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선다혜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핵심 공약 중 하나인 '비정규직 제로' 정책이 민간기업에도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인천국제공항공사가 '비정규직 근로자의 정규직'화에 결정한 것에 이어 IT와 금융의 주요 기업들도 이에 동참하고 나선 것이다. 이 가운데 SK그룹의 계열사인 SK브랜드밴드가 자사의 하청 대리점 직원 5200여명을 전원 정규직 전환한다고 밝혔다.


SK브로대밴드 측은 "홈 서비스 경쟁력 강화를 위해 현재 초고속인터넷 및 IPTV 설치·AS 관련 위탁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103개 홈센터 직원 약 5200여명을 자회사의 정규직으로 직접 채용한다"고 지난 22일 밝혔다.


이를 위해서 SK브로드밴드 측은 오는 6월 초 자본금 460억원 규모의 자회사를 100% 지분 투자를 통해 설립하는 안건을 23일 의결하기로 했다.


지금까지 SK브로드밴드는 홈센터로 불리는 독립 대리점과 업무 위탁 계약을 맺고 사후 고객 관리(AS)·회원 유치·인터넷망 설치 등의 업무를 맡겨왔다. 하지만 새 정부의 '비정규직 제로' 정책에 발 맞추어 오는 7월부터 위탁업무 계약이 종료되는 홈센터 직원부터 자회사 정규직으로 채용해 2018년 7월까지 모든 홈센터 직원을 자회사의 정규직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이 같은 변화는 새 정부가 들어선 직후 국내 재벌 그룹 중 처음으로 이뤄지는 정규직 전환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와 관련해서 재계에서는 "자사의 계약직이나 파견업체 직원도 아닌 협력업체 근로자를 정규직으로 바꾼다는 점에서 놀랍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의중이 일정 부분 반영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렇게 SK그룹이 정규직 전환에 첫 발을 떼면서 주요 대기업들 역시 정규직 전환에 가속도를 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편, 실제 일부 대리점 업주들은 본사의 정규직 전환 조치에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SK브로드밴드 측은 이 같은 반발을 잠재우기 위해 △지역센터장으로 재고용 △영업 전담 대리점 운영 △회사 관련 유관사업 기회 부여 등의 형태로 해결한다는 계획이다.


이형희 사장 역시 홈센터 사장들에게 보낸 편지를 통해 "여러분은 회사 창사 이후 지금까지 회사와 함께 한 동반 성장의 파트너임을 잘 알고 있다"며 "다양한 방안을 마련하고, 동반성장을 위해 끝까지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제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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