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황병준 기자]일본 최대 반도체 기업 도시바의 반도체 사업을 놓고 전세계 IT 기업들이 인수를 위한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도시바 인수전에 당초 10여개 업체가 예비입찰에 참가한 가운데 한국 SK하이닉스와 미국의 웨스턴디지털, 브로드컴 등이 강력한 후보군을 형성했다. 하지만 대만의 흥하이그룹이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도시바 인수전의 새로운 다크호스로 부상하면서 도시바 인수전은 한 치 앞을 예상할 수 없게 됐다.

홍하이정밀공업(폭스콘)은 도시바 인수전에서 경쟁업체보다 약 10조원 이상을 더 배팅하면서 막강한 화력을 뽐내고 있다. 이는 시장예상 가격보다 많게는 두 배 이상 더 쓴 것이다. 여기에 도시바와 오랜 협력 관계를 형성한 미국의 웨스턴디지털은 독점 교섭권을 요구하고 나섰고 SK하이닉스 역시 인수를 위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대만의 흥하이는 일각에서 제기하고 있는 기술 유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아이폰 조립으로 협력관계를 맺어온 ‘애플’을 끌어들인데 이어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에게도 도움을 요청하는 등 다각도의 협력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미국의 웨스턴디지털 역시 도시바와의 우호적인 관계를 앞세워 이번 인수전을 대비하고 있다. 웨스턴디지털은 한국과 대만의 기업보다 자신들과 오랜 신뢰관계를 앞세우고 있다.

문제는 한국 SK하이닉스다. D램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한 낸드플래시를 끌어올리기 위해 도시바 인수에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다. 기술 유출 등에 대한 우려에 대해 일본의 재무적투자자와 손잡에 이러한 우려를 해소하겠다는 복안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또한 SK를 이끌고 있는 최태원 회장이 최순실게이트에 대해 최종적으로 혐의를 벗으면서 글로벌 경영에 포폭을 넓히고 있는 것도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하지만 여전히 일본 여론은 도시바를 일본 기업 연합이 매각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일본의 IT기업들이 손잡고 협약을 통해 도시바를 살려내야 한다는 여론이다.

도시바는 이달 내로 본 입찰을 실시, 6월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같은 달 주주 총회를 거처 최종 인수기업이 선정되면 내년 3월말까지 매각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