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의 키를 잡은 밥 데 용(41·네덜란드) 어시스턴트 코치가 거스 히딩크 전 한국 축구 대표팀 감독으로부터 들은 조언과 포부를 밝혔다. <사진제공=뉴시스>

[스페셜경제=한승수 기자]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의 키를 잡은 밥 데 용(41·네덜란드) 어시스턴트 코치가 거스 히딩크 전 한국 축구 대표팀 감독으로부터 들은 조언과 포부를 밝혔다.


밥 데 용, 태릉선수촌에 머물며 ‘소통중시’


지난 16일 밥 데 용 코치는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해 기자들과 만나 “한국 대표팀의 기록을 향상시켜 평창올림픽에서 좋은 결과가 있도록 하겠다”며 “20년 넘게 프로 선수로 뛰면서 네덜란드 뿐 아니라 다른 곳에서도 훈련을 많이 했다. 이런 경험이 한국 선수들을 지도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그는 “네덜란드도 스피드스케이팅 강국이지만, 한국 선수들도 좋은 기량을 가진 선수가 많다”며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그 선수들이 기술적, 정신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밥 데 용 코치는 2014~2015시즌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을 이끌었던 에릭 바우만 전 대표팀 감독과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축구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히딩크 전 감독에게 조언을 전달받았다면서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연락하며 조언을 받을 생각”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히딩크 전 감독이 한 조언 중 가장 도움이 된 것은 한국 스타일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 것”이라며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어려운 일이 있으면 언제든 연락하라고 했고, 그렇게 할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태릉선수촌에 머물면서 선수들과 함께 생활할 계획이다. 이는 히딩크 감독의 조언을 바로 행동에 옮긴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밥 데 용 코치는 “훈련하지 않는 시간에도 선수들이 어떤 생활을 하는지 보고, 소통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그런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 한편 이날 인천공항에 밥 데 용 코치를 반기는 인사 중에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의 ‘장거리 간판’ 선수인 이승훈(29·대한항공)선수가 눈에 띄었다. 이승훈은 밥 데 용 코치 선임 소식에 직접 인천공항까지 찾아왔다. <사진제공=뉴시스>

이승훈, 직접 인천공항 찾아 ‘환영’


한편 이날 인천공항에 밥 데 용 코치를 반기는 인사 중에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의 ‘장거리 간판’ 선수인 이승훈(29·대한항공)선수가 눈에 띄었다. 이승훈은 밥 데 용 코치 선임 소식에 직접 인천공항까지 찾아왔다.


이승훈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밥 데 용이 대표팀 코치로 온다고 했을 때 정말 좋았다”며 “잘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네덜란드 선수들이 어떤 생각으로 레이스를 하는지, 네덜란드 선수들이 나의 레이스를 보면서 어떤 생각을 하는지 궁금했다”고 밝혔다.


또 그는 “밥 데 용 코치를 마지막으로 본 것이 2015~2016시즌이었다”면서 “친하기는 했는데 대화를 많이 주고받지는 않았다. 같이 레이스를 하는 경우가 많아 잘 타면 서로 축하해주곤 했다”고 전했다.


이승훈 선수와 밥 데 용 코치는 서로 라이벌로서 여러 차례 경쟁을 펼치기도 했다. 이승훈 선수는 밥 데 용 코치 선수시절에 대해 “선수 시절 경기 운영이 탁월했다. 상대 선수를 이용해서 경기를 운영하는 것이 남달랐다”며 “최대한 자기 힘을 덜 들이고, 상대가 페이스메이커처럼 리드하는 상황을 만들었다. 그렇게 활용하고, 자신의 레이스를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밥 데 용 코치는 체력을 안배해 막판에 스피드를 올리는 스타일이었다”며 “그런 노하우를 배울 수 있을 것. 밥 데 용 코치도 나를 7, 8년 정도 봤으니 이야기해주고 싶은 것이 있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선수들과 함께 타면서 지도하는 스타일이라고 했는데 후배들은 함께 타는 것만으로 기량이 늘 것”이라고 전망했다.


▲ 이승훈 선수와 밥 데 용 코치는 2010년 밴쿠버동계올림픽 1만m 경기에서 무동을 태운 것에 대해 소회를 밝혔다. <사진제공=뉴시스>

무동인연에서 코치-선수로


한편 이승훈 선수와 밥 데 용 코치는 2010년 밴쿠버동계올림픽 1만m 경기에서 무동을 태운 것에 대해 소회를 밝혔다. 당시 경기에서 밥 데 용 코치는 동메달을, 이승훈 선수는 금메달을 목에 걸고 시상대에 올라섰다. 이 때 밥 데 용 코치가 이승훈 선수의 무동을 태워 한국은 물론 세계 스포츠 팬들에게 놀라움을 선사한 바 있다.


밥 데 용 코치는 “당시 시상대에 1~3위가 섰고, 금메달을 딴 이승훈이 가운데 있었다. 그런데 키가 나와 은메달을 딴 선수보다 작아서 사진이나 이런 것에 좋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래서 사람들이 1위를 한 선수를 올려다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무동을 태웠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밴쿠버올림픽 이후에도 이승훈과 개인적인 친분을 쌓고 있었다. 앞으로 이승훈에게 도움을 줘 평창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밥 데 용 코치는 ‘평창올림픽에서 이승훈이 금메달을 따면 같은 장면을 연출할 생각인가’라는 질문에는 “지금으로서는 잘 모르겠다. 만약 그런 상황이 생기면 아주 흥분할 것 같다”고 웃으며 답했다.


향후 계획에 대해 밥 데 용 코치는 “밴쿠버올림픽 이후에도 이승훈과 개인적인 친분을 쌓고 있었다. 앞으로 이승훈에게 도움을 줘 평창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승훈은 “당시 전혀 생각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나를 들어올렸다. 갑작스러워서 경황이 없었다”며 “지나고 나서 생각하니 참 멋진 장면이었다고 생각한다. 훌륭한 행동이었다”고 회상했다.


현재 기초체력 훈련에 매진하고 있는 이승훈은 “6월부터 본격적으로 스케이팅 훈련을 할 계획이다”며 “10월에 대표 선발전을 치른 후 태릉선수촌에서 밥 데 용 코치와 훈련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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