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은배 기자]자유한국당 홍준표 전 경남도지사가 당권 도전의지를 연일 피력하고 있는 가운데 친박계와의 험난한 접전이 예상되고 있다.


홍 전 지사는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애리조나의 끝없이 펼쳐진 황무지를 보면서 다시 광야에 서야 하는 입장을 정리하는 기회를 가졌다”고 밝히며 이같은 의지를 시사했다.


지난 대선 패배의 책임을 지겠다며 12일 미국으로 떠난 홍 전 지사는 출국 이후에도 페이스북에 국내 정치 현안에 대한 글을 지속적으로 게재해왔다.


또 정치권에 따르면 홍 전 지사는 5월 말 또는 6월 초로 국내 귀국일정을 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당 전당대회가 7월 3일로 예정돼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를 준비하기 위한 기간이라면 적절한 선택이라는 지적이다.


한국당의 당권경쟁은 홍 전 지사와 친박계 간의 혈전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국면 등으로 입지가 약화 돼 한동안 정중동 행보를 해야 했던 친박계가 굳건한 세(勢)를 앞세워 당권을 되찾으려 하고 있기 때문이다.


홍 전 지사는 지난 대선 후반의 선전 명분이 있고, 당내 초선의원들의 지지를 받고 있지만 친박계와의 싸움에서 승리를 장담하기는 어렵다. 물론 현재 개개인으로 봤을 때 친박진영에서 홍 전 지사를 위협할 만한 인물이 없는 것은 사실이나 당대표직을 차지한다하더라도 당권을 장악이라는 본질적인 의미에서는 실패를 거둘 수 있다는 의견이 많다.


洪 VS 친박, 균형 분기점 ‘지도체제 개편’


현재 친박계는 과거 집단지도체제로의 회귀를 주장하고 있다. 전대 출마자 전체를 대상으로 투표를 해 득표순위대로 1위는 대표, 2~5위는 선출직 최고위원이 되는 방식으로 홍 전 지사가 당대표가 된다하더라도 최고위원의 절대다수가 친박계의원들이 될 공산이 크다.


아울러 이 체제가 현재 단일지도체제에 비해 당대표의 권한을 축소하고 최고위원이 인사와 공천 등에서 일정 지분을 가지게 하는 등 최고위원의 힘을 키운 형태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홍 전 지사는 당대표에 당선되고도 식물대표가 될 수 있다.


즉 지도부 체제가 어떤 식으로 결정되느냐에 따라 홍 전 지사와 친박계의 희비가 교차하게 되는 셈이다.


이렇다보니 지도부 체제에 대한 논의는 당 곳곳에서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초선의원 43명은 성명을 통해 “과거 회귀적 집단지도체제로의 변경을 강력 반대하고 현행 단일지도체제 유지를 지지하라”고 강조했다. 재선 의원들도 이번 주말 예정된 1박2일 워크숍을 통해 이에 대한 논의를 하겠다는 계획이다.


한국당은 조만간 전대준비위원회를 구성하고 선거운동과 선거인단·여론조사 방식 등 전대룰을 논의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지도 체제 개편이 어떤 식으로 진행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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