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자 돌아서자 기다렸다는 듯 ‘배당’ 러시 '눈살'

[스페셜경제=황병준 기자]외국계 은행들이 국내 시장에서 발생한 수익의 많은 부분을 대주주들이 있는 본국으로 송금하고 있어 ‘국부유출’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


국내 시장 투자보다 이익에만 급급해, 지점 등 영업점을 대폭 축소하고, 구조조정을 통해 직원을 줄이는 등 수익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이러한 비난의 중심에선 곳이 바로 대표적인 외국계 은행인 SC제일은행이다.


SC제일은행은 최근 3년 만에 흑자로 돌아서자 기다렸다는 듯 배당을 펼치면서 고배당 논란에 휩싸였다. 이에 <스페셜경제>가 한국시장 철수설이 끊이질 않고 있는 SC제일은행을 살펴봤다.


국내에서 영업활동을 하고 있는 외국계 은행들이 한국에서 발생한 이익을 고스란히 해외 본국 지주사들에게 배당으로 송금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국부 유출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SC제일은행은 지난해 흑자로 돌아서자 기다렸다는 듯이 고배당을 펼치면서 지탄을 받고 있다.


적자에도 고배당 정책


영국계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SC제일은행. SC제일은행은 지난 2014년 753억원의 적자를 기록했지만 1500억원을 배당하면서 비난을 받았다. 당시 금융감독원으로부터 경영유의 조치를 받기도 했다.


이듬해인 2015년에 전년 대비 4배 가까운 2872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면서 배당을 일시 중단했지만 지난해 흑자로 돌아서면서 또다시 800억원의 배당을 결정했다.


SC제일은행 꾸준히 고배당 논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10년 3,873억원, 2011년 3,502억원, 2012년 2,347억원으로 영업이익은 매년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배당성향은 2010년 62.04%, 2011년 78.14%, 2012년 102.72%를 기록하면서 당기순이익 대부분을 영국 본사에 배당으로 지급해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이에 대해 SC제일은행 측은 “배당은 그해 회계연도 당기순이익뿐만 아니라 유보금 등도 고려해야 한다”면서 “배당성향이 크게 높지 않은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해외 본사 송금 ‘국부유출’ 논란…끊임없이 이어지는 ‘철수설


실적부진에도 배당은 ‘빵빵’…초소형 ‘하이브리드’ 점포 승부수


하지만 노조 측의 입장은 다르다. 노조 측은 “적정 수준의 배당은 이해 할 수 있지만 과도한 배당은 문제가 될 수 있다”며 “또한 배당을 한 만큼 직원들에게 맞는 보상을 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끊일 않는 ‘철수설’ 논란


외국계 은행들이 몸집을 또 다시 크게 줄이면서 일각에서는 한국 시장에서 철수하기위한 작업의 일환이 아니냐는 의혹의 눈초리로 바라보고 있다.


SC제일은행 3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여전히 위태로운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한국시장에서 여전히 철수설에 시달리는 하면 2015년에는 약 1000명의 임직원이 특별 퇴직하는 등 몸집을 줄였다.


당시 임직원이 총 5200여명인 것을 감안하면 20%의 직원들이 회사를 떠난 것이다. SC제일은행은 2014년 283개에서 2015년 212개로 점포를 71개나 줄였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 진출한 37개 외국은행의 당기순이익은 8034억원으로 전년에 기록한 1조1926억원에 비해 30% 이상 떨어졌다.


초소형 ‘하이브리드’ 점포로 승부수


SC제일은행은 기존 지점을 줄이는 대신 총 12개의 뱅크샵과 50개의 뱅크데스크를 운영하고 있다. 뱅크샵과 뱅크테스크는 미래형 초소형 점포다.


지난 2015년 이제도를 도입한 SC제일은행은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와 제휴를 맺고 매장내에 초소형 점포를 개설했다.


차별화된 자산관리전략을 통해 한국시장에서 자생력을 강화한다는 전략을 펴고 있는 것이다.


금융업계의 한 관계자는 “SC제일은행이 초소형 점포 등을 통해 국내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차별화된 전략을 펴고 있지만, 끊임없는 철수설이 제기되면서 시장에서 신뢰도를 잃어가고 있다”며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한국 시장에서 벌어들인 금융수익을 한국 시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제도적인 장치가 마련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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