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허제인 한중일기업가정신협회 회장]3월, 본격적인 공채시즌이 시작되면서 이력서 자소서 검토 의뢰가 밀려오고 있다.

2017년도 역시 채용 트렌드는 직무 적합성이 단연 우세하고 직무 적합성을 묻는 자소서 항목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미리미리 채용 준비를 하는 취준생이라면 인턴이라든지 관련 경험 쌓기에 열을 올리고 있을 것이다.

S 대기업은 2017년 인턴채용에서 ‘지원분야에 있어서 왜 본인이 적임자인지 관련 경험 또는 역량 향상을 위한 본인의 노력에 대해 서술해 주십시오’라 묻고 있고 또 다른 항목에선 ‘자신에게 주어졌던 일 또는 경험 중에서 가장 힘들었던 위기상황은 무엇이었으며, 그 위기를 본인의 노력으로 극복한 경험에 대해 서술해 주십시오’라고 묻고 있다.

일반적인 대학생이라면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위기 사항이 얼마나 있겠는가.. 어쩔 수 없이 학생들은 자신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하게 된다.

최근 교육계는 일자리 창출의 일환으로 창업을 일반 교양수업이나 선택과목 형태의 교육이 학교 차원에서 많아지고 있고, 창업 동아리 활동에 대한 지원, 청년 창업에 대한 정부 차원의 지원과 각 지자체의 창업 관련 행사와 공모전 창업 아이디어 대회, 헤커톤, 메이커톤 등의 행사 등으로 관심이 있는 대학생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정보를 접해보고 수업 시간에도 창업 관련 수업을 통해 프로젝트의 경험을 가지고 있는 학생들이 많다.

따라서 자소서 항목에서 소제 거리로 많이 등장하는 내용들이 창업 관련 활동을 통해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냈던 경험을 자신의 역량으로 표현한다든지 위기 사항을 극복했던 사례로 많이들 작성한다. 입사 후의 포부를 통해 간혹 학생 중에는 자신의 기업을 경영해 보고 싶다는 이야기를 쓰는 학생들도 있다.

이런 학생들의 자소서를 검토하면서 취ㆍ창업 컨설턴트로서 가능하면 창업과 관련된 단어들을 다른 단어로 바꾸든가 상담을 통해 다른 경험들은 없는지 묻게될 수밖에 없는 게 지금의 현실이다.

필자는 약 7년 간 헤드헌팅 업계에서 근무하면서 경력직 채용을 위해 수많은 인사 담당자들과 채용관련 다양한 커뮤니케이션을 해오면서 회사에서 원하는 인재의 기본 중, 능력은 기본이고 회사가 어쩔 수 없는 상황 때문에 다운사이징을 하지 않는 한 오랫동안 우리 회사에서 충성해 줄 수 있는 인재를 원하는 기업이 일반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도 그럴 것이 열심히 교육시켜 키워 놓은 인재를 놓치고 싶지 않은 심정은 충분히 이해가 가기 때문이다. 기업의 인재 추천 요청 사항 중, 경력 사항에 창업을 경험했다거나 앞으로 향후 창업에 대한 계획이 있는 사람들은 아무리 능력이 있다 하더라도 채용에서 밀려나는 상황을 많이 경험했다. 어떤 업체에선 공백기간 동안 창업한 분들은 아예 추천부터 하지 말아달라는 요청을 자주 받기도 했다.

이명박 정부 들어 창업이 취업대란의 해결책으로 제시된 후 각종 지원이 시작됐고,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까지 더해지면서 청년 창업에 대한 사회적 논의는 더욱 활발해지면서 창업을 대학 수업이나 대학 생활 중에 경험을 해 볼 수 있는 기회 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창업을 원하든 원하지 않든 정부 시책과 최근 트렌드 바람을 타고 창업의 교육이 많이 이뤄지고 있는 현 시점에서 창업을 통해 성공 가도를 걷고 있는 청년 창업자도 많이 나타나고 있으나 몇년 또는 수년간 근근이 유지해왔던 창업을 실패하고 어쩔 수 없이 다시 취업 시장으로 뛰어들어 자신의 진로 방향이 바뀐 취준생들이나 창업으로 좋은 성과를 냈어도 창업보다는 기업의 조직에서 일하고 싶다는 꿈을 가지고 경력직 취업을 희망하고 있는 창업경험자들이 다시 취업시장으로 진출하려고 해도 기업에서 창업 경험을 가지고 있는 구직자를 선호하지 않는다는 현 시점에서는 정부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창업을 장려하는 것이 맞는 것인지에 대한 의문마저 든다.

창업관련 경험들을 자신의 역량 찾기의 일환으로, 또 다른 인턴 형태의 경험으로 취업을 위한 스펙으로 활용하기 위해 경험했던 취준생들에게는 오히려 기업 입사 지원 시에 방해 요소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필자는 이에 대한 기업들의 인식 조사를 위해 ‘창업경험자들에 대한 기업채용선호도에 대한 인식 조사에 대한 연구’를 하기도 했는데 설문조사에서도 대부분의 기업인들은 창업자들의 기업가 정신인 위험감수성, 혁신성, 진취성에 대한 역량은 높이 사면서 자신들의 기업에 채용을 할 때는 고민을 하게 된다는 결과를 얻게 되면서 정부의 청년창업의 장려에 대한 돌파구를 마련하고 적극 지원하는 것이 선행 돼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절실히 하게 된다.

현시점이 과도기적 시점으로 창업경험자들에 대해 좋은 인식을 가지고 있는 기업가 분들도 있고 대기업의 사내벤처를 키운다는 활동들로 활성화되고는 있지만, 취준생들에게는 해당 사항이 없는 활동인 것 같기도 한다.

과연 취준생들이 원하는 대기업, 중견기업들은 향후 창업자가 되고 싶다는 사람을 적극적으로 편견없이 채용할 의사가 있는지 단도직입적으로 묻고 싶다.

앞으로 일자리 창출이란 과제는 우리가 해결해야 할 과제이기에 수많은 우수 창업자들을 배출해 내야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 전에 선행되어야 할 작업들이 많이 있을 거라 생각한다. 기업도 창업 경험이 있는 구직자들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그들에게 맞는 기업문화와 그들의 능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도 선행돼야 할 것이다.

오늘도 자소서 검토 의뢰는 들어오는데 필자는 자소서 항목에 맞는 소재거리 찾기에 많은 상담 시간을 할애해야 할 것 같다.


[사진제공=뉴시스/한중일기업가정신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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