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6일 전남 광양국가산단 포스코 광양제철소를 방문해 제1고로 가동 상황에 대해 설명듣고 있다.

[스페셜경제=김영일 기자]참여정부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돈 배병렬 씨의 음주 교통사고 은폐 의혹과 관련해,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이었던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해당 사고에 대해 보고를 받지 못했다고 해명한 것에 대해 정치권 일각에서는 ‘직무유기’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지난 5일자 <문화일보> 보도에 따르면, 지난 2003년 4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돈이었던 배병렬 씨의 음주 교통사고 사실을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은폐했다고 한다.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은 문재인 후보였다.


문 후보 측은 이에 대해 당시 문재인 수석이 사고 자체를 보고 받지 못했다며 잘 몰랐다는 취지의 주장을 펴고 있다.


문 후보 측 김경수 대변인은 이날 민주당 당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2003년 4월 민정수석실에 근무했던 친인척 담당 행정관이 노무현 전 대통령 사돈 음주 교통사고와 관련해 동향을 파악하고 보고서를 민정비서관에게 보고했다”면서 “당사자 간 원만하게 합의됐다는 내용을 보고 당시 민정비서관 선에서 자체 종결됐다고 한다”고 밝혔다.


이는 당시 민정비서관이었던 이호철 민정1비서관이 동향 보고서 속 ‘당사자 간 합의 됐다’는 내용을 보고 문재인 민정수석에게는 보고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문 후보도 6일 전만 광양제철소를 방문한 자리에서 “(노 전 대통령)사돈의 사고라 하더라도 그냥 시골에서 일어난, 사람이 다치지 않은 사고이고, 당사자 간 합의로 끝났다는데 거기에 민정수석이 관심을 가질 이유가 없다”며 사건 당시 해당 사건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문 후보와 문 후보 측의 이와 같은 주장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무능 또는 직무유기란 비난이 나온다.


국민의당 주승용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정책회의에서 “대통령의 사돈이 사고를 냈는데 민정수석이 보고를 못 받았다는 것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몰랐다면 무능이고 알았다면 직무유기”라고 비난했다.


주 원내대표는 “문 후보가 당시 사건 보고를 받았는지, 안 받았는지가 핵심”이라며 “당시 민정수석이었던 문 후보는 의혹에 대해 ‘당시에는 전혀 몰랐다’, ‘보고받지 못했다’라고 해명하고 있는데, 몰랐다고 버틸 것이 아니라 당시 민정수석으로서 무능력함을 국민 앞에 사과해야 한다”고 질책했다.


민정수석 문재인 몰랐다?…“그런 거짓말이 세상에 어디 있느냐”


이와 더불어 사고 당시에 몰랐다는 문 후보와 문 후보 측의 해명이 ‘거짓말’이란 비판도 나온다.


6일자 문화일보 보도에 따르면, 김대중 정부 시절 청와대 법무비서관을 지낸 박주선 국회부의장(국민의당)도 “내가 법무비서관을 하면서 그 역할을 해봐서 아는데, 그런 거짓말이 세상에 어디 있느냐”며 “친인척 관리팀이 따로 있는데, 그것을 제대로 보고받지 못했다고 한다면 그야말로 직무유기”라고 일침을 가했다.


김대중 정권 초기 민정비서관을 지낸 이범관 변호사는 “친인척 관리 업무는 민정수석실 최상위 관리 사안”이라며 “내가 비서관을 할 때는 민정수석이 따로 없어서 수석이나 마찬가지였는데, 그렇게 제일 중요한 업무를 보고하지 않는다고 하면 뭘 보고하나”라고 질타했다.


이명박 정부에서 정무수석을 지냈던 자유한국당 정진석 전 원내대표도 “당시에는 검찰과 경찰 업무를 모두 민정수석실에서 담당할 때였던 만큼, 문 후보가 100%모를 수가 없다”며 “국가 지도자는 정책에 실패할 수 있지만, 거짓말을 해서는 안 된다”고 꼬집었다.


이와 같이 지난 정부에서 청와대 관련 업무를 경험했던 정치권 인사들은 노 전 대통령 사돈의 음주 교통사고 당시 보고를 받지 않아 몰랐다는 문 후보와 문 후보 측의 주장에 대해 한 목소리로 비난하고 있다.


<사진제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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