안과 추진력이 겸비돼야 우리가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이번에 2등을 하지 않고 3등을 했으면 이 당도 풍비박산이 났을 것”이라며 “그래도 우리가 2등을 한 건 아직 국민들이 우리당에 지지를 보내주고 있고, 하늘도 아직 한국당이 대한민국에서 할 일이 있는 정당이라 생각해 준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대선 패배의 맛을 봤기 때문에 마음이 무거우시리라 생각하고 저도 책임을 느낀다”며 “서로 상대를 이해해주는 마음으로, 한국당이 멋있는 정당으로, 몇 년 후에는 반드시 수권할 정당으로 만들어 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새롭게 창당하는 마음으로 7·3 전당대회를 열어 그 지도부가 잘 이행나갈 수 있도록 모든 걸 내려놔야 한다”며 “훌륭한 추진력이 있는 지도부, 제1야당으로 손색없는 지도부를 다 같이 만들어가자”고 덧붙였다.


<사진제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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