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양생명과 알리안츠생명을 양손에 쥔 중국 안방보험이 국내 보험시장 공략에 팔을 걷어붙인 모양새다. <사진=동양·알리안츠생명 공식 페이스북 캡쳐>

[스페셜경제=김경진 기자]동양생명과 알리안츠생명을 양손에 쥔 중국 안방보험이 국내 보험시장 공략에 팔을 걷어붙인 모양새다.


10일 중국 안방보험 등 보험업계에 따르면 동양생명은 이달 확정금리형 종신보험의 예정이율을 연 2.9%로, 알리안츠생명은 공시이율 연 2.6%(최저보증이율 연 2%) 온라인 전용 상품 ‘올라잇보너스주는저축보험’을 선보였다.


예정이율이란?


-고객으로부터 받은 보험료 등을 운용해 거둘 수 있는 수익률을 예측한 것. 통상 예정이율이 0.25% 증가하면 고객들이 내야하는 보험료는 회사 및 상품 마다 다르지만 약 5~10% 정도 저렴해진다. 반대로 0.25% 감소하면 보험료는 증가한다.


동양생명, 예정이율+확정금리 연 2.9% 무기장착


동양생명의 예정이율 연 2.9%는 업계 ‘빅3’로 불리는 삼성·한화·교보생명의 예정이율 2.5%보다 0.4% 높다. ‘빅3’를 뒤따르는 다른 보험회사들의 평균치인 2.7%선보다도 높은 이율이다. 상품별 사업비등이 비슷하거나 같다고 볼 때, 동양생명의 종신보험 상품은 10~20% 가량 저렴할 수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은 ‘빅3’를 포함한 타사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예정이율로 보험료를 저렴하게 만들어 경쟁력을 갖추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동양생명의 예정이율은 확정금리다. 향후 금리가 아무리 낮아져도 고객들의 보험 적립금에 연 2.9%를 복리로 보장해줘야 한다. 은행대출계의 확정금리 대출로 이해하면 쉽다.


그간 동양생명은 저축성보험 판매로 몸집을 키워왔다. 동양생명의 저축성 보험 초회 보험료(1회)는 2016년 2조 3500억원으로 2015년에 비해 약 11배 이상 증가했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스페셜경제>와의 통화에서 “동양생명이 저축성보험에서 보장성보험으로 상품 라인업을 변경하고 있는 것”이라며 “상대적으로 높은 확정금리형 판매로 고객확보의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알리안츠생명, 업계 최고 이율 저축성보험 출시


알리안츠생명은 지난 7일 온라인 전용 상품인 ‘올라잇보너스주는저축보험’을 새로 선보였다. 이 상품은 공시이율이 연 2.6%, 최저보증이율은 2%로 업계 최고 수준이다. 중국 안방보험은 알리안츠생명의 대주주로 있다.


알리안츠생명은 지난 2015년 9월 판매를 중단했던 저축성보험을 지난 1월 오프라인 전용으로 다시 판매한 뒤, 하루 만에 가입자가 몰려 사실상 판매를 중단했다. 또한 보험대리점(GA)에서 영업 한 달 목표치를 이 상품으로 단 하루 만에 채우자 부담이 커져 GA 채널을 막은 적도 있다.


이러한 알리안츠생명이 다시 저축성 보험을 판매 시작한 것에 대해 업계에서는 알리안츠생명이 본격적인 외형 불리기에 나선 것이라고 평가한다. 나아가 지난해 말, 중국 안방보험이 알리안츠생명을 인수하면서 ‘안방 본색’을 드러낸 것이라고 부연한다. 저축성 보험으로 수입보험료를 증가시켜 몸집을 키우고 자산운용으로 이득을 보는 전략이다.


이에 보험업계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동양생명이나 알리안츠생명 모두 중국 안방보험의 영향을 받은 것”이라며 “알리안츠 생명이 그동안 판매를 중지해왔던 저축성보험을 다시 선보이는 것만 봐도 뻔하다”고 말했다.


고객확보에 열 올리는 안방보험…재무건전성은?


일각에서는 저금리·저성장 기조 하에 보험업계가 불황을 맞은 가운데 동양생명과 알리안츠생명의 ‘안방 본색’ 영업에 대해 우려스럽다는 반응도 있다. 이들은 재무 건전성과 자산운용 수익률을 꼽고 있다.


알리안츠생명의 2016년 운용자산이익률은 3.98%로 2015년 4.58%보다 감소했다. 알리안츠생명 관계자는 “보험영업수익 감소 및 보험적립금 추가 적립에 따른 당기순손실이 증가하여 수익률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자산운용 수익률이 4% 초·중반을 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고금리 상품은 단기적인 성과만을 위한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동양생명의 2016년 운용자산이익률은 2.53%로 2015년 4.33%보다 감소해 알리안츠생명과 비슷한 상황이다.


아울러 두 회사와 달리 다른 보험사들은 2021년 도입되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에 대비해 저축성보다 보장성 상품 판매에 주력하고 있다. IFRS17은 보험 부채를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하기 때문에 저축성 보험은 회사 입장에서 부채로 취급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리스크를 감수하면서 몸집 불리기에 주력하면 뒤탈이 날 것이다라는 이야기가 업계 곳곳에서 나온다. 실제로 저축성 보험으로 자산을 늘린 바 있는 동양생명은 지난해 말 ‘육류담보대출’ 사태라는 대형 악재를 맞기도 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향후 업계에 신지급여력비율과 IFRS17이 도입되면 두 회사의 고금리상품 위주 몸집 불리기 전략은 끝날 것”이라며 “저성장·저금리 기조 하에 있는 현재 금융환경에서 이들의 상품으로는 이익을 남기기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물론 회사들의 사업비 등의 추가적인 요소도 고려해야 한다”면서도 “그렇지만 사업비 등이 높고 낮음과 상관없이 장기적으로 무리인 상품”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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