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가와 컨소시엄 구성않고 단독 응찰키로


4일 현대중공업에 따르면 하이닉스 입찰의향서 제출마감(8일)을 앞두고 입찰 참가방침을 최종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중공업은 또 현대차그룹이나 KCC그룹 등 범 현대가와 컨소시엄을 구성하지 않고 단독 응찰키로 했다.

그 동안 재계와 금융권에선 현대중공업이 범 현대가와 연합해 하이닉스 인수전에 뛰어들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어 왔지만, 회사측은 명확한 입장을 보이지 않았다.

하이닉스(옛 현대전자)는 아직까지 주인을 찾지 못한 마지막 남은 옛 현대그룹 계열사. 1,2개 업체가 인수전에 뛰어들 것이란 관측이 있지만, 금융권에선 현대중공업이 나설 경우 가장 유력한 인수후보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때문에 만약 이번 인수전에서 하이닉스가 현대중공업의 품에 안길 경우, 최근 현대건설이 현대차그룹으로 넘어간 것을 포함해 옛 현대그룹 계열사들은 사실상 모두 현대가문으로 되돌아가게 된다. 세계 2위의 메모리반도체 제조업체인 하이닉스는 2000년대초 현대그룹이 해체되는 과정에서 채권단에 넘어갔다.

현대중공업이 하이닉스 반도체 단독 인수에 나선 것은 ▦조선업에 치중되어 있는 그룹 사업구조를 다각화하면서 ▦동시에 옛 현대그룹 계열사를 되찾아오려는 뜻으로 해석된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그룹 사업포트폴리오에서 현 주력사업인 조선업을 장차 30%수준까지 낮춘다는 것이 중장기적 방향"이라며 "이런 맥락에서 그 동안 사업다각화를 추진해왔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은 이와 관련, 현대오일뱅크(정유) 현대종합상사(에너지개발) 등 주로 옛 현대그룹 계열사들을 이미 인수하면서 사업영역을 확대해왔다.

하지만 현대중공업은 하이닉스 인수전에 뛰어들더라도 '승자의 저주' 우려가 나올 정도로, 무리한 가격을 써내지 않기로 했다. 이 회사 오너인 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도 과도한 가격경쟁은 하지 않는 것을 전제로 인수전 참여를 최종 승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에 매각되는 하이닉스 주식은 채권단 보유 15%로, 여기에 10%의 신주가 발행될 경우 인수자는 25% 정도의 지분을 확보해 최대주주가 된다.

채권단은 8일 입찰 의향서 마감하고 곧바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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